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20일 오후 금남로에서 열린 노동자대회에 참석한 광주MBC와 광주KBS 노조원들이 80년 5월 당시 왜곡보도에 대한 사죄의 뜻으로 시민들에게 큰 절을 하고 있다.
 20일 오후 금남로에서 열린 노동자대회에 참석한 광주MBC와 광주KBS 노조원들이 80년 5월 당시 왜곡보도에 대한 사죄의 뜻으로 시민들에게 큰 절을 하고 있다.
ⓒ 뉴스1 김태성 기자 제공

관련사진보기


광주지역 방송사 노조가 32년 만에 1980년 당시 5·18왜곡보도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죄했다.

20일 오후 전국언론노조 문화방송본부(MBC)·한국방송본부(KBS) 광주지부 소속 노조원들은 5월 항쟁 32주년을 기념하는 행사가 열리고 있는 금남로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큰 절로 사죄의 뜻을 표했다.

이들은 이날 오후 금남로에서 열린 전국노동자대회에 참석해 '32년 만에 쓰는 반성문'을 발표하고 공정방송을 다짐했다.

1980년 당시 5월 20일은 시민군과 시위대가 왜곡보도에 항의하며 광주MBC과 광주KBS 사옥에 불을 저지른 날이기도 하다(20일 저녁 9시 경 MBC, 21일 새벽 KBS 방화). 왜곡보도에 대한 항의가 가장 격한 형태로 나타났던 20일을 반성문 발표일로 택한 이유다.

32년 만의 반성문... "80년 5월 '고립된 광주' 상황 오늘도 여전"

김낙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 광주지부장은 "1980년 5월 광주가 고립된 것은 진실을 알리지 못한 언론의 책임이 크고 진실을 보도하지 못한 당시를 사죄드리는 회견이다"며 "그리고 오늘, 여전히 진실이 왜곡되고 있고 다시는 1980년 당시처럼 진실을 외면하지 않겠다는 다짐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명박 정권의 언론 장악과 왜곡도보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1980년 당시 광주 상황이 되풀이 될 수 있다는 데 광주시민들의 많은 공감을 받고 있다"고 덧붙었다.

두 방송사 노조원들은 이날 반성문을 통해 "곳곳에서 계엄군이 휘두른 대검에 찔린 시민들이 병원으로 후송되는 그 급박한 상황에서도 사실 보도 한 줄 없었다"며 "화가 난 시민들이 방송사 건물에 불을 질렀고 정권에게 장악된 공영방송사들의 어쩌면 당연한 운명이었다"고 밝혔다.

이들은 "시민 여러분 죄송하다, 그 때 당시 우리는 언론이 아니었다"며 "늦었지만 이제라도 무릎을 꿇고 진실을 알리지 못했던 저희의 잘못을 반성하고 용서를 구한다"고 사죄의 절을 했다.

이어 이들은 "방송은 계엄군이 써준 대로 광주시민들을 불순분자, 불온세력, 폭도로 묘사했고 결국 수 백명의 사상자가 나는 비극으로 번지고 말았다"면서 "만약 당시 방송사들이 단 1초, 단 한 줄이라도 사실을 사실대로 진실을 진실대로 보도했다면 최소한 군인이 자국민을 향해 총을 쏘는 비극만은 막을 수 있지 않았겠느냐"고 말했다.

공정방송 등을 요구하며 파업 중인 이들은 이명박 정권의 방송 장악과 왜곡 보도 사례를 비판했다.

이들은 "용산참사, 쌍용차사태, 한미FTA, 제주해군기지, 민간인 불법사찰의 주요 사안들이 왜곡되고 진실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있는 현실은 1980년과 다르지 않다"며 "정권에 장악된 방송과 언론이 진실을 제대로 알리지 못하고, 사실을 사실답게 보도하지 못하고 있는 형국은 예나 지금이나 꼭 닮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들은 "정권에 아부하는 김재철 MBC 사장, 김인규 KBS사장이 물러나지 않는 한 32년 전과 같은 비극은 되풀이될 것이다"며 "정권에 부역하는 경영진과 공정방송을 막는 세력들에 맞서 우리들은 끝까지 투쟁해 승리의 깃발을 세우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광주MBC노조는 17일 오후부터 5·18 32주년을 기념하는 행사가 열리고 있는 금남로에 부스를 설치해 공정방송 등에 대한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20일 오후 금남로에서 광주MBC와 광주KBS 노조원들이 32년 만에 80년 5월 당시 왜곡보도에 대해 사과문을 발표하고 사죄했다.
 20일 오후 금남로에서 광주MBC와 광주KBS 노조원들이 32년 만에 80년 5월 당시 왜곡보도에 대해 사과문을 발표하고 사죄했다.
ⓒ 뉴스1 김태성 기자 제공

관련사진보기



태그:#광주MBC 왜곡보도 사죄, #5.18왜곡보도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