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글의 법칙 시즌2 공식홈페이지 메인화면 (왼쪽 위 시계방향으로 추성훈, 박시은, 리키김, 김병만, 광희, 노우진)

정글의 법칙 시즌2 공식홈페이지 메인화면 (왼쪽 위 시계방향으로 추성훈, 박시은, 리키김, 김병만, 광희, 노우진) ⓒ SBS


'김병만 족(族)'이 더 큰 스케일과 재미로 무장하고 돌아왔다. 지난 6일 SBS의 <일요일이 좋다-정글의 법칙 시즌2>는 남태평양에 위치한 바누아투에서 새 여정에 나선 '김병만 족'의 활약상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시청자들이 이들의 새로운 도전에 주목하면서 '정글의 법칙2'와 '런닝맨'이 팀을 이룬 <일요일이 좋다>는 지난 13일 한국방송(KBS)2의 <1박2일>과 문화방송(MBC)의 <나는 가수다2>를 따돌리고 동시간대 시청률 1위(14.9%, AGB닐슨전국기준)를 차지했다. 역시 동시간대 1위를 기록했던 전주의 14.7%에 비해 시청률이 조금 더 올라갔다.

더 강력한 '리얼 버라이어티'로 돌아오다

 야수르 화산을 보고 놀란 김병만

야수르 화산을 보고 놀란 김병만 ⓒ SBS


기자간담회에서 '더 강해진 모습을 보여 줄 것'이라던 제작진의 호언은 허세가 아니었다. 김병만, 리키김, 노우진, 광희, 그리고 게스트로 초대된 추성훈과 박시은이 남태평양 바누아투 섬의 상징이라 불리는 야수르 활화산에 오르는 장정은 아슬아슬함의 연속이었다. 야간산행 중 선발대와 후발대 사이에 연락이 두절되는 등 사고와 긴급 상황이 끊이지 않았다. 스튜디오와 국내 여행지에 갇힌 다른 리얼리티 프로그램들과는 스케일이 확실히 달랐다. 낯선 남태평양의 화산섬에서 <시즌1>보다 한층 더 위험한 상황에 도전하는 모습은 '리얼 버라이어티'의 수준을 한 단계 높였다는 느낌을 주었다.

새로운 멤버들이 만들어 내는 구도 역시 재미와 긴장감을 높였다. '달인' 김병만과 '파이터' 추성훈은 협력자이면서 동시에 경쟁자였다. 둘은 시시각각 대결구도를 빚어냈다. 가파른 산비탈에서 홍일점 박시은을 호위하는 것부터 음식을 만들기 위해 불을 피우는 일에서까지 둘은 신경전을 벌였다. <시즌1>이 김병만의 '독무대'였다면, <시즌2>는 김병만과 추성훈의 '각축전' 혹은 '듀엣 무대'라고 할 만 하다.

묵직한 존재감 보여 준 '족장' 김병만

그렇다고 <정글의 법칙2> 멤버들이 경쟁만 일삼은 것은 아니다. 이들은 족장 김병만을 중심으로 환상의 팀워크를 보여주었다. 병만은 무인도에서 게를 잡아 일행의 첫 식사를 장만하는 등 가족을 챙기는 맏형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 홍일점으로 짐이 될 듯 보였던 박시은도 야간산행 중 일행이 흩어지자 호신용 경보기로 위치를 알리는 등 기대이상의 준비성을 보이며 위기에 처한 '병만 족'을 도왔다. <시즌1>부터 함께한 노우진과 리키김은 어떤 돌발 상황에도 당황하지 않는 오지 적응력을 보여주면서 '믿음직한 형제'의 모습을 보였다.

이들의 팀워크는 위기 상황에서 더욱 빛을 발했다. 급류에 휩쓸려 제작진의 배가 뒤집혔을 때 누가 먼저라 할 것 없이 몸을 날려 물에 뛰어 든 김병만, 리키김, 추성훈의 모습은 뭉클한 감동을 주었다. 긴박한 상황에서도 카메라를 놓치지 않으려 애쓴 곽정은 피디(PD)와 팔뚝에 피를 흘리면서도 다른 사람들을 걱정하는 이지원 PD의 모습 역시 치열한 직업정신과 책임감을 엿보게 했다.

 김병만은 <정글의 법칙 시즌2>에서 '아빠'같은 리더쉽을 보여준다.

김병만은 <정글의 법칙 시즌2>에서 '아빠'같은 리더쉽을 보여준다. ⓒ SBS


험난한 여정 속에서도 김병만 일행이 포기하지 않고 나아갈 수 있었던 데는 역시 수장 김병만의 공이 컸다. 김병만은 새로운 멤버 추성훈과 경쟁구도를 이루면서도 동시에 그에게 선뜻 다가가 손을 내밀고 개그맨 특유의 재치로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항상 앞장서 궂은일을 도맡고, 웃음까지 챙기는 그가 있기에 <정글의 법칙>이 진정성을 담은 이야기로 시청자에게 다가갈 수 있었다. 매주 새로운 도전에 나섰던 개그 무대의 '달인'과 생전 처음 도전한 피겨스케이팅까지 멋지게 해내는 모습을 보여주었던 김병만은 시청자의 기대에 부응하듯 '정글'에서도 자신을 끊임없이 성장시키고 있다. 키 158cm, 38세의 남자 김병만이 자신의 한계에 늘 도전하는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자극과 감동을 주고 있다.

돌발 상황 많은 촬영 현장, 안전에 허점 없어야 

사실 <정글의 법칙>이 선택한 '리얼 버라이어티'라는 포맷은 한계에 다다른 느낌이었다. 5명 내외의 멤버가 매주 소재만 바꾸는 형식이나,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오디션 프로그램 등은 시청자에게 이제 너무나 익숙하다. 그런데도 <정글의 법칙2>는 새로운 시도를 통해 포맷의 식상함을 극복하고 있다. 재미만을 위한 허무하고 맹목적인 도전이 아니라 흔치 않은 오지 촬영을 통해 진정성 있는 탐험을 감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청자들은 자연 다큐에나 나올법한 용암 분출과 거친 물살 등 '진짜 야생'의 모습에서 일상을 탈출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제작진이 탄 배가 뒤집혀 촬영이 중단된 상황

제작진이 탄 배가 뒤집혀 촬영이 중단된 상황 ⓒ SBS


하지만 우려스러운 부분도 있다. 출연자들은 자연 속에서 스스로 먹거리를 해결해야 하고, 여차하면 텐트도 없이 야영을 해야 하는 불안정한 주거 상황 속에 던져졌다. 배가 전복되거나 팀 간 연락이 두절되는 아찔한 상황도 닥친다. 이런 예측불허의 상황이 강렬한 긴장감을 만들기는 하지만 이 과정에서 출연자의 안전에 문제가 생긴다면 곤란하다. 제작진은 재미와 감동, 시청률도 출연자들의 안전이 확보될 때 비로소 가치가 있는 것이란 점을 잊어선 안 될 것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세명대 저널리즘스쿨대학원 온라인 미디어 <단비뉴스>(www.danbinews.co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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