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태경

<불후의 명곡>에 출연하는 임태경의 모습 ⓒ KBS


클래식과 뮤지컬을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결코 낯설지 않았던 이름 '임태경'. 꽤 오랜 기간 음악을 해왔던 그이지만 KBS 2TV <불후의 명곡-전설을 노래하다>에 14주 동안 출연하며 초등학생 팬을 얻었다. "머리 길었을 때 모습 보니 이모 같다. 안 멋있다"는 평을 늘어놓는 청소년 팬도 생겼다.

7일 오후, <불후의 명곡> 마지막 녹화를 앞둔 그는 비교적 담담했다. 임태경은 "일주일 내내 <불후의 명곡>만 잡고 있어야 했지만, 현실은 그렇질 않았다"면서 "<나는 가수다>처럼 2주에 한 번씩 무대를 꾸밀 수 있다면 좀 더 잘했을텐데"라고 털어놨다.

"<초련> 플라멩코 퍼포먼스, 반나절 만에 뚝딱"

뮤지컬 배우로 활동했기 때문일까. 그의 무대에 대해 유난히 '드라마틱하다' '뮤지컬 같다'고 평하는 이들이 많다. 임태경은 "노래를 들려주면서 노래가 가진 이야기나 감정을 다른 감각기관을 통해 느끼게 하고 싶었다"면서도 "뮤지컬을 했기 때문에 그것을 내 장점으로 살리려고 했던 것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임태경

ⓒ KBS


"(뮤지컬처럼) 마음먹고 만든 무대는 '아파트' 한 편이었습니다. 전초전이 '초련'이었고요. 다른 무대는 전혀 뮤지컬 생각을 하지 않았어요. 하지만 제가 뮤지컬 배우다 보니 보는 분들께서 그런 필터를 갖고 봤던 것 같습니다."

성악을 전공하고 크로스오버 가수로 데뷔, 뮤지컬계에서 활발히 활동한 그는 "내 장점이자 단점은 색깔을 하나로 정하지 않았다는 것"이라면서 "<불후의 명곡>을 하면서 내면의 변화보다 외적인 변화를 더 얻었다. 나를 봐주는 이들의 선입견이 깨지지 않았나 싶다"고 전했다.

일주일 중 5일간 일본에 체류하고 돌아오자마자 공연을 준비했다는 임태경. 플라멩코 댄서와 춤을 맞춰서 반나절 만에 만들어낸 무대가 바로 클론의 '초련'이다. 당시 한숨도 못자고 연습하다 바로 녹화에 임했다는 임태경은 "'큰 실수 없으면 기적'이라는 생각을 했는데 대체 무슨 정신으로 했는지 모르겠다"고 미소 지었다.

성악 전공한 뮤지컬 배우, <불후> 출연한 이유는?

그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무대에 대해 물었다. "전부 다"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물리적으로는 준비 시간이 짧을 때도 있었지만, 공이 덜 들어간 무대는 아니었다고. "밀도의 차이였을 뿐 모든 무대는 치열했다"는 것이 그의 대답이었다.

 임태경

ⓒ KBS


'경합'이라는 과정에 출연을 망설였지만 그를 붙잡은 것은 '명곡의 재조명'이었다. 지난 2011년 7월 23일 방송된 이미자의 '동백아가씨'는 그에게 여러모로 뜻깊은 무대였다. 임태경은 "말소리도 안나와 앞으로 노래를 못할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기도하고 무대에 섰는데 목소리가 나오더라"면서 "내가 처해진 매 순간이 드라마틱했다. 한 번도 편안하게 무대를 준비해본 적이 없다. 오죽하면 '누가 내 삶을 연출하나?' 싶었을 정도"라고 했다.

2002년 대중 음악계에 발을 내딛기 전, 그는 성악도였다. 가요 프로그램 속 가수들이 노래하는 모습을 보며 자신들보다 낫다는 생각은 해보지 않았다고. 그러던 그는 데뷔 후 음악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편견을 깰 수 있었다고 했다. 임태경은 "요즘은 많이 좋아졌는데 당시에는 노래를 할 수 있는 방송 환경이 아니었다"면서 "앞에서 사람들이 소리를 지르고, 내 목소리는커녕 음악도 들리지 않는 상황에서 가수들이 노래하는 것을 보고 선입견이 완전히 깨졌다"고.

임태경은 오는 5월 26일, 27일 서울 올림픽공원 펜싱경기장에서 <불후의 명곡 임태경 콘서트>를 열고 그동안 방송에서 선보였던 명곡을 들려줄 계획이다. 임태경은 "레퍼토리와 퍼포먼스를 더 키워서 여태까지 했던 콘서트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면서 "클래식에 기름이 쭉 빠진, 대중음악에 가장 가깝게 접근한 콘서트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태경 불후의 명곡 뮤지컬 크로스오버 불후의 명곡 콘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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