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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을 후보자 정보
 용인을 후보자 정보
ⓒ 중앙선거관리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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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선거운동이 시작된 지 사흘째인 지난 3월 31일, 경기도 용인시의 관문이라는 신갈오거리는 예상 외로 조용했다. 거리에 총선 후보의 현수막이 걸려 있었지만, 선거운동원들은 보이지 않았다. 다른 선거구에서는 빨간색 점퍼와 노란색 점퍼를 입은 선거운동원들이 떼를 지어 거리에 서서 유권자들을 향해 후보의 번호를 외치면서 허리를 90도 각도로 숙여 인사를 하는데, 이곳은 달랐다.

이번 4·11 총선에서 용인을 선거구에서는 새누리당의 정찬민 후보와 민주통합당의 김민기 후보가 맞대결을 펼치고 있다. 이런 경우 대부분 양쪽 후보들이 상대를 겨냥한 날카로운 공격을 퍼붓기 마련인데, 이곳 선거구는 다른 지역과 상황이 달라도 너무 달랐다.

두 가지 이유가 있다. 하나는 두 후보가 다 총선에 처음 출마하는 정치신인이라는 것. 김민기 후보는 용인시의원을 거치긴 했지만 중앙정치 도전은 처음이니 신인이라고 할 수 있다. 맞붙는 상대가 현역의원이라면 지역을 위해서 한 일이 있네, 없네 하면서 공격을 하겠지만 그런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다.

또 다른 이유는 두 후보가 용인 토박이 출신이면서 중고등학교 선후배 사이라는 것. 그것도 아주 가깝게 지내는 선후배라고 한다. 선배인 정찬민 후보는 신갈중학교 총동문회장이고, 후배인 김민기 후배는 신갈중학교 총동문회 부회장이란다. 이런 사이니 섣불리 상대 후보를 공격하거나 비방하지 못한다는 것. 자칫 잘못 상대후보를 비방했다가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자제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양쪽의 주장이다.

새누리당 정찬민 후보와 민주통합당 김민기 후보
 새누리당 정찬민 후보와 민주통합당 김민기 후보
ⓒ 유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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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인지 인터뷰에 응한 정찬민 후보는 김민기 후보와의 친분을 내세우며 칭찬하기 바빴고, 김민기 후보 역시 상대후보인 정찬민 후보가 아닌 새누리당을 향해 비판의 날을 세웠다. 또한 양쪽 후보의 측근들도 상대 후보를 비방하지 않고 조심하려는 기색이 역력했다.

이러한 상황은 주변의 지지자들 또한 조심스럽게 만들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두 후보의 지지층이 겹치기도 하거니와 어느 한쪽을 지지한다고 밝히고 나서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용인을 선거구의 경우 전통적으로 여당의 지지성향이 강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18대 총선 당시 한나라당의 박준선 의원이 통합민주당의 김재일 후보에 1만7000여 표 차이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둔 지역이다. 이런 상황이라 정찬민 후보의 지지율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양측이 다 조심스럽게 '박빙'이라는 예측을 내놓고 있다. 정 후보 측은 박빙 우세, 김 후보 측은 박빙 열세라는 주장이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백중우세로 보고 있다"며 "초반에는 (정찬민 후보가) 완벽한 우세였으나 여론조사를 통해 10%p 이상은 앞서고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부동층의 향방이 여당으로 기우는 경우가 별로 없어 조심스럽게 백중우세로 보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주통합당 관계자는 "여론조사 결과는 김민기 후보가 0.2%p 정도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박빙으로 보고 있다"며 "바닥 분위기는 좋은 편으로 그 분위기가 표심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새누리당 정찬민 후보]

새누리당 정찬민 후보
 새누리당 정찬민 후보
ⓒ 유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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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유권자 여러분이 후보로 만들어주셨습니다. 현역 국회의원, 경기도 전 정무부지사와 경쟁을 해서 후보가 된 데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건 10여 년 동안 쭉 지역주민들과 함께 호흡을 해오면서 믿음을 주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지역주민들을 위해 이장 같은, 통장 같은, 동장 같은, 실제로 주민들과 호흡하는 밀착형 국회의원이 되겠습니다. 기대하셔도 됩니다."

<중앙일보> 기자출신으로 오랫동안 용인지역에서 체육회 활동과 더불어 봉사활동을 하면서 정치기반을 닦았다는 정찬민 후보는 자신의 지지 기반으로 40대층을 꼽았다. 다양한 체육회 활동을 통해서 40대층과 접촉면을 넓히면서 지지를 확보했다는 것이 정 후보의 주장이다.

이런 정 후보에 대해 새누리당 관계자는 "주도면밀하게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는 인물"이라면서 "현역 국회의원을 제치고 후보로 확정되었다는 것은 그만큼의 경쟁력을 지니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강조했다.

- 토박이와 토박이의 대결 그리고 선후배의 대결이라는 점에서 흥미로운데 어떤가?
"선거운동 하기가 더 어렵고 조심스럽다. 중고등학교 동문인 김 후보와 굉장히 친하기 때문이다. 거리에서 마주치면 꼭 아는 체를 할 정도다. 제가 신갈중학교 총동문회장이고 김 후보가 부회장을 맡고 있다. 또 제가 새누리당 경기도당 대변인데, 김 후보는 민주당 경기도당 대변인이었다. 그리고 둘 다 경선 과정을 거쳐서 후보로 확정되었다는 공통점도 있다. 선거를 하면서 현장에서 보면 상대당의 후보라는 인식을 하지 못할 때가 많다. 다른 사람들이 우리 두 사람이 마주치면 눈치부터 본다. 두 사람의 표정이 어떤가 살피기도 한다."

새누리당 정찬민 후보
 새누리당 정찬민 후보
ⓒ 유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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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후보는 "김 후보가 됨됨이가 됐고 성실하고 훌륭한 후배"라고 강조하면서 "상대 후보라 공격을 하고 질러주고 싶을 때도 있지만 참게 된다"고 밝혔다. 선배라서 더 어렵다는 것이다.

"선후배 사이에 마찰을 빚고 말꼬리를 잡으면 얼마나 볼썽사납겠나. 제가 선배니까 선배 노릇을 하기가 더 어렵다. 우리 캠프에서 회의를 할 때마다 입버릇처럼 말한다. 상대후보를 헐뜯거나 비아냥거리거나 기분 상하게 하지 말라고 한다. 아마 김 후보도 그렇게 할 것이다."

- 중점 공약은 무엇인가?
"갑자기 돌출된 것인데 용인의 선거구 획정이 너무 엉망이다. 이번 총선 전에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가 관내 선거구를 개편했는데, 지역 생활권과 일치하지 않고 정서와 문화가 동떨어진 지역과 묶었다. 그것을 바로 잡아야겠다는 생각이다. 지금 주민들의 감정이 대단히 안 좋다. 항의 방문도 하고, 시위도 했고, 두세 명만 모여도 그 이야기를 한다. 지역 최고의 쟁점이라서 그 문제를 꼭 해결할 것이다.

또 한 가지는 구성지역의 문제다. 이 지역에서 주민 민원이 폭주하고 있다. 지역민들의 민원을 해소하려면 아무래도 그 지역에 구성구청이 들어와야 할 것 같다. 그러면 행정서비스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또 선거구 문제도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으로 기대된다."

- 선거 필승전략이 있다면?
"다양한 체육회 활동을 하면서 인맥을 쌓아왔다. 그 부분을 활용할 생각이다. 이 지역은 아파트 밀집지역이라 이른 새벽이나 밤늦게 유권자들을 만나고 찾아다니고 있다. 발로 찾아다니면서 가급적이면 많은 분들을 만나 지지를 호소하려고 한다. 평소보다 두 배 이상 부지런히 뛸 생각이다."

- 당선을 확신하나?
"최대한 열심히 하겠다. 저는 처음에는 아주 쉽게 이길 줄 알았는데 지금 분위기는 그렇지 않다. 지금은 박빙으로 보고 있다. 조금만 더 노력하면 승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민주통합당 김민기 후보]

민주통합당 김민기 후보
 민주통합당 김민기 후보
ⓒ 유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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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김민기는 생활정치인으로 시작해서 중앙정치를 향해 한 걸음 나아가고 있습니다. 결코 '그놈이 그놈' 아닙니다. 발로 뛰는 시의원 김민기에게 환호하셨던 것을 기억하실 것입니다. 국회의원이 되면 중앙에 가서는 국가와 민족을 위해서 일할 것이고, 우리 용인시민들을 위해서는 반드시 시의원처럼 지역 활동을 할 것입니다. 결코 '그놈이 그놈' 아닙니다."

생활정치인으로 이미 지역에서 검증을 받았다는 민주통합당 김민기 후보는 지난 2006년 시의원에 당선된 뒤 수첩에 다짐을 적었다. 늘 어려운 사람 편에서 생각하겠다, 민원 현장은 즉시 간다, 최고의 의원이 되도록 공부하겠다. 그는 그 다짐을 4년간 실천했다고 자신하고 있다. 그래서 검증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런 그에 대해 민주통합당 관계자는 "원칙과 약속을 철저히 지키는 사람으로 신뢰감을 주는 후보"라고 강조하면서 "시의원으로 활동할 당시 단 한 번도 고위 공무원과 식사를 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 본인의 강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검증이 되었다는 것이다. 저는 시의원으로 활동을 아주 잘했고, 그 때문에 검증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정찬민 후보는 준비된 후보라고 하지만 저는 검증된 후보다. 검증되었다는  것은 준비된 것까지를 다 포함한다."

김 후보는 2006년부터 2010년까지 시의원으로 활동하면서 의정활동 우수상을 여러 차례 수상했다. 2007년에는 한국여성유권자 경기연맹 용인지부에서 올해의 우수의원상을 수상했으며, 2008년에는 용인참여자치시민연대에서 우수의원으로 선정되었고, 전국지역신문협회에서 의정대상을 받기도 했다. 김 후보가 검증받았다고 자신하는 건 이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통합당 김민기 후보
 민주통합당 김민기 후보
ⓒ 유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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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거 필승전략이 있다면?
"정권심판론이다. MB 정권이 이것저것 실정을 많이 한 것도 모자라서 남의 사생활이나 캐는 흥신소 정권까지 되었다. 이런 '못된 정권'을 반드시 심판해야 한다. 이것을 내가 하지 않으면 누가 하겠나."

- 중점 공약은?
"경전철 건이다. 경전철은 국민들이 관심을 갖는 전국적이 이슈로 중앙정부의 무책임이 지방정부를 어떻게 무너뜨릴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하나의 사례로 볼 수 있다. 국회의원이 된다면 법 정비를 할 생각이다. 난개발 오명을 안고 있는 용인시의 교통문제를 해결하겠다. 시의원 때와 마찬가지로 발로 뛰면서 시민들의 불편사항을 함께 고민하고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 주로 공략하는 유권자 층은?
"중산층이다. 중산층이 대단히 많은 박탈감을 느끼고 있다. 저녁에 상가를 방문해서 만나보면 열이면 아홉이 MB정권에 대한 불만을 표현하고 있다. 그들의 불만이 표심으로 연결되면 압승할 수 있다고 믿는다."

- 불만이 곧 표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지 않나?
"어려운 문제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저는 유권자들을 믿는다. MB정권이 더 이상 국민을 속일 수 없는 상황까지 오지 않았나. 747 공약은 거짓으로 드러났고, 하다하다 이제는 남의 사생활까지 캐는 흥신소 사업에까지 진출했다. 이런 정권은 당연히 심판해야 한다. 유권자들이 그럴 것이라고 기대하고 또 믿고 있다."

- 당선을 확신하나?
"반드시 당선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당선되지 않을 거라면 나오지도 않았다. 취미생활로 출마했겠나. 야권단일화를 거쳐 후보로 확정된 만큼 꼭 당선될 것이다. 용인에는 저 같은 사람이 꼭 필요하다."


태그:#4.11?총선, #정찬민, #김민기, #용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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