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케이노' 김지훈(일산주엽체,25세)이 세계챔피언 도전권이 달린 벼랑 끝 승부를 위해 21일 미국으로 출국했다. 김지훈은 25일(현지시간)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찰스 아메리스타 호텔 특설링에서 열리는 WBO 세계 랭킹 2위이자 아시아 퍼시픽 챔피언인 알리셔 라히모프(우즈베키스탄,34세)와 대결하기 위해서이다.

전 IBO 수퍼페더급 챔피언 김지훈은 쇠락한 한국복싱계에서 세계 정상에 가장 근접해 있는 선수로 평가받는다. 지난 2008년부터 미국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다. 그는 지난 2010년 8월 IBF 라이트급 챔피언 결정전에서 출전하며 세계 챔피언 문턱까지 갔었다. 하지만, 경험 많은 미구엘 바스케스(멕시코)의 벽을 넘지 못하고 판정패했다. 이후 다시 한번 찾아온 IBF 도전자 결정전에서 레오나르도 자파비냐(호주)에게 1라운드 KO로 무너지며 한국복싱 팬들을 한숨짓게 했다.

김지훈은 경기 전 메디컬체크에서 망막 부상을 지적 받아 시합 출전 승인을 받지 못하는 등 불운이 겹치며 복싱 인생이 끝날 위기를 맞았다. 올 초에는 어렵게 성사된 라히모프와의 경기를 펼칠 예정이었으나 라히모프가 모친이 위독하다는 연락을 받고 시합을 포기하는 바람에 무산되었다. 우여곡절 끝에 야쿠부 아미두(가나)로 상대가 바뀐 끝에 판정승했다.

오는 25일 4개월 만에 다시 성사된 라히모프와의 대결. 김지훈에겐 결코 쉽지 않은 승부가 될 전망이다. 세계랭킹 2위 라히모프의 전적은 그야말로 화려하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 우즈베키스탄 국가대표팀 출신의 그는 아마추어로 활동한 12년간 286번 경기에 출전했고, 프로로 전향해서도 23전 전승 12KO승을 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비록 34살의 나이지만 WBO 랭킹 2위, IBF 11위, WBC 16위에 올라 있다.

이에 맞서는 김지훈은 30전 23승 18KO 7패의 전적으로 IBF에서만 8위에 올라있을 뿐이다. 그럼에도 김지훈은 ESPN Friday night 메인 이벤트 경기에 나선다.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 벌써 5번째다. 신통치 않은 성적에도 복싱 메이저리그 미국 시장에서 김지훈을 선호하는 까닭은 그가 화끈한 경기를 펼치기 때문이다.

 2011년 2월 김지훈이 김동혁과 한국타이틀전에 나섰던 모습

2011년 2월 김지훈이 김동혁과 한국타이틀전에 나섰던 모습 ⓒ 이충섭


김지훈, 공격만이 해답이다

김지훈의 승산은 그야말로 공격 외엔 해답이 없다. 공격과 수비 모두 완벽에 가까운 라히모프지만 34살의 나이와 10cm 이상 작은 키를 가졌으니, 25살의 김지훈이 체력을 앞세워야 하는 상황이다. 그의 별명대로 활화산 같은 공격으로 라히모프와의 정면승부를 택하는 길 밖에 없다.

김지훈이 프로통산 무패를 달리는 라히모프를 꺾는 이변을 일으킨다면 다시 한번 세계타이틀 도전에 나설수도 있다. 이를 위한 지원군도 든든하게 마련된다. 김지훈을 미국 무대에 데뷔시킨 바 있는 에이전트 이현석씨는 이번 시합을 앞두고 배너(BANNER) 프로모션과 3년 재계약을 성사시키며 김지훈의 사기를 높였다.

 IBO 챔피언에 오른 뒤 에이전트 이현석과 함께 선 김지훈

IBO 챔피언에 오른 뒤 에이전트 이현석과 함께 선 김지훈 ⓒ 이현석


이현석씨는 전화 인터뷰를 통해 "배너 프로모션 아프 펠룰로 대표는 김지훈의 복싱스타일이야말로 미국 시장에서 결코 포기할 수 없는 매력'을 지녔다며 계약했다"고 밝혔다. 아쉽게도 김지훈의 경기는 국내에서 중계방송 계획이 없다.

김지훈 알리셔 라히모프 한국복싱 이현석 배너프로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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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선수협의회 제1회 명예기자 가나안농군학교 전임강사 <저서>면접잔혹사(2012), 아프니까 격투기다(2012),사이버공간에서만난아버지(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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