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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최대 규모 사막인 타클라마칸 사막 횡단을 무사히 지나, 북부 오아시스 마을 룬타이를 거쳐 교통의 요충지 쿠얼러를 지났다. 늦은 저녁 작은 마을 후이족 자치현 양치쩐(Yanqizhen)에 도착했다.

온종일 비를 맞으며 달린터라 체력도 바닥이 난 상황. 철장 택시를 이용해 시내로 이동했다. 그곳에서 간단하게 저녁을 해결하고, 숙소로 돌아와 밀린 빨래를 마무리했다. 그리곤 서둘러 잠자리에 들었다.

출발 후 얼마가지 않아 노점 식당에 자리를 잡은 일행.
 출발 후 얼마가지 않아 노점 식당에 자리를 잡은 일행.
ⓒ 오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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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이족 자치현 양치쩐(Yanqizhen)에서 맞이하는 즐거운 아침. 예상했던 것보다 전날 무리해서 그런지 평소 오전 8시면 일어나 출발을 재촉하던 일행이 늦잠을 잔 터라 평소 출발 시각보다 약 2시간이나 늦게 이날 일정을 시작한다.

호텔을 벗어나 얼마 가지 않아 멈춰선 선두 일행. 부지런히 페달을 밟아 다가가 멈춰선 이유를 물어보니, 바로 뒤에서 아침 식사를 하고 있는 중국인들을 가리킨다.

노점상에서 중국인 두 명이 먹고 있는 음식은 바로 요우티아오(油条). 중국 발음으로는 요우티아오로 불리는 이 음식은 기름에 튀긴 밀가루 빵인데, 두유(콩물)과 함께 아침식사 대용으로 많이 소비되는 중국의 대표 음식 중 하나다.

13억 중국인의 입맛을 사로 잡은 요우티아오

어제 저녁 해 놓은 밀가루 반죽을 요우티아오를 만들기 위해 모양을 만들고 있다.
 어제 저녁 해 놓은 밀가루 반죽을 요우티아오를 만들기 위해 모양을 만들고 있다.
ⓒ 오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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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억 중국인의 입맛을 사로잡았다고 해도 무관할 정도로 중국의 아침 어디서도 볼 수 있는 요우티아오는 기름에 튀긴 밀가루음식이지만, 씹는 맛은 물론 함께 먹는 두유(콩물)와 잘 어울려 그 맛이 기가 막히다.

주인장은 "마침 팔 게 다 떨어졌다"며 요우티아오를 새로 만든다. 늘 먹기만 했지 실제로 만드는 과정은 처음보기에 사진으로나마 13억 중국인의 입맛을 사로잡은 요우티아오 조리 과정을 자세히 기록한다.

반죽을 늘리고 무거운 중화칼로 가지런히 자른다.
 반죽을 늘리고 무거운 중화칼로 가지런히 자른다.
ⓒ 오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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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반죽은 어제 해놓은 거야. 하루가 지나야 맛이 좋아."

피자는 물론 대부분 밀가루 음식은 반죽 후 일정 시간의 숙성이 필요하다. 요우티아오 역시 하루 정도 밀가루 반죽을 숙성해야 맛이 좋다는 주인장의 설명.

"반죽을 길게 펴서 칼로 적당한 크기로 잘라. 너무 넓게 자르면 먹기에도 불편하고, 가격도 비싸져."

반죽을 그리 넓지 않게 피고 네모난 중화칼로 반죽을 자르는 요우티아오. 기름에 들어가면 부피가 커지는 밀가루이기에 너무 크게 반죽을 자르면 안 된다며 노하우를 이야기한다.

두개의 반죽이 들러 붙지 않는 것이 포인트

자른 반죽을 두개를 상하로 놓는다. 이때 포인트는 반죽이 뭉치면 안 된다고 한다.
 자른 반죽을 두개를 상하로 놓는다. 이때 포인트는 반죽이 뭉치면 안 된다고 한다.
ⓒ 오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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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죽을 잘랐으면 요우티아오의 형태를 만들기 위해 두 개의 반죽을 겹쳐 놓아. 이때 중요한 것은 반죽이 하나로 들러붙으면 안 된다는 것이지."

꽈배기 혹은 츄러스와 같이 두 개의 밀가루 반죽을 엇갈리게 해 길게 튀겨진 요우티아오. 아주머니의 말에 의하면, 두 개의 반죽이 하나로 뭉쳐버리면 요우티아오 아니라 기름에 튀긴 밀가루빵이 되기 때문에 제대로된 맛을 낼 수 없다고 한다.

가장 자리를 살짝 힘을 줘 누르는 것이 요우티아오 모양을 만드는 빠질 수 없는 포인트라 한다.
 가장 자리를 살짝 힘을 줘 누르는 것이 요우티아오 모양을 만드는 빠질 수 없는 포인트라 한다.
ⓒ 오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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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죽이 안 붙게 놓았다면 가장자리는 살짝 힘을 줘 요우티아오의 형태를 완성하는 거지. 이때 기억할 것이 있다면 말이지... 반죽을 살짝 붙여야지 너무 세게 붙이면 안 된다는 거야."

겹쳐놓은 두 개의 밀가루 반죽을 살짝 눌러 모양을 고정하는 아주머니. 이렇게 해야지 기름에 넣었을 때 면이 닿은 안쪽은 물론 바깥쪽까지 잘 튀겨진다고 한다.

기포와 색으로 조리 상태를 확인

기름에서 빠르게 익고 있는 요우티아오.
 기름에서 빠르게 익고 있는 요우티아오.
ⓒ 오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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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죽이 완성됐으면, 기름에 넣어서 튀기면 끝."
"아줌마 못 봤어. 어떻게 넣었길래 이렇게 반죽이 길어진 거야?"
"사진 잘 찍어! 다시 안 보여 줄 거야."

사진을 찍고 있는 틈에 기름에 첫 번째 반죽을 넣은 아주머니. 그냥 넣었다면 지금의 사진으로도 충분하지만, 반죽이 늘어져 있는 상태이기에 다시 한 번 그 과정을 보여 달라고 부탁한다.

기름이 튀지 않도록 양 끝을 잡고 늘리며 반죽의 중앙을 먼저 기름에 넣는 것이 중요하다.
 기름이 튀지 않도록 양 끝을 잡고 늘리며 반죽의 중앙을 먼저 기름에 넣는 것이 중요하다.
ⓒ 오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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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할 테니 잘 찍어."
"응. 설명도 해줘."
"알았어. 기름 위에서 반죽의 양 끝을 잡고 기름이 튀지 않도록 중심 면이 먼저 기름에 닿도록 적당한 크기로 늘려서 쏙 넣으면 된다고."

기대했던 것보다는 크게 이렇다 할 요령이나 비법은 없는 요우티아오. 잘라온 반죽을 모두 같은 모양으로 기름에 넣고 모양과 그 색을 유심히 살펴본다.

기름에서 노릇노릇 잘 익어가는 요우티아오.
 기름에서 노릇노릇 잘 익어가는 요우티아오.
ⓒ 오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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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우티아오는 강한 불에서 조리하기 때문에 너무 오래 기름에 넣어두면 타서 맛이 없어. 젓가락으로 수시로 상태를 확인해야지."
"먹어도 된다는 것은 어떻게 알아?"
"색과 기름에 올라오는 기포만 보면 알 수 있어. 기포가 줄어들 때쯤 요우티아오를 뒤집어서 색을 확인하고 꺼내면 되는 거지."

몇 번이고 젓가락을 이용해 요우티아오를 뒤집는 아주머니. 아주머니의 설명에는 단순히 조리 시간을 체크하기 위한 것이라 이야기하지만, 기름에 튀겨지는 밀가루 면이 공기와 만나 식감이 좋아지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본다. 마치 라면을 끓이면서 면을 꼬들꼬들하게 익히기 위해 젓가락으로 면을 반복해서 올리는 것처럼 말이다.

튀긴 요우티아오는 먹기전 충분히 기름을 빼야 맛이 좋다.
 튀긴 요우티아오는 먹기전 충분히 기름을 빼야 맛이 좋다.
ⓒ 오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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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제 기름이 빠지면 두유(콩물)과 함께 먹으면 돼. 쉽지?"
"생각보다 간단하네."

기름이 빠지는 것을 기다리는 시간. 카메라 셔터를 누르며 생각해보니, 13억 중국인의 입맛을 사로잡은 요우티아오의 매력은 맛. 물론 맛도 맛이지만, '누구나 쉽게 같은 맛을 낼 수 있는 음식이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라고 생각해 본다.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두유(콩물)과 함께 먹는 요우티아오.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럽다. 가격 역시 부담이 없는 것은 물론, 두유(콩물)의 영양가까지 더해지면 아침 입맛이 없는 현대인에게 그야말로 꽤 괜찮은 아침이 아닐 수 없다. 물론 자전거 여행자에게도 마찬가지다.

[배낭돌이 팁] 서울지하철 대림역 부근, 인천 차이나타운 등 중국인 거주 지역에서도 요우티아오를 맛볼 수 있다. 혹 두유(콩물)과 함께 먹는 요우티아오가 궁금하다면 가족과 함께 주말 가까운 곳으로 찾아가 보길 추천한다.

덧붙이는 글 | 2011년 7월 24일부터 8월 30일까지 다녀온 여행입니다. 이 기사는 다음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여행, #중국음식, #유탸오, #요우티아오, #추천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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