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 자꾸 아련히 떠오르는 그 곳여행을 하다보면, 바쁜 생활에 지쳐 갈 때쯤 아련히 떠오르는 여행지들이 꼭 생긴다. 가슴깊이 간직한 나만의 보금자리 같은 여행지, 이런 여행지는 보통 한 번 다녀온 후 외면하지 않고, 마음의 안정을 찾고 싶을 때 자주자주 찾게 된다.
어떤 이에게는 묵호 밤바다가 그랬고, 어떤 이에게는 여수 밤바다가 그랬다.
이렇게 한사람의 마음에 들어간 보금자리 같은 여행지. 나에게는 그런 여행지는 부산의 감천동 문화마을이었다.
다시 찾은 여행지의 매력살면서 모든 일들에 통용되는 것 같다. 한번 보고, 두 번 보고, 세 번 보고, 보면 볼수록 새로운 모습을 알게 되며 색다른 매력을 느끼게 된다는 것, 그리고 이것은 여행지에도 통용되는 말 같다.
보통 여행자들은 여행지에 도착하면 성급해 질 수밖에 없다. '언제 또 올까?'라는 생각에 주어진 시간 내 많은 것을 보고, 많은 것을 기록하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나도 한국인이며 성격이 급하다보니 이런 생각을 가지고, 여행에 임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지난 5월 22일 다시 찾은 여행지, 다시 발걸음을 옮긴 곳에서는 여행 태도가 달라졌다. 천천히 마음의 여유를 가지며 둘러보았고, 옛 조상들이 즐기던 풍류를 가지며 여행을 즐길 수 있었다.
감천동 문화마을,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세요통영의 대표 여행지 동피랑 마을이 유명해진 이후 각 지자체에서 유행을 타듯 벽화마을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런 여행지를 다니다보면 불연 듯이 불편한 마음이 생기게 된다.
남의 삶에 터전을 여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누가 나의 삶의 터전을 사진찍으며 돌아다니면 기분이 좋을까"라는 생각에서 나는 자유로울 수 없었고, 불편한 마을을 가지며 여행을 하게 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종종 생길 수밖에 없었다.
이 감천동 문화마을에서도 벽화마을과 똑같은 기분을 느꼈다. 파스텔 톤의 색에 취해 더 가까이서 보자는 생각 때문에 마을로 들어서면, 감천동 마을 주민들의 사생활을 더욱 쉽게 엿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 마음이 들어서 일까? 이번 감천동 문화마을은 가까이서 보는 것 보다 마을 주변을 돌며 높은 곳에서 마을을 내려다 보게 되었다. 이렇게 여행한 이유에는 내가 이 감천동 문화마을에서 가장 아름다움을 느끼며 보고 싶었던 풍경이 발 아래로 펼쳐지는 파스텔톤의 집풍경이어서 였는지도 모른다. 감천동 문화마을을 내려다보며 걸으니 한국의 산토리니, 동양의 마추픽추라고 불리는 감천동 문화마을의 풍경을 쉽게 볼 수 있었으니까.
큰사진보기
|
| ▲ 감천동문화마을 한국의 산토리니, 동양의 마추픽추와 같은 멋진 풍경을 가진 여행지 |
| ⓒ 김준영 | 관련사진보기 |
영화 '김종욱 찾기'처럼 여행을 부르는 감천동 문화마을의 풍경혹시, 첫사랑과 사랑에 대해 아련히 떠오르게 하며, '사랑이란?' 질문을 하게 되고, 인도 여행을 하고 싶게 만드는 영화 <김종욱 찾기>를 본 적이 있는가.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인도 여행에 대한 갈망과 더불어 파란 집들이 한 폭의 그림처럼 자리잡고 있는 조드뿌르의 전경, 블루시티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감천동 문화마을도 파스텔톤으로 펼쳐진 집들을 보면서 담은 사진을 보면, 저절로 이곳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될 것이다.
그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 실제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테니까.
어떤가.
부산 여행을 간다면, 감천동 문화마을을 위해 반나절 정도 시간을 비워두시는 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