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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비게이션을 따라 차를 몰고 가다가 애먼 곳에 도착한 일은 누구나 한 번 쯤은 경험했을 것입니다. 내비게이션을 업데이트하지 않았기 때문이지요. 마찬가지로 우리도 모두 함께 어우러져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미래의 목적지로 가기 위해서는 지금 이 순간 인생의 내비게이션을 업데이트해야 합니다. 왜냐면 지금까지 우리가 사용한 인생 내비게이션은 우리를 애먼 곳으로 인도했기 때문입니다. <기자 말>

 '꿈은 명품관 현실은 아울렛'이라는 20대 여성들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마이 블랙 미니드레스>의 한 장면.
 '꿈은 명품관 현실은 아울렛'이라는 20대 여성들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마이 블랙 미니드레스>의 한 장면.
ⓒ ㈜토리픽쳐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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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5월에 <청춘에게 딴짓을 권한다>라는 책을 낸 후로 고등학생이나 대학생을 대상으로 인생관에 대한 강연을 할 기회가 부쩍 늘었습니다. 그런데 강연 때마다 꼭 하는 얘기가 있습니다. 그 얘기를 옮겨보겠습니다.

"여러분 돈 많이 벌고 싶죠?"
"네에!"
"저도 많이 벌고 싶어요. 당연히 돈 많이 벌면 좋죠. 그런데 모두가 돈을 좇으면서 정작 아주 중요한 것 한 가지를 놓치고 있는 것 같아서 무척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지금 하는 얘기는 우리가 놓치고 있는 그 중요한 것에 대한 얘기입니다."

이렇게 운을 떼고 이어나갑니다.

"자! 우리가 연봉 1억 원을 받게 됐습니다. 생각만 해도 기분이 좋네요. 하하하. 그래서 평소부터 마음에 두고 있던 3억 원짜리 고급 외제차를 사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연봉이 1억 원이면 몇 년을 모아야 3억 원짜리 외제차를 살 수 있을까요?"
"3년이요!"
"네에. 산술적으로는 3년이면 3억 원을 모으겠지만, 그렇게 모으면 곧 굶어 죽을 겁니다. 그래서 김치만 먹고 4년을 모아야 3억 원이 되겠지요. 자! 드디어 3억 원을 모아서 원하던 고급 외제차를 샀습니다. 꿈에서나 그리던 바로 그 차를 장만했으니 얼마나 기분이 좋을까요? 그런데 이 상황은 제가 보기에 너무나 충격적인 상황입니다."
"왜요? 원하는 차를 샀잖아요. 뭐가 충격적인데요?"
"4년을 꼬박 모은 돈으로 차 한 대를 산다는 얘긴데, 이것은 결국 자신의 인생 4년과 차 한 대를 바꾸는 것이잖아요. 아무리 고급 외제차가 좋은 차라고 하더라도 자신의 인생 4년과 비교될 수 있을까요?"

약간 알쏭달쏭하다는 표정을 한 친구들에게 다음 얘기를 합니다.

"예를 들어서 제가 도술을 부리는 산신령입니다. 여러분한테 제안을 하나 하죠. 맨 앞에 앉은 안경 쓴 친구에게 묻겠습니다. 제가 3억 원짜리 고급 외제차를 주면 그 대가로 학생의 인생 4년을 저에게 줄 수 있나요? 제가 도술을 부리는 산신령이니 그런 일이 가능하다고 치죠."
"당연히 줄 수 없죠."
"네에. 그렇죠. 이 학생 얘기처럼 당연히 줄 수 없겠죠. 왜냐고요? 그 어떤 대단한 차라고 하더라도 자신의 인생 4년과 비교할 수 있는 차는 없을 테니까요. 제정신을 가진 사람이라면 당연히 산신령의 제안을 거절할 것입니다. 그런데 충격적인 사실이 있습니다. 많은 사람이 이런 삶을 살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차 한 대와 인생 4년을 교환하려고 아등바등하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자신의 인생 한 달과 명품 가방을 교환하기도 하죠."

처음에는 무슨 재미있는 얘기를 하려나 하는 기대에 장난스런 얼굴을 하던 학생들이, 제 이야기가 이쯤에 오면 순식간에 진지한 얼굴로 바뀝니다.

"돈이 중요하지 않다는 얘기가 아닙니다. 솔직히 돈 정말 중요하지요. 돈 없으면 먹고 싶은 것도 먹을 수 없고 아이들 교육도 제대로 시키기 힘들고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없잖아요. 그래서 누구나 다 돈을 추구합니다.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돈을 인생의 최우선 순위에 놓는다면 너무나 큰 것을 놓칠 수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시간'입니다."

고급 자동차와 명품에 '인생'을 팔고 있는 우리... 제정신일까

 한 명품대여점 사이트. 대여가격과 상품 사진 등이 올라와 있다.
 한 명품대여점 사이트. 빌려서라도 명품을 갖겠다는 마음이 '명품에 인생을 파는' 세상을 떠받치고 있다.
ⓒ 화면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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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평론>이라는 잡지가 있습니다. 격월간으로 나오는 잡지인데 생태적인 삶과 대안에 대한 진지한 글들로 가득 찬 매우 뜻깊은 잡지입니다. 저도 인연이 닿아서 몇 번 글을 기고하기도 했지요. 이 잡지에 실린 글을 읽다가 무척 인상적인 구절이 있었습니다. 제가 지금 하는 얘기와도 관련이 있기 때문에 아래에 소개합니다. <녹색평론> 110호(2010년 1-2월호)에 나오는 '포기를 통한 행복의 추구'라는 글의 일부입니다. 김종철 선생님의 강연을 녹취한 글이고요.

그런데 여러분도 잘 알고 계시는 우화 하나를 가지고 말머리를 꺼내볼까 합니다. 어떤 남자가 고요한 바닷가에 앉아서 평화롭게 낚시를 하고 있는데 어떤 사람이 지나가다가 멈춰서서 하는 말이, 왜 그렇게 비효율적으로 낚싯대 하나 걸쳐놓고 고기를 잡고 있느냐고 그래요. 이 이야기 여러분들 대개 아시죠? 알고 계시겠지만, 이야기 진행상 필요할 것 같아서 되풀이하겠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낚시질하던 사람이 묻습니다. 그러니까 지나가던 사람이 '그물을 쓰셔야지요' 하고 말합니다. 그물을 쓰면 한꺼번에 물고기를 많이 잡을 수 있지 않느냐고요. 그래서 그 낚시꾼이 그렇게 고기를 많이 잡아서 뭐가 좋으냐고 묻습니다. 그러면 그걸 팔아서 돈을 많이 벌어 큰 배를 살 수 있지 않겠느냐, 그래서 원양어업을 본격적으로 할 수도 있을 거고. 낚시하던 사람이 또 묻습니다. 원양어업을 해서 뭐 할 건데요? 행인이 말합니다. 그러면 큰 수산회사 사장도 되고, 회장도 될 수 있다고.

그러자 또 낚시꾼이 묻습니다. 큰 회사 회장님이 되면 뭐가 좋은데요? 아니, 나중에 은퇴해서 편하게 살 수 있지 않느냐. 어떻게 편하게 사는데? 고요한 바닷가에 나와서 낚시질을 하면서 지낼 수 있지 않겠느냐. (웃음) 내가 바로 지금 그러고 있지 않느냐.

저는 <녹색평론>에서 이 이야기를 읽고 마치 큰 망치로 뒤통수를 한 대 세게 맞은 것 같은 충격을 받았습니다. 우리는 행복을 추구한다고 하면서도 사실은 행복을 미루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여러분! 솔직히 돈은 나중에도 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엎질러진 물을 주워 담을 수 없는 것처럼 한 번 지나간 시간은 다시는 돌아오지 않습니다. 아직까지 그 어떤 과학자도 타임머신을 개발했다는 얘기는 여태껏 듣지 못했으니까요.

그런데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돈'에 '시간'을 팝니다. 아무리 돈이 좋다고 하더라도 어떻게 단 하나뿐인 나의 인생을 돈에 팔 수 있을까요? 그래서 저는 앞서 연봉 1억 버는 사람이 3억짜리 고급 외제차를 사는 것에 '충격적인' 상황이라는 표현을 쓴 것입니다.

생각해보면 제 인생에서 '돈'은 정말 중요합니다. 중요도를 순위로 매기면 아마 3순위, 아니 어쩌면 2순위일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누가 뭐라고 해도 제 인생의 최우선 순위는 '시간'입니다. 시간이 가장 소중하다는 사실을 깨달은 이후로 단 한 번도 돈에 시간을 팔아본 적이 없습니다. 그것이 제가 전자공학을 전공하고 대학원에서 반도체 소자 쪽으로 석사학위를 딴 후 5년간 관련 업체에서 연구원으로 일하며 경제적으로 안정적인 삶을 살다가, 갑자기 회사를 그만두고 인생의 대전환을 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지금 제가 작가로서 글을 쓰는 삶은 분명 연구원으로서 직장을 다니는 것보다 경제적으로 불안정한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저는 작가로서 사는 인생의 1분 1초가 너무나 행복합니다. 1만 원보다 1시간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 그것이 나의 삶을 바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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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도 이해하는 자본론> <차베스, 미국과 맞짱뜨다> <나는 행복한 불량품입니다> <세상을 바꾼 예술 작품들> <원숭이도 이해하는 공산당 선언> <원숭이도 이해하는 마르크스 철학> 등 몇 권의 책을 쓴 작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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