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효진과 장백지는 공통점이 있다. 국적도 다르고 각자가 지닌 매력도 다르지만 두 배우 모두 함께 작업한 감독이 '격하게 아끼는' 배우라는 점에서 그렇다.

제 65회 칸 국제영화제에 나란히 초청된 영화 <돈의 맛>과 <위험한 관계>는 개성이 서로 다른 임상수 감독과 허진호 감독의 작품. 이 두 감독이 자신의 영화에 출연한 여배우들의 매력을 공개했다.

'자연스러운 매력' 김효진...척하지 않는 그대로가 매력인 배우

 배우 김효진이 인터뷰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배우 김효진이 인터뷰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선필


칸 출국 직전에 <오마이스타>와의 인터뷰를 가졌던 배우 김효진은 "임상수 감독님이 제가 청바지를 입고 들어오는 모습이 예쁘다고 했는데 어떤 부분이 매력적이었는지 모르겠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래서 임상수 감독에게 물었다. <돈의 맛>의 임상수 감독은 "여배우인 척 하지 않고 자신의 나이에 맞는 모습과 소녀적 감성이 예쁘다"고 콕 짚어 김효진의 매력을 언급했다.

임상수 감독은 "배우 김효진은 '난 돈 많이 버는 여배우야'라며 (잘난, 예쁜) 척하는 사람이 아니다. 평소에도 그런 모습이 드러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또 김효진의 비율이 좋지 않나. 영화에서도 김효진을 찍을 땐 클로즈업보단 머리부터 발가락까지 나오는 장면을 많이 활용했다"고 답했다.

"매니지먼트 회사 입장에 보면 김강우씨나 윤여정·백윤식 선생님이 맡은 역할은 분량이 많거나 개성이 강해 시도하기에 좋은 면이 있어요. 근데 김효진씨가 맡은 역은 부담이 크죠. 여배우 입장에서도 하는 게 손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수 있는 배역이에요.

 영화 <돈의 맛>에 출연한 배우들. 백윤식, 윤여정, 김효진, 김강우(왼쪽부터). 인터뷰는 팔롱 드 페스티벌 거리에 위차한 영화 진흥위원회 부스에서 진행했다.

영화 <돈의 맛>에 출연한 배우들. 백윤식, 윤여정, 김효진, 김강우(왼쪽부터). 인터뷰는 팔롱 드 페스티벌 거리에 위차한 영화 진흥위원회 부스에서 진행했다. ⓒ 이선필


김효진씨는 함께 출연하는 다른 배우보다 뜨고 싶어하는 마음이 아니라 '잘하는 배우들과 함께 연기해볼래'라는 마음이었던 것 같아요. '난 배우가 되고 싶어' 이런 마음이 강한 분이더라고요."

영화 <돈의 맛>에서 김효진이 맡은 나미는 돈과 권력에 집착하는 최상류층 집안 사람들 중 가장 이성적인 판단을 하는 인물. 그런 점 때문에 영화에선 동시에 다소 밋밋하고 재미없는 캐릭터로 보일 소지가 크다.

<돈의 맛>에 출연을 결정한 김효진은 배우로서의 마음가짐과 동료 배우들과의 호흡에 더 설렜던 배우였다. 물론 여기엔 노출신이든 정사신이든 철저히 기획하고 약속된 대로 촬영을 진행한 임상수 감독의 연출도 한 몫 했을 것이다.

'듬직한 매력' 장백지...선 굵은 연기가 매력적

 인터뷰 후 장백지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장백지는 허진호 감독의 신작 영화 <위험한 관계>에서 돈과 권력을 소유한채 다른 인물을 괴롭히는 모지에위 부인 역을 맡았다.

인터뷰 후 장백지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장백지는 허진호 감독의 신작 영화 <위험한 관계>에서 돈과 권력을 소유한채 다른 인물을 괴롭히는 모지에위 부인 역을 맡았다. ⓒ 이선필


허진호 감독의 <위험한 관계>에 출연한 장백지 역시 감독이 사랑한 여배우. 장동건과 장쯔이라는 걸출한 배우도 물론 감독에겐 큰 힘이었겠지만, 허진호 감독은 특히 중국어로 이뤄진 촬영에서 장백지가 많이 의지가 됐다고 밝혔다.

허진호 감독은 "장백지는 좋은 성품을 갖고 있는 배우"라며 "이번 영화에서 악한 여자의 역할을 맡았는데 장백지의 성품이 묻어나 사람들이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캐릭터가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허진호 감독에 따르면 연기 면에서 장백지는 섬세한 장쯔이와는 달리 선이 굵은 연기를 한다고 한다. 이번 영화 <위험한 관계>에서 장백지는 돈과 권력을 모두 소유한 모지에위 부인 역을 맡아 강렬한 팜므파탈의 이미지를 보이게 됐다. 현장에서 스태프들도 서로 장쯔이를 좋아하는 부류와 장백지를 좋아하는 부류로 나뉠 정도였다는 후문.

이런 감독의 마음을 알았는지 장백지는 25일 인터뷰 자리에서 "악녀의 역할을 맡았지만 강한 연기 보여드릴 수 있게 돼서 좋다"면서 "강한 연기라는 건 동료 배우들의 역할이 없으면 느껴질 수 없다, 장쯔이·장동건씨가 없었으면 내 매력도 느낄 수 없었을 것"이라고 동료들에게 공을 돌리기도 했다.

 영화 <위험한 관계>의 배우 장백지와 연출을 맡은 허진호 감독(좌측부터)

영화 <위험한 관계>의 배우 장백지와 연출을 맡은 허진호 감독(좌측부터) ⓒ 이선필


"허진호 감독님에게 감사해요. 섬세하게 다듬어 주셔서 제가 영화에서 매력적일 수 있었습니다. <위험한 관계>의 매력은 현대 사회에서 사람 사이에 신뢰가 없는 모습을 표현했다는 거예요. 가장 무서운 일이죠. 영화를 하면서 좋은 숙제를 선택한 기분이었습니다.

또한 두 아들을 둔 엄마로서도 이 영화가 좋은 것 같아요. 현대 사회의 나쁜 점을 보여주면서도 그 안에 진선미를 느낄 수 있는 작품입니다. 아들에게 좋은 교재가 될 수 있을 겁니다.

아이들이(각각 5살, 2살) 더 크면 영화로 현대 사회에 대해 가르치고 싶어요. 미국이든 중국이든 한국이든 현대인들은 다 외롭게 살고 있잖아요. 그런 점에서 보면 이
영화의 의미를 알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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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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