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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혜경씨를 응원합니다! 스스로 걸어서 엄마랑 마트에 가고 싶다는 혜경씨. 혜경씨와 어머니의 2012년 소망은 휠체어가 아니라 걸어서 춘천 집으로 가는 겁니다.
ⓒ 일과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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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힘은 컸습니다. 지난 21일 오후, 혜경씨 기사(☞ 삼성전자 입사 후 3년 생리가 끊겼다, 그리고...)가 <오마이뉴스> 첫 화면에 걸린 그날부터 혜경씨 이름으로 된 통장에는 기적이 쌓이고 있습니다. 딱히, 찍힐 게 없는 통장에서 '띠디디딕!, 띠디디딕!' 하는 소리가 멈추지 않았다고 해요. 지난 23일(월) 오후에 만난 혜경씨 어머니가 보여 준 통장은 놀라움 그 자체였습니다.

"기사를 보고 나서 통장을 찍어보라고 해서 한 번 찍어봤어요. 이 통장에 찍힐 게 없는데, '띠리릭' 하는 소리가 났어요. 또, 장수가 넘어가는 거예요. 어우! 그때부터 심장이 뛰는데…. 진짜! 이렇게까지 될 줄은 몰랐어요. 한참 있다가 통장을 빼서 보니까, 금액이 너무 많은 거예요. 손이 막 떨리더라고요. 이 사람이 우리를 아는 것도 아니고, 우리가 이 사람을 아는 것도 아니고. 이렇게까지 후원을 해 주는데, 어떻게 감사 표현을 해야 하나 싶기도 하고, 가슴이 울컥하더라고요.

곧바로 혜경이에게 알렸죠. '혜경아! 이렇게 많이 들어왔어! 우리가 보답할 길은 빨리 걷는 거야? 하니까 혜경이도 '그럼, 걸어야지' 이러더라고요." 

"삼성에 간 거 후회돼요"

 <오마이뉴스>에 기사가 올라간 뒤 혜경씨 후원 통장으로 십시일반으로 후원금이 모이고 있습니다. 혜경씨와 어머니가 통장을 보고 있어요.
 <오마이뉴스>에 기사가 올라간 뒤 혜경씨 후원 통장으로 십시일반으로 후원금이 모이고 있습니다. 혜경씨와 어머니가 통장을 보고 있어요.
ⓒ 이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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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경씨의 기분도 궁금해서 물어봤습니다.

"할 말이 없었어요. 나를 위해 여러 사람이 도와준 거잖아요. 나를 위해…. 너무 고맙죠. 나는 할 말이 없어요. 너무 고마운 것밖에…."

혜경씨도, 어머니도 "세상에는 참 따뜻한 사람이 많구나!"하며 위로를 받았습니다. 사실, 혜경씨와 어머니 삶에서 삼성은 빼놓을 수 없는 이야기입니다. 그렇지만 '삼성'으로 시작하는 질문은 쉽게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 단어가 나올 때마다 혜경씨의 표정이 좋지 않았거든요.

"괜히, 오래 일했어요. 나쁜 물질인 거 알았으면 빨리 퇴사하고 나올 걸, 계속 일하지 말 걸…. 삼성에 간 거 후회돼요."

누군가에게는 꿈의 일자리고, 좋은 물건을 만드는 기업이지만, 혜경씨와 어머니에게 삼성은 되돌릴 수만 있다면 돌려놓고 싶은 과거였습니다. 혜경씨에게 마음에 상처가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조심스럽게 물어봤습니다. 혜경씨에게 삼성은 어떤 존재인지.

"이렇게 된 게, 가만히 생각하면 정말 그것밖에 없어요. 삼성을 다닌 것… . 지금, 내가 이렇게 되고 보니까 바보 같아요. 그러니까 열이 받아요. 거기서 1년만 일하고 나올 걸. 아프기 전에, 병에 걸리기 전에 나올 걸."
"미안해!"
"됐어! 안 미안해. 후회될 뿐이에요. 엄마! 미안해하지 마. 내 삶이야. 그러지 마. 내 삶이야."


어머니도 혜경이가 삼성을 안 갔으면 이런 병에 안 걸렸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가족력도 없는데다 고등학교 때 건강한 혜경씨 모습을 기억하니까요. 어머니는 혜경씨가 걸린 병이 직업병이라고 확신합니다.

"집에서 생선을 하나 튀겨도 냄새가 나는데, 혜경이는 어떻게 알았는지…. 납 냄새가 코에 24시간 배어 있었다고 했어요. 삼성은 작업 현장이 냄새 나올 때가 없다고 말하는데, 혜경이도 그렇고, 행정소송에서 증인을 섰던 사람도 기계에서 온기가 나와 추운 날이면 그 온기를 쬐었다고 했어요. 뜨거우니까 떡도 구워서 먹고, 그렇게 생활을 했데요."

2011년 봄, 혜경씨 집으로 노무사라는 사람이 찾아왔었다고 합니다. "반올림, 민주노총과 서로 연락을 안 하는 조건을 지키면 (삼성에서) 돈을 줄 수 있다"고, "돈은 한꺼번에 주는 게 아니라 연금식으로 줄 거라"며 "서류까지 갖춰서 제안했다"고 합니다. 어머니는 "혜경이가 직업병이 아니라는 것을 100% 인정하면 그렇게 할 이유가 없었을 것"이라며 결국 "알면서 그냥 덮고 가려는 삼성이, 참! 얄밉고 괘씸했다"고 합니다.

"돈을 주겠다고 했을 때 흔들렸습니다"

 삼성직업병피해자 한혜경 후원음악회 포스터. 오는 4월 27일(금) 18시30분, 녹색병원 1층 로비(7호선 사가정역 1번출구)에서 삼성직업병피해자 한혜경 후원음악회가 열립니다.
 삼성직업병피해자 한혜경 후원음악회 포스터. 오는 4월 27일(금) 18시30분, 녹색병원 1층 로비(7호선 사가정역 1번출구)에서 삼성직업병피해자 한혜경 후원음악회가 열립니다.
ⓒ 이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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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사가 돈을 제시했을 때, 어머니는 흔들렸다고 합니다. "한꺼번에 주든, 연금식이든 힘든 생활을 끝내고 싶었다"고 합니다. 혜경씨한테도 "엄마가 죽겠어서 그러니 합의를 하자"고 했데요. 그런데 혜경씨가 "화장실벽 쪽에 딱 붙어서, 자기는 죽어도 못 한다고, 자기는 반올림 식구들 배신 못한다"고 했답니다.

"삼성이 돈을 쉽게 주지도 않았겠지만, 그때는 진짜 많이 흔들렸었어요. 혜경이가 진짜 대단한 애예요."

혜경씨와 어머니는 진행 중인 행정소송에서 안 되면 고등법원, 대법원까지 갈 결심입니다. '계란으로 바위 치기'라고 주변 사람도 많이 말렸지만, 희망을 보고 있습니다. 지난 10일 있었던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 노동자의 최초 직업병 산재인정도 그렇고, 혜경씨에게 들어오는 후원도 힘이 됩니다. 어렵게 다른 시선을 가진 사람들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사람 중에는 "삼성에 혜경씨만 일했던 것도 아닌데, 꼭 삼성 탓이라고 할 수 있냐?"는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고요.

어머니는 아직 그런 질문을 직접 받아본 적은 없지만, 만약 누군가 얘기를 한다면 "삼성에 식구를 한번 보내 봐라. 가서 똑같이 한 라인에서 몇 년간 일을 해봐라"고 얘기하고 싶데요. 지금은 삼성이 투자를 많이 해서 시설이 좋아졌지만, 혜경씨가 일할 때 만해도 엄청 낙후된 현장이었다고 합니다.

TV에 나오는 방진복 입은 모습이 좋아 보이지만, 그 방진복이란 게 사람을 위한 게 아니라 제품에 먼지 안 묻게 하려고 입는 겁니다. 혜경씨와 어머니는 혜경씨가 처음 걸었을 때의 감정을 잊을 수 없습니다. 운동 치료 때, 담당 선생님이 손가락 하나를 등에 살짝 댄 채 오른발, 왼발, 오른발, 왼발, 세 발자국 이상 가는 걸 보고 "아! 되는구나. 이제!"라고 했답니다.

그날 저녁 병동 간호사실에서 병실까지 혼자 걷는 연습을 했는데, 혜경씨도 "엄마! 되는구나, 되는구나"라고 복받쳐 기뻐했어요. 너무 좋아서 진짜 많이 울었다고 합니다. 지금은 운동치료 선생님 손을 안 잡고, 8~10 발자국을 걷습니다. 혜경씨랑 한 팔을 끼고 사가정역까지 걷고, 에스컬레이터 타고 춘천집에 갔다 왔던 그날의 심정을 어머니는 "날아갈 것 같았다"고 표현했습니다. 혜경씨는 그때를 기억하고 있을까요?

"말도 못하게 좋죠. 어휴~ 벌써 몇 년이야? 7년…. 7년을 못 걷다가 걸었어요. 하룻밤을 7년이라고 생각하면 천당하고 지옥이에요. 지옥에서 천당 올라가는 기분! 그렇게 좋았어요."

혜경씨는 걷게 되면, 스포츠 마사지 자격증을 따겠답니다.

"손에 힘이 없어서 힘들 거라고 해요. 그래도 스포츠마사지 자격증 딸 거예요. 그거 잘하면 뇌출혈 환자들 걸을 수 있데요. 그분도 잘 걷게 해주고 싶어요. 특히, 우리 엄마를 마사지해 줄 거예요."
"혜경씨, 효녀네요."
"효녀라니요? 엄마는 저를 위해 고생을 많이 하셨어요. 제가 이렇게 안 됐으면, 얼마나 좋아요."


어머니는 저를 친구들이랑 함께 여행하라고 해요. 넉넉하지 않은 살림 탓에 고등학교 때도 아르바이트만 했어요. 졸업 전 삼성에 입사해서 만날 시간에 쫓겨 생활하다가 퇴사하고 보니, 혜경씨에게 추억이 없어요. 그런 혜경씨에게 추억을 만들어 주고 싶어합니다. 2012년 혜경씨와 어머니에게 딱 한 가지 소망이 있답니다. '혜경씨 힘으로 걸어서 어머니와 함께 춘천 가는 것'

2012년 12월, 걸어서 녹색병원을 나서 춘천으로 떠나는 혜경씨와 어머니를 배웅하고 싶습니다. 혜경씨를 응원해 주세요.

한혜경씨를 응원해주셔서 고맙습니다
 
 혜경씨를 응원하는 마음이 전달되는 기록들입니다.
 혜경씨를 응원하는 마음이 전달되는 기록들입니다.
ⓒ 이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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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혜경씨 기사를 읽고 접한 많은 분들이 후원을 주고 계십니다. 지난 23일 오전까지 67명의 후원으로 433만 원이 모였습니다. 100만 원이라는 큰 금액을 후원해주신 분도 계셨어요. '힘내세요','응원할게요','꼭 걸으시길' 등 응원 내용을 보내주신 분들도 많았습니다. 고맙습니다. 후원음악회가 끝나면 후원내역을 정리해서 알리겠습니다. 후원음악회는 27일(금) 오후 6시 30분 녹색병원 1층 로비에서 열립니다. 

"후원해주시는 여러분한테 정말, 진심으로 감사드려요. 보답으로 2012년에는 우리 딸, 혜경이를 꼭 걷게 하겠습니다. 정말로 고맙습니다." - 혜경씨와 어머니 -

혜경씨를 응원하려면 일과건강(02-490-2091/2097) 으로 연락주세요.

덧붙이는 글 | 일과건강(www.safedu.org)에서 활동합니다. 기사는 일과건강에도 보냈습니다. 적립된 원고료는 한혜경씨에게 후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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