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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알톤 스포츠에서 7일 출시한 전기자전거 20인치형 '유니크'.
 (주)알톤 스포츠에서 7일 출시한 전기자전거 20인치형 '유니크'.
ⓒ 김동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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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가 집 앞에 도착하자 주머니에 넣어뒀던 휴대전화를 꺼내 스톱워치를 확인했다.15분 49초. 때는 7일 오후 6시 40분, 어이없을 정도로 짧았던 기자의 첫 자전거 퇴근에는 알톤 스포츠의 새 전기자전거 20인치형 유니크(이하 '유니크')가 함께했다. 입사한 지 3년째가 되어가건만 자정을 넘긴 시간이 아니면 택시를 타도 이렇게 빨리 도착한 적은 없었다.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에서 노고산동까지 기자의 퇴근길 길이는 5.2km. 일부러 자전거 도로가 없는 구간을 골랐는데도 유유자적한 발놀림과는 달리 자전거는 씽씽 나갔다. 10kg 무게의 책가방을 메고도 별 힘을 들이지 않고 평균 시속 19.7km/h로 달리는 15분 여 동안 기자는 그저 '아 세상 좋구나'하는 생각을 여러 차례 할 수밖에 없었다. 19도가 넘는 초여름 저녁 날씨에 스키니진을 입고 자전거를 탔는데도 가방과 맞닿은 등 부분만 약간 젖었을 뿐, 불편한 느낌은 전혀 없었다.

전륜구동 방식 초경량 전기자전거 '유니크'

유니크는 알톤 스포츠가 자회사 이-알프스를 통해서 올해 출시한 신형 전기자전거 모델 4개 중 하나다. 전기자전거는 말 그대로 전기를 동력으로 움직이는 자전거를 말한다. 가정에서 고용량의 배터리를 충전해 자전거에 끼우면 큰 힘을 들이지 않고도 장거리 운행이 가능해 장년층과 노인층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외형상에서 드러나는 유니크의 특징은 두 가지다. 하나는 배터리를 프레임 속에 넣는 방식을 채택했다는 점이다. 기존의 전기자전거들은 자전거 짐받이 뒤쪽에 배터리를 장착해 디자인에 후한 점수를 주기 어려운 모양새였다. 두 번째 특징은 전기 모터가 앞바퀴에 달려있는 전륜구동 방식이라는 점이다. 전륜구동은 후륜구동에 비해 방향조작이 쉽고 안전하며 AS도 편리하다는 이점이 있다.

가장 큰 특징은 가볍다는 것이다. 기존 전기자전거가 23kg이 넘어갔던 반면 유니크의 무게는 17.3kg으로 6kg이상 가볍다. 배터리를 분리하면 여기서 4kg 가량이 더 줄어든다. 지하철 같은 곳에서 계단을 만났을 때, 급한 경우 들고 뛰는데 별 무리가 없는 무게다.

유니크는 '매그넘(24, 26인치)', '이스타(26인치)'등 바퀴 크기가 각각 다른 3종류의 전기자전거와 함께 출시됐다. 색상은 블랙과 화이트, 소비자 가격은 바퀴 크기에 관계없이 105만 원에서 110만 원 사이다. 중국산 저가 전기자전거에 비하면 다소 높고 일본산 고가 전기자전거에 비하면 한참 낮은 가격이다.

지난 5일 오후, 서울 송파구 방이동 알톤 스포츠 본사에서 유니크를 빌릴 때 들었던 설명은 이 정도였다. 사실 전기자전거에 문외한이었던 기자는 당시만 해도 가격을 듣고 '이걸 누가 살까' 하는 생각을 했다.

유니크의 왼편 핸들에 달려있는 LCD 컨트롤러(왼쪽)와 오른쪽 핸들에 달려있는 기어 변속장치. LCD에는 자전거의 주행정보가 나타나는데 이 자전거는 지금까지 15.8km를 달렸으며 현재 속도는 15km/h이다. 5단계 전기자전거 모드로 운행중이지만 전기 모터 작동은 1단계 수준이고 배터리는 75% 정도 남은 상태다.
 유니크의 왼편 핸들에 달려있는 LCD 컨트롤러(왼쪽)와 오른쪽 핸들에 달려있는 기어 변속장치. LCD에는 자전거의 주행정보가 나타나는데 이 자전거는 지금까지 15.8km를 달렸으며 현재 속도는 15km/h이다. 5단계 전기자전거 모드로 운행중이지만 전기 모터 작동은 1단계 수준이고 배터리는 75% 정도 남은 상태다.
ⓒ 김동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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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슬 밟아도 빠른 속도..."내 다리가 달라졌나?"

유니크는 PAS(Paddle Assistance System) 방식으로 구동되는 전기자전거다. PAS 방식이란 페달을 돌릴 때 전기 모터가 동력을 보조해 주는 시스템으로, 모터에 달린 센서가 속도와 지면 경사 등을 고려해 모터 출력을 조절하기 때문에 에너지 절감 효과가 뛰어나다.

자전거 왼쪽 핸들에 장착된 LCD리모콘을 조작해 전기자전거 모드로 맞춰놓고 페달을 3/4바퀴 정도 돌리자 모터가 바로 작동하면서 자전거에 가속이 붙는다. 유니크의 PAS 정도는 출력에 따라 6단계로 나눠져 있는데 1단계에 놓고 페달을 밟으면 1초 만에 10.9km/h, 가장 출력이 높은 6단계로 페달을 밟으면 1초 만에 자전거가 17km/h에 가까운 속도를 냈다.

이 자전거의 매력은 바로 여기에 있었다. 엉덩이를 들지도 않고 그저 앉아서 안동 선비같은 자세로 천천히 다리를 굴리며 자전거를 타는데 납득할 수 없을 만큼 빠른 속도가 나온다는 거다. 자전거를 타고 경사 30도가 넘는 오르막길을 오르느라 얼굴이 시뻘개져 본 사람은 이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 터.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내 다리가 한층 튼튼해진 기분이다.

페달을 밟으면 전기 모터가 작동하고 페달 밟기를 멈추면 전기 모터도 멈춘다. 어떻게 보면 유니크 운전은 체감상 엑셀레이터를 밟으면 가고, 떼면 서는 자동차 운전과 느낌이 비슷했다. 3시간 충전으로 완전충전 되는 36V 6Ah 리튬폴리머 배터리로 운행 가능한 거리는 자전거 속도에 따라 최소 40km, 최대 60km 정도다. 배터리 가격은 약 34만 원. 완충 후 방전 600회까지는 배터리 효율에 별 문제가 없다는 게 알톤 스포츠측의 설명이다.

시속 25km/h가 넘으면 사용자 안전을 위해 전기 모터는 작동되지 않는 것도 특이점이다. 또한 전기자전거 기능을 사용하고 싶지 않을 때는 간단한 버튼 조작으로 끌 수 있고, 전기 기능과 별도로 SHIMANO사의 7단 변속 기어가 달려있어 그냥 자전거 라이딩도 즐길 수 있다.

유니크의 배터리 부분. 왼쪽 사진 오른편에 보면 전체 전원을 끄고 켜는 On/Off 버튼이 보인다. LCD 컨트롤러를 켜지 않은 상태에서도 빨간 버튼을 누르면 배터리 잔량을 확인할 수 있다. 오른쪽 사진에 보이는 열쇠 구멍에 열쇠를 넣고 돌린 후 손잡이를 잡고 들면 배터리가 분리된다.
 유니크의 배터리 부분. 왼쪽 사진 오른편에 보면 전체 전원을 끄고 켜는 On/Off 버튼이 보인다. LCD 컨트롤러를 켜지 않은 상태에서도 빨간 버튼을 누르면 배터리 잔량을 확인할 수 있다. 오른쪽 사진에 보이는 열쇠 구멍에 열쇠를 넣고 돌린 후 손잡이를 잡고 들면 배터리가 분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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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위험해"

기자의 주관적인 판단을 보정하기 위해 '자전거 좀 탄다'는 회사 동료들에게 자전거 운전을 시켜보고 장·단점을 물었다. 다섯 명 모두 전기 모터 작동 시 자전거가 급격히 가속되는 현상을 단점으로 꼽았다.

김지현(남자, 29세)씨는 "5, 6단계에 놓고 처음 페달을 돌리면 전기 모터가 작동하며 몸이 뒤쪽으로 쏠리는 느낌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경년(남자, 47세)씨도 "'급발진'하는 기분이 드는데 인도에서 타기는 어려울 것 같다"는 의견을 밝혔다. 박소희(여자, 27세)씨는 "출발 후 급가속 되는 시기가 자전거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위험할 것 같다"고 말했다.  

조명신(남자, 39세)씨는 "자전거를 운동 삼아 타는 사람에게는 의미가 덜할 것"이라면서 "반면 장시간 자전거를 타야 하는 사람에게는 매우 유용할 것 같다"고 평했다. 다른 네 명의 동료들도 주행 편리성에는 이견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 전기자전거 유니크 가속 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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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만 원에 가까운 비싼 가격에 대해서 다른 네 명은 모두 '나라면 구매하기 어려울 것 같다'는 의견을 밝힌 반면 황방열(남자, 44세)씨는 유일하게 '무척 싸다'고 평가했다. 황씨는 유니크를 타 본 다섯 명 중 유일하게 이전에 전기자전거를 몰아 본 경험이 있다.

황씨는 "3년 전쯤 탔던 전기자전거는 오토바이처럼 핸들을 당기는 '스로틀(Trottle)' 방식이었다"면서 "PAS 방식의 자전거가 타는 재미는 더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태그:#알톤 스포츠, #전기자전거, #유니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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