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수목드라마 <옥탑방 왕세자>에서 박하 역의 배우 한지민이 30일 오후 서울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SBS수목드라마 <옥탑방 왕세자>에서 박하 역의 배우 한지민이 30일 오후 서울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SBS수목드라마 <옥탑방 왕세자>에서 박하 역의 배우 한지민이 30일 오후 서울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SBS수목드라마 <옥탑방 왕세자>에서 박하 역의 배우 한지민이 30일 오후 서울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시간여행자의 로맨스는 시한부 사랑이다. 언제 되돌아갈지 모르니까 말이다. 타임슬립을 소재로 한 드라마 <옥탑방 왕세자>의 시공간을 초월한 사랑도 결국 제자리를 찾았다. 과거에서 온 왕세자 이각은 조선시대로 돌아갔고, 그와 사랑한 현대의 박하는 대신 이각이 환생한 용태용을 만났다.

하지만 박하의 전생인 부용은 조선시대에서 이미 세상을 떠났기 때문에 이각은 돌아가도 짝이 없다. "이각만 불쌍하게 됐네"라고 했더니, 한지민은 "부용이 제일 불쌍하지!"라며 억울해했다. 그도 그럴 것이 <옥탑방 왕세자>의 전생과 후생을 잇는 아름다운 사랑이야기에서 부용의 죽음은 유일한 비극이었다. 하지만 그 죽음은 이각을 살렸고, 박하와의 사랑으로 이어줬다. 

 SBS수목드라마 <옥탑방 왕세자>에서 박하 역의 배우 한지민이 30일 오후 서울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SBS수목드라마 <옥탑방 왕세자>에서 박하 역의 배우 한지민이 30일 오후 서울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SBS수목드라마 <옥탑방 왕세자>에서 박하 역의 배우 한지민이 30일 오후 서울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SBS수목드라마 <옥탑방 왕세자>에서 박하 역의 배우 한지민이 30일 오후 서울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곶감 먹으며 죽어갈 때, "슬프게만 표현할 수 없었다"

배우들은 작품이 끝나면 인터뷰를 통해 자신이 맡았던 인물을 추억하면서 떠나보낸다. <옥탑방 왕세자>의 종영 후 만난 한지민은 부용과 박하, 두 명을 정리해야 했다. 특히 왕세자 이각을 독살하려는 자기 부모의 계략을 알고, 대신 독이 묻은 곶감을 먹고 죽어간 부용은 한지민에게도 아프게 남았다.

"곶감을 손으로 집을 때마다 감정이 다를 것 같았어요. 먹자마자 독이 퍼질 테니까 마지막 곶감을 집을 때는 손이 덜덜 떨렸죠. 그렇다고 아무 것도 모르는 왕세자 앞에서 울 수만도 없잖아요. '부디 평안하십시오'라며 죽어가면서도 슬프게만 표현할 수는 없었죠.

그러고 나서, 연못에 몸을 던지기 전에는 부용이 진짜 불쌍해서 마음이 너무 아팠어요. 제가 자살하는 장면을 찍어본 적이 한 번도 없거든요. 박하는 슬프면 '으앙'하고 아기처럼 우는데, 부용이는 그러지도 못할 것 같아서 슬픔을 속으로 삼켜야 했어요."

"보호 받지 않아도 되는 역할, 속이 시원했다"

실제로 한지민은 단아한 부용보다는 발랄한 박하에 가까웠다. '아련아련' 열매를 과다 복용한 것처럼 맑고 큰 눈을 가진 한지민의 필모그래피에서는 부용과 비슷한 인물은 많지만, 박하처럼 코믹한 인물은 찾기 어렵다. 배우 스스로도 "그동안 단아한 이미지로 비춰져서 박하가 새롭게 보이겠지만, 개인적인 성향은 박하처럼 활달하다"고 웃었다. 이어 한지민은 "그렇다고 박하처럼 폭력적이진 않다"라고 보탰다.

 SBS수목드라마 <옥탑방 왕세자>에서 박하 역의 배우 한지민이 30일 오후 서울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SBS수목드라마 <옥탑방 왕세자>에서 박하 역의 배우 한지민이 30일 오후 서울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성격은 다르지만, 부용과 박하는 자기 목숨을 던져 사랑하는 사람을 구하는 헌신적인 마음을 공통분모로 갖고 있었다. 주로 보호 받는 역할을 하던 한지민은 사랑하는 사람을 보호하고, 자신을 짓밟는 사람에게 눌리지 않고 맞서는 박하를 보며 매력을 느꼈다고 한다. 특히 언니인 세나(정유미 분)가 어릴 적 자신을 버렸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분노로 뺨을 때릴 때는 속이 다 시원했다고.

게다가 개그우먼 안영미의 유행어 '할리라예'를 얼굴을 구겨가며 따라하는 코믹 연기 역시 박하를 통한 새로운 시도였다. 한지민이 처음으로 '팜므파탈' 캐릭터를 맡았던 영화 <조선명탐정> 촬영 당시, 감독으로부터 "뭘 해도 눈이 동그랗다"는 고민을 안겨줬던 '착한' 얼굴의 한계를 그렇게 조금씩 넘어서고 있는 중이다. 한지민은 "해보지 않았던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캐릭터가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의 한 부분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박유천에 대한 괜한 걱정, 미안할 정도"

한지민이 자신을 내려놓는 코믹 연기를 할 수 있었던 데는 박유천·정석원·이민호·최우식 등 조선시대 4인방의 도움이 컸다. "박하씨~"라고 부르기만 해도 웃음이 터졌던 정석원의 진지한 연기 때문에 NG가 여러번 날 정도로 유쾌하게 촬영했단다.   

 SBS수목드라마 <옥탑방 왕세자>에서 박하 역의 배우 한지민이 30일 오후 서울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SBS수목드라마 <옥탑방 왕세자>에서 박하 역의 배우 한지민이 30일 오후 서울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다들 저와 또래였잖아요. 그들이 기분 나빠할지 모르겠지만(웃음). 워낙 촉박하게 찍으니까 늘 붙어있게 되더라고요. 재밌는 장면이 많으니까 휴식시간에도 친하게 지내야 했어요. 예전 드라마에서는 선배들이 이끌어줬는데, 이번에는 (4인방보다 나이가 많은) 내가 선배 역할을 해야 하나 마음이 복잡했죠. 근데 이 친구들이 이미 분위기를 다 잡아주더라고요. 유천이랑 나랑 둘만 있으면 어색했겠지만, 다 같이 있으면 늘 웃게 됐고 밤샘 촬영을 해도 안 지쳤어요."

특히 상대역인 박유천은 '좋은 연기가 오랜 경력에서만 나오는 것은 아니구나' 깨닫게 해줬던 배우라고. 한지민은 "처음에는 가수 출신에 대한 선입견이 없지 않았는데, 나중에는 그 괜한 걱정이 미안해질 정도였다"며 "연기하다 보면 나도 모르는 버릇이 나올 때가 있는데, 그 친구는 본인의 고집만 내세우지 않고 스폰지처럼 상대방의 연기를 잘 흡수하고 내게도 잘 전해줬다"고 추켜세웠다.

 SBS수목드라마 <옥탑방 왕세자>에서 박하 역의 배우 한지민이 30일 오후 서울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SBS수목드라마 <옥탑방 왕세자>에서 박하 역의 배우 한지민이 30일 오후 서울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유천이의 성향 자체가 의외였어요. 처음에는 어울리지 못하면 어떡하나 걱정도 했죠. 드라마 외에도 콘서트도 해야 했고 스케줄이 정말 살인적이었거든요. 또, 중간에 아픈 일(부친상)도 겪었고요. 오히려 우리가 '저 친구 눈을 어떻게 봐야 하나' 했는데 너무나 잘 견뎌주고, 힘든 티를 안 내더라고요. 사실 선배로서 내가 해야 하는 일들을 조용히 해주고 있었어요. 나이는 동생이지만, 그런 면에서 든든하게 의지가 많이 됐어요.

'한지민의 케미'(상대배우와의 화학반응, 잘 어우러진다는 뜻)요? 여자 배우로서 어울림이 좋은 건 감사하죠. 우는 연기도 많았는데, 유천이가 잘 울어요. 보는 분들이 감정이입이 잘 될 수 있었던 건, 그렇게 유천이와 주고받는 연기가 잘 됐기 때문인 것 같아요."

===한지민 관련 인터뷰===

<옥세자> 한지민 "결혼식, 박유천도 감독님도 나도 울었다"

한지민 옥탑방 왕세자 박유천 옥세자 옥탑방왕세자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