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수목드라마 <옥탑방 왕세자>에서 박하 역의 배우 한지민이 30일 오후 서울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SBS수목드라마 <옥탑방 왕세자>에서 박하 역의 배우 한지민이 30일 오후 서울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신랑이 사라졌다. 언젠가 왔던 곳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건 알았지만, 그게 결혼식 도중이 될 줄이야. <옥탑방 왕세자>에서 결혼식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날이면서 슬픈 날이 됐다.

이 장면을 찍기 시작할 때부터 배우들의 눈은 '땡땡' 부었다. 시간여행을 끝내고 조선시대로 돌아가야 하는 '이각' 박유천도, 그를 보내고 혼자 남아야 하는 '박하' 한지민도 바스트신을 찍기 전부터 몇 번이나 울어버렸단다.

타입슬립을 소재로 한 SBS 드라마 <옥탑방 왕세자> 종영 후, 30일 강남의 한 레스토랑에서 만난 한지민은 작품 속 발랄한 박하 그대로였다. 남의 집 벨을 누르고 도망가는 구시대적 장난을 세상에서 제일 재밌는 일처럼 깔깔대며 해대던 박하처럼 장면 하나하나를 신이 나서 설명했다. 하지만 이각을 떠나보낸 결혼식 장면만큼은 "너무 슬퍼서 대사를 뱉어낼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각이 떠나고 나서, '간거야?'라는 대사를 해야 하는데 '가가가가간거야?'라고 떨 정도로 말이 안 나왔어요. 주책없게 정말 눈물이 '콱!' 나더라고요. 보통은 한 번 울고 나면 눈물이 잘 안 나는데, 계속해서 멈추질 않았어요.

그 장면을 찍으며 감독님이랑, 유천씨도 다 울었어요. 다른 배우들은 본격적으로 자기 연기를 하기 전에 감정을 아끼는 편인데, 그 친구는 내 연기에 다 반응을 해줘요. 이각이 사라져서, 본인은 촬영을 하지 않을 때도 모니터 옆에서 계속 울었다더라고요."

한지민은 "그때만큼은 어떻게 연기했는지 나중에 생각이 잘 안 날 정도로 몰입했다"고 말했다. 전작 <빠담빠담...그와 그녀의 심장박동소리>에서도 정우성과 그렇게 키스를 여러 번 했지만, <옥탑방 왕세자> 속 결혼식에서 박유천과의 키스신은 "둘만 보일 정도로 남달랐다"고.

 SBS수목드라마 <옥탑방 왕세자>에서 박하 역의 배우 한지민이 30일 오후 서울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SBS수목드라마 <옥탑방 왕세자>에서 박하 역의 배우 한지민이 30일 오후 서울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마지막 장면, 용태용의 손잡았을 때 이각이 느껴졌다"

하지만 처음에는, 이각이 떠날 것을 알면서도 결혼식을 강행하는 박하를 이해할 수 없었단다. 한지민은 "대본을 받았을 때, 감독님한테 '저는 이렇게 못합니다!'라고 따졌다"고 웃었다. 혼자 남게 될 문제를 떠나서, 상대방에게도 못할 짓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곧 박하를 이해하게 됐다.

"기본적으로 사랑을 할 때, 상대의 감정을 생각하는 편인데 그 결혼은 상대를 배려하지 않는 느낌이었어요. 그런데 감독님이 '박하라면 그런 선택을 하지 않았을까?'라고 되물으셨어요. 박하가 '하루라도 그와의 추억을 갖고 살아가고 싶다'고 말하는 걸 보면서, 나중에는 그렇게 하길 잘한 것 같더라고요."

 SBS수목드라마 <옥탑방 왕세자>에서 박하 역의 배우 한지민이 30일 오후 서울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SBS수목드라마 <옥탑방 왕세자>에서 박하 역의 배우 한지민이 30일 오후 서울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그래서 박하가 조선으로 떠난 이각 대신 그가 환생한 현세의 용태용을 만나는 마지막 장면에서 그가 이각의 기억을 가졌는지 아닌지는 한지민에게 크게 중요하지 않아 보였다. 용태용이 곤룡포를 입은 이각으로 바뀌어 보인 것 때문이 아니더라도, 한지민은 이각과 용태용, 부용과 박하가 이어진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대본에는 '손을 내밀어서 맞잡는다, 곤룡포를 입고 있는 이각이 서 있다' 정도만 쓰여 있었어요. 용태용은 분명 다른 사람이잖아요. 그런데 손을 잡았을 때 온전히 용태용만은 아니라는 느낌이 있었어요. 드라마에는 안 나왔지만, 사실 원래 대본에는 태용이가 이각처럼 뒷짐을 지고 가는 장면도 있었거든요. 마지막 장면을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는 없지만 이각과 용태용, 부용과 박하가 하나로 이어진 게 아닐까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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