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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방 위로 자전거길이 만들어져 있다(자료사진).
▲ 부여 황산대교 우안 자전거길 제방 위로 자전거길이 만들어져 있다(자료사진).
ⓒ 심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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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가 지난 22일 4대강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된 금강종주 자전거길 개통식을 열고 4대강 사업성과를 대대적으로 홍보에 나서자 환경단체들이 "목적과 기능은 의심스럽고, 혈세만 낭비하는 사업"이라며 비난하고 나섰다.

'자전거의 날'인 지난 22일 대전지방국토관리청은 충남 서천 금강하굿둑에서 대전 대청댐을 잇는 146㎞의 '금강종주 자전거길' 개통식을 열었다.

국토해양부와 행정안전부가 주최하고 충남도와 공주시가 주관한 이날 개통식에서는 공주보에서 백제보를 왕복하는 50㎞ 구간과 일반 및 가족단위 참가자를 위한 12㎞ 구간, 사전신청자를 위한 공주보에서 금강하굿둑까지 90㎞ 구간으로 나뉘어 자전거대행진이 펼쳐졌다.

또한 이 자전거대행진행사에 앞서 모듬북 공연과 공주시 공무원밴드 공연이 펼쳐졌고, 부대행사로 특산물 직거래장터, 자전거 이동수리, 4대강 사진전, 이색자전거 전시, 페이스페인팅 등도 마련되는 등 자전거길 개통을 축하하기 위한 대대적인 잔치가 펼쳐졌다.

대전지방국토관리청은 앞으로 금강종주 자전거길을 이용해 금강탐방에 나서는 사람들을 위해 '4대강 국토종주 자전거길 인증제'를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금강종주 자전거길 주변에 금강하굿둑, 철새도래지, 신성리갈대밭, 고마나루, 합강공원, 대청댐 등이 위치해 금강의 수려한 경관을 만끽할 수 있고, 공주 주변으로는 공산성, 무령왕릉, 국립공주박물관 등이 자리하고 있어 백제유적도 둘러볼 수 있다면서 적극적인 홍보에 나섰다.

시민·환경단체 "4대강 자전거길은 돈 먹는 하마"

이에 대해 대전·충남·충북·전북 등 금강유역 시민·환경단체로 구성된 '금강을지키는사람들'은 24일 성명을 내고 "자전거길 만들면서 환경훼손이라니 그 목적과 기능을 의심케 한다"며 "4대강 자전거길은 돈 먹는 하마"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금강을지키는사람들은 이날 성명에서 "4대강 자전거길 개통 행사가 있던 지난 22일은 지구의 날이었다"며 "지구의날 행사의 가장 상징적인 자전거는 4대강 현장에서 그 가치와 의미가 왜곡된 채 동원 수단이 되었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4대강을 23조 이상을 들여 파헤치고 대형보를 만들어 물길을 막아 썩게 해놓고서는 4대강 자전거길이 온실가스를 줄이고 녹색환경을 후손들에게 물려주는 일이라고 떠벌리고 있다"며 "이것은 멀쩡한 사람을 중태에 빠뜨려 놓고 화사한 환자복을 입혀놓고 예쁘다고 하는 꼴"이라고 맹비난했다.

이들은 또 "금강 자전거길도 건설과정에서 금강변의 수려한 경관과 환경을 훼손했다"며 "금강 1공구 우안 양화일대는 자전거도로를 건설하면서 수변과 연결된 숲이 절개되고 파괴되어 경관과 녹지가 크게 훼손되었고, 충남도가 시행한 부여 현북 양수장 부근 파진산 일대도 자연 경관과 생태계가 매우 우수한 구간이었지만 나무를 베고 바위를 깨 기초공사를 하고 데크형 자전거 도로를 설치하여 경관과 환경이 크게 훼손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자전거길을 만들면서 환경훼손이라니 자전거길의 목적과 기능을 의심하게 만든다"고 비난했다.

금강을지키는사람들은 또 "온실가스를 줄이려면 자가용 대신 자전거를 타야 한다"며 "대도시 시민들이 자가용 대신 자전거를 이용하여 출퇴근이나 통학을 해야 온실가스 저감효과가 있지, 4대강 자전거 종주는 환경적인 효과와는 거리가 먼 스포츠나 레저 활동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즉, 4대강 자전거길은 주변 주민들이 아니면 이용이 어렵고 정부의 홍보처럼 일반 국민들이 이용하기 위해서는 자동차에 자전거를 싣고 와서 이용해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오히려 온실가스를 더 유발하게 된다는 주장이다.

"정부가 처음에 밝힌 목적과 성과는 대부분 보이지 않아"

이들은 또 자전거길 관리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이들은 "정부가 올해 4대강 유지관리비로 1300여억 원을 편성했지만 4대강 지자체들은 턱없이 부족하다며 시설 인수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며 "금강 친수구역 관리비의 경우 km당 최소 3억 원 이상이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어 전체적으로는 수백억 원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기능성도 낮은 자전거길과 친수공간에 막대한 국민혈세가 계속 투입되어야 할 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충남도와 공주시는 정부의 자전거길 개통행사에 참여하여 부화뇌동할 것이 아니라 자전거도로 및 치수공간 관리에 대한 대책과 대안을 요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양흥모 금강을지키는사람들 상황실장은 "4대강 사업은 준공을 바로 코앞에 두고 있지만 정부가 처음에 밝힌 목적과 성과는 대부분 보이지 않는다"며 "오히려 보의 누수, 하상바닥보호공 유실 및 쇄굴, 재퇴적으로 인한 준설효과 상실, 보 담수 인한 수질 문제 등 우려했던 문제들이 현실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처럼 4대강 사업이 대국민 사기극으로 점점 확인되고 있는 만큼 우리 금강유역 시민환경단체들은 끝까지 4대강 사업에 대한 책임을 묻고 대책과 대안을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태그:#4대강, #금강 자전거길, #금강을지키는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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