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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설 명절을 앞두고, 정리해고를 당한 대우자동차판매주식회사(이하 대우차판매) 소속 노동자 170여 명이 꼼짝없이 길거리로 쫓겨나게 됐다.

 

이들은 대우차판매 차량판매부문을 지난해 12월 인수한 영안모자를 상대로 고용승계를 요구하고 있으나, 영안모자 측은 고용승계는 불가능하다고 밝히고 있다. 또한, 영안모자 측은 이달 말까지 옛 대우차판매 본사(인천시 부평구 청천2동 426-1번지) 건물에서 이들이 퇴거하지 않을 때 법적 조처를 하겠다고 25일 밝혔다. 대우차판매 해고노동자 수십 여 명은 1년이 넘게 옛 대우차판매 본사 건물에서 농성하고 있다.

 

영안모자는 지난해 350억 원을 투자해 대우차판매 부평 본사 부지와 건물, 전국 정비사업소 12곳, 우리렌터카, 수입차 법인 등을 인수했다. 영안모자는 그 후 '오토마트'라는 자동차 판매 전문회사를 설립하고 전국 25개 지역에서 사업을 추진 중이다.

 

지난 25일 전국금속노동조합 인천지부와 대우차판매지회 조합원 100여 명은 영안모자 본사(부천시 오정동) 앞에서 '대우차판매 정리해고 노동자 고용승계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들은 집회를 통해 대우버스·클라크·우리렌터카 등 영안모자 계열사로 조합원 전원 고용승계 보장 등을 요구했다. 또한, 영안모자가 옛 대우차판매 본사 건물에 설치하려는 오토마트가 활성화될 시 필요 인력에 따른 전환 배치를 논의하고, 한국지엠 승용차 판매권 회복을 위해 노사가 공동으로 노력하자는 등의 주장을 펼쳤다.

 

대우차판매지회 측은 "영안모자 계열사인 대우버스는 판매직이 29명에 불과해 영업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인력 충원이 불가피하고, 클라크 지게차도 생산직 노동자가 부족한 상태"라며 고용승계를 주장했다. 이와 함께 "우리렌터카 역시 영업활동과 고객서비스가 주요 업무이기 때문에 20년 이상 자동차 영업활동을 전문적으로 해왔던 해고된 대우차판매 노동자들이 충분히 일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금속노조 인천지부도 "22명의 죽음을 불러온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사태가 인천지역에서도 사회문제로 발생할 수 있는 최악의 경우를 막기 위해서라도 적극적인 대응을 통해 해고된 조합원의 고용이 보장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고용승계는 법적 의무와 상관없이 기업이 가져야할 최소한의 사회적 책무"라고 호소했다.

 

대우차판매지회와 인천지부는 정리해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민주노총과 시민사회, 종교단체와 함께 투쟁 수위를 높여나가겠다고 밝혔다.

 

영안모자 측 "대우차판매 해고노동자와는 법적 관련 없다"


반면, 영안모자 측은 "대우차판매 해고노동자와는 법적으로 아무런 관련이 없다"며 "불법 농성이 신규 사업 추진에 막대한 피해를 가져오고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법원은 지난해 12월 19일, 옛 대우차판매가 3개 회사(대우판매-버스판매부문, 대우산업개발-건설부문, 대우송도개발-이외 사업부문)로 분할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회생계획안을 인가했다. 이 회생계획에 따르면 해고노동자의 고용승계는 옛 대우차판매 잔존 회사인 대우송도개발사업과 협의할 사항이다.

 

영안모자 측은 해고노동자가 옛 대우차판매 본사를 점거 농성해 신규 사업인 오토마트 사업에 차질이 발생해, 이달 말까지 농성장을 자진 철거하지 않을 경우 모든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형사 고발과 함께 민사소송도 진행 중이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타결 가능성을 묻는 물음에, 영안모자 측 고위 관계자는 <부평신문>과 한 통화에서 "고용 보장을 주장하는데 법상으로 책임질 의무가 없다"며 "사업이 번창하면 도와줄 수 있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오토마트) 공사를 방해했다"고 말했다. 이에 "(타협)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신규 사업을 위한 리모델링 공사가 촉박하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부평신문(http://bpnews.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대우차판매, #대우자판, #영안모자, #정리해고, #오토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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