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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주에 맞추어 미코가 춤을 춥니다. 그 반주와 춤에 맞추어 진자 논에서 모내기를 하고 있습니다.
 반주에 맞추어 미코가 춤을 춥니다. 그 반주와 춤에 맞추어 진자 논에서 모내기를 하고 있습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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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0일 교토 남쪽 후시미이나리다이샤(伏見稻何大社)에서 열리는 다우에 행사에 다녀왔습니다. 다우에는 5월에서 6월 무렵 모내기를 할 때 여러 진자에서 벼농사의 풍년을 기원하면서 행하는 의례입니다. 오후 한시 시작된 의례는 2시 반이 넘어서 끝났습니다.

한국 충청도 지방에 비가 오지 않아서 모내기가 힘들다는 기사를 보았습니다. 이곳 일본 간사이 지방은 이틀 전부터 장마가 시작되었습니다. 이틀 전부터 내리던 비는 오늘 아침부터 개이기 시작했습니다. 거의 해마다 장마가 시작될 무렵 다우에가 열립니다.

1시 후시미이나리다이샤(伏見稻何大社) 본전에서 의식을 집행하는 구지(宮司)와 모내기를 하는 남녀, 그리고 음악과 춤을 담당하는 사람들이 자리를 잡고 의례를 시작했습니다. 먼저 구지들이 중심이 되어 여러 가지 제물을 신 앞에 올립니다. 그리고 음악 반주에 맞추어 미코(巫女) 네 사람이 나와서 춤을 추는 가구라(神樂)를 행합니다.  

  진자 논에서 모를 심기 전에 진자 본전에서 신에게 제물을 올리고 가구라(神樂)를 행합니다. 후시미이나리다이샤(伏見稻何大社) 본전 앞모습입니다.
 진자 논에서 모를 심기 전에 진자 본전에서 신에게 제물을 올리고 가구라(神樂)를 행합니다. 후시미이나리다이샤(伏見稻何大社) 본전 앞모습입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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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코 네 사람은 겉에 연두색 긴 옷을 입고, 머리에는 족두리를 쓰고, 오른 손에는 부채를 쥐고 춤을 춥니다. 음악이나 춤은 느리고 유장합니다. 두 손을 번갈아서 들었다 내렸다 하거나 방향을 앞 뒤, 오른쪽, 왼쪽으로 돌면서 춤을 춥니다.

후시미이나리다이샤(伏見稻何大社) 본전에서 행하는 의례가 끝나면 행사에 참석한 사람들이 줄을 지어서 신사 안에 있는 논으로 갑니다. 이미 논에는 물이 담겨있고 모내기를 할 모도 놓여 있습니다. 일행이 모두 진자 논 앞에 도착하면 논 주변에서 부정을 씻는 행위를 합니다.

  진자 본전에서 다우에 의례가 끝나면 사람들은 줄을 지어서 진자 논으로 갑니다. 사진 가운데 나무상자안에는 제물로 올렸던 모가 들어있습니다. 
 진자 본전에서 다우에 의례가 끝나면 사람들은 줄을 지어서 진자 논으로 갑니다. 사진 가운데 나무상자안에는 제물로 올렸던 모가 들어있습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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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후시미이나리다이샤(伏見稻何大社) 본전에서 제물로 올렸던 모를 모내기 할 사람들에게 나누어 줍니다. 그러면 모내기 할 사람들은 논에 들어가서 모를 심기 시작합니다. 이 때 논 정면에서는 음악 반주에 맞추어 미코(巫女) 네 사람이 나와서 춤을 춥니다.

모내기를 하는 사람들은 미코 네 사람의 춤과 반주에 맞추어 모를 심습니다. 이곳 진자 논에서 생산된 쌀은 진자에서 의식을 거행할 때 특별한 뜻으로 사용된다고 합니다.

  교토 후시미(伏見)에 있는 후시미이나리다이샤(伏見稻何大社)는 일본 이나리 진자의 대표 진자입니다. 크기나 규모 역시 손꼽을 만합니다. 특히 새해 첫 일주일 동안 행하는 하츠모데(初詣)에는 몇 십만 명이 찾아오기도 합니다. 도리이 양쪽에 여우상이 있습니다.
 교토 후시미(伏見)에 있는 후시미이나리다이샤(伏見稻何大社)는 일본 이나리 진자의 대표 진자입니다. 크기나 규모 역시 손꼽을 만합니다. 특히 새해 첫 일주일 동안 행하는 하츠모데(初詣)에는 몇 십만 명이 찾아오기도 합니다. 도리이 양쪽에 여우상이 있습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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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시미이나리다이샤(伏見稻何大社)는 여우를 신성하게 여기고 있습니다. 여우는 신의 심부름꾼으로 신의 뜻을 사람들에게 전하고, 사람의 소망을 신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후시미이나리다이샤(伏見稻何大社)는 교토 남쪽 이나리산 중턱에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지금은 후시미이나리다이샤(伏見稻何大社) 주변이 모두 주택가입니다. 그러나 옛날 이곳 후시미이나리다이샤(伏見稻何大社)는 주택지와 떨어진 산 아래 있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여우를 신성하게 여기면서 인간과 신을 연결해 주는 역할을 했다고 합니다.

  이나리 진자와 진자 뒷산 이나리산을 잇는 등산로에는 도리이 천 개가 세워져 있습니다. 그래서 이 길을 천본 도리이라고 합니다.
 이나리 진자와 진자 뒷산 이나리산을 잇는 등산로에는 도리이 천 개가 세워져 있습니다. 그래서 이 길을 천본 도리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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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신에게 원하는 가장 큰 소망은 풍요와 안녕이었습니다. 언제부터인가 사람들은 벼농사의 풍요를 신에게 기원하기 시작했습니다. 모든 농사짓는 사람들이 자신의 논에 심을 벼를 가져다가 진자에서 다우에 의례를 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진자에서는 마을과 나라를 대표하여 다우에를 지내기 시작했습니다. 비록 지금은 모두 벼농사를 짓는 것은 아니지만 옛 풍습 그대로 다우에를 지내면서 농사의 풍년뿐만 아니라 사업의 번창과 가족의  무병장수를 기원하고 있습니다.

   JR 이나리 역 앞에서 바라본 후시미이나리다이샤(伏見稻何大社)입니다. 최근 이곳을 수리하였습니다.
 JR 이나리 역 앞에서 바라본 후시미이나리다이샤(伏見稻何大社)입니다. 최근 이곳을 수리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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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법> 교토역에서 JR 나라(奈良)선을 타고 두 번째 역이 이나리(稻何)역입니다. 그밖에 게이한(京  阪) 후시미이나리(伏見稻何)역이 가까이에 있습니다.

참고 누리집> 후시미이나리다이샤(伏見稻何大社) 누리집, http://inari.jp/ 2012.6.10

덧붙이는 글 | 박현국(朴炫國) 기자는 류코쿠(Ryukoku, 龍谷) 대학 국제문화학부에서 주로 한국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태그:#후시미이나리다이샤(伏見稻何大社), #다우에, #모내기, #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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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일본에서 생활한지 20년이 되어갑니다. 이제 서서히 일본인의 문화와 삶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한국과 일본의 문화 이해와 상호 교류를 위해 뭔가를 해보고 싶습니다. 한국의 발달되 인터넷망과 일본의 보존된 자연을 조화시켜 서로 보듬어 안을 수 있는 교류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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