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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닐을 덮는 쌍용차 노동자들 쌍용차 노동자들이 비닐을 덮고 있다.
▲ 비닐을 덮는 쌍용차 노동자들 쌍용차 노동자들이 비닐을 덮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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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오니 최악이네요. 차라리 눈이 오는 것이 낫겠네. 비가 오니 아무것도 할 수 없네. 다 젖어서…." 

대한문 앞 길거리에서 6일째 분향소를 지키는 김정우 지부장이 비닐을 덮으며 혼잣말을 한다. 쌍용자동차 김정우 지부장의 젖은 손을 잡다 그의 말에 울컥 목이 멘다. 왜 저들은 빗속에서 외롭게 죽어간 이들의 슬픔이 가득한 빗물 소리를 들어야 할까.

 분향소를 방문한 김소연 기륭 전 지회장  목발과 붕대를 감은  다리가 보인다.
▲ 분향소를 방문한 김소연 기륭 전 지회장 목발과 붕대를 감은 다리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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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선거 전날인데다 비까지 내려 분향소를 찾는 발걸음이 뜸하다. 전태일 열사의 동생 전태삼씨만  쌍용자동차 노동자와 함께 분향소를 지키고 있다. 오후 5시 반쯤 김소연 기륭전자 전 지회장이 목발을 짚고 기륭 동지들과 함께 나타났다. 김씨는 지난 4월 5일 대한문 앞에서 처음 분향소를 차리던 때, 경찰이 현수막을  탈취하는 과정에서 안경이 부서지고 발에 부상을 입었다. 분향소가 좁아 쌍용차 노동자 몇 몇은 우산도 천막도 없이 비옷을 입고 비를 맞고 있었다.

비를 맞고 앉아 있는 상주들 비를 맞고 앉아 잇는 상주들 뒤로 사복을 입은 경찰이 보인다. 해고노동자라는 이유로  감시와 처벌의 요주의 인물이 되어 버렸다.
▲ 비를 맞고 앉아 있는 상주들 비를 맞고 앉아 잇는 상주들 뒤로 사복을 입은 경찰이 보인다. 해고노동자라는 이유로 감시와 처벌의 요주의 인물이 되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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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는 77일간 옥쇄 파업에 참여했던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들에게 '빨갱이'라는 굴레를 씌워 고립시켰다. 분단 체제가 만들어낸 이데올로기를 자본주의가 교묘하게 악용해 자기 권리를 주당하는 노동자를 살해하는 도구로  이용하고 있는 셈이다. 그것은 자본과 권력이 자행한 명백한 사회적 경제적 살인행위다.

지난 3월 30일 충남 당진으로 면접을 보러간다던 이윤형(36·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씨는 함께 일하던 동료 형에게 자신을 '빨갱이'라고 한다. 그런 이야기를 견디기 너무 힘들다는 심경을 토로하는 통화를 했다고 한다. 그는 부모도 형제도 없이 사회에서마저 내팽개쳐진 상태로 외롭게 버티다 죽음의 벼랑 끝에 내몰려 끝내 몸을 던질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창근. 김정우, 오연호 이창근. 김정우, 오연호 대표가 쌍차 문제에 대한 인터뷰를 했다.
▲ 이창근. 김정우, 오연호 이창근. 김정우, 오연호 대표가 쌍차 문제에 대한 인터뷰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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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5시쯤 <오마이뉴스>의  '총선 버스 411'이 대한문 앞 분향소 근처에 왔다. 쌍용자동차 김정우 지부장과 이창근 기획실장이 <오마이뉴스> 오연호 대표와 간단한 인터뷰를 했다.

이창근 기획실장은 여야 양당 어디서도 노동자 문제 정리해고 문제가 정치쟁점화 되지 않는 상황에 대한 안타까운 심정을 토로했다. 오연호 대표는 김정우 지부장에게 "이제 정당에게 무언가를 요구하기엔 시간이 없으니 투표하는 국민들에게 한마디하라"고 요청했다. 이에 김정우 지부장은 "노동자가 주인되는 세상, 노동이 존중받는 세상, 정리해고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투표에서 올바른 선택을 해달라"고 말했다.

김정우 지부장 김정우 지부장이 비닐로 '쌍차 22번째 죽음!! 더 이상 죽이지 마라!!'는 종이를 비닐로 덮고 있다.
▲ 김정우 지부장 김정우 지부장이 비닐로 '쌍차 22번째 죽음!! 더 이상 죽이지 마라!!'는 종이를 비닐로 덮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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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마치고 나온 김 지부장. 비에 젖은 '쌍용차 22번째 죽음!! 더 이상 죽이지 마라!!'는 종이 알림판을 비닐로 덮으며 "그런데, 과연 총선 결과가 우리 같은 노동자들에게 큰 변화를 가져다줄 수 있을까"라고 혼잣말을 했다. 김 지부장의 혼잣말은 "도대체 900만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우리가 이렇게 죽어가며 힘들어하는데 무엇을 하고 있느냐"는 질책으로 들려 마음이 무거웠다.

신자본주의 시대 연좌제 증거 '빨갱이'란 주홍글씨를 떼지 않으면 생명을 옥죄는 살인도구로 해고노동자를 끝없는 죽음의 나락으로 내몰 것이다. 투표 참여, 그리고 총선 결과가 노동자들의 눈물을 조금이라도 씻어줄 수 있을까.

덧붙이는 글 | 쌍용차 22번재 죽음을 추모하는 분향소는 4월 20일까지 이어집니다. 4월 21일은 평택 쌍용자동차 공장에서 4차 희망텐트로 집결합니다.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만이 20일까지 대한문 앞 분향소를 지켜낼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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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잘살면 무슨 재민교’ 비정규직 없고 차별없는 세상을 꿈꾸는 장애인 노동자입니다. <인생학교> 를 통해 전환기 인생에 희망을. 꽃피우고 싶습니다. 옮긴 책<오프의 마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