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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사천시의 대표적 문화예술공동체 큰들문화예술센터(이하 큰들, 대표 전민규)가 항일독립운동가를 키워냈던 조선족학교에 전문강사를 파견, 우리네 전통문화예술인 풍물을 전수하고 2일 귀국한다.

 

중국 길림성 유하조선족완전중학교는 항일독립운동를 길러냈던 신흥무관학교의 전신 신흥강습소가 1912년 중국 길림성 유하현에 세운학교로 올해 100주년을 맞는다. 해방 전 34개, 90년대 26개에 달하던 길림성 유하현의 조선족학교 가운데 유일하게 남아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이번 풍물 전수는 신흥무관학교 설립 100주년을 맞아, 지난해 10월 기념사업회와 큰들 등이 신흥무관학교 옛터를 답사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신흥무관학교 100주년 기념사업회와 큰들, 완전중학교 세 단체 관계자들은 "2012년 10월 10일 완전중학교 건교 100주년 기념식에서 장구소리 북소리 신명나게 울려 보자"고 결의했다. 이후 '완전중학교 아이들에게 풍물가락을 가르쳐 그날 풍물공연을 하면 좋겠다'는 의견이 모아졌고, 3월 풍물전수가 계획됐다.


 

전민규 큰들 대표는 "일본에서 재일조선인학교가 그러하듯, 이곳에서도 조선족학교는 조선족 문화의 중심지다. 하지만, 현재 학생수 100여명에 달하는 완전중학교 역시 갈수록 학생 수가 줄어드는 힘든 상황"이라며 "학생들의 부모는 대부분 돈을 벌기 위해 한국으로 떠나 있다. 이 학생들은 조부모와 함께 살거나 홀로 학교를 다닌다. 민족문화가 난세에 항상 힘이 돼왔던 것처럼 힘들게 살고 있는 학생들에게도 힘이 되리라 믿고 풍물 전수에 나서게 됐다"고 전했다.

 

큰들은 지난 3월13일 완전중학교에 전문강사 2명을 파견해 3주동안 중학생들에게 풍물놀이, 길놀이, 열두발 상모돌리기, 태평소 연주 등 풍물가락과 기예를 전수했다.

 

완전중학교의 풍물전수 소식은 중국 길림성내 조선족 사회에도 방향을 불러 일으켰다. 지난 29일자 길림신문은 다음과 같이 풍물 전수 소식을 전하고 있다.

 

"일전 류하현조선족완전중학교에 한국 경상남도 큰들문화예술센터(대표 전민규) 소속 강사 두분(김정경, 이규희)이 초중 1학년 28명 학생들에게 풍물놀이를 가르쳤다.

 

산재지구에서는 접하기가 어려운, 생소하기 그지없는 악기였지만 학생들은 모두가 함께 만들어내는 흥겹고 신나는 우리 가락에 푹 매료되었다. 학생들은 손에 물집이 생기고 피가 흘러 장구를 적시여도 싫다는 불평 한마디 없이 매일 두시간씩 련습에 매진하고있다. 강사님들의 알뜰하고도 재미나는 강의, 지도는 학생들의 열의를 불태웠다. 본교 선생님들도 이 소중한 기회를 빌어 열심히 배웠다." -길림신문 기사 중 일부

 

2일 귀국 예정인 큰들 김정경 강사는 큰들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외롭게 학교를 다니고 있는 학생들에게 신명난 풍물바람으로 조금이나마 마음을 위로하고 힘을 주고자 하는 바람, 중국과 한국 사이에 경제적이고 역사적인 이슈가 가장 큰 현실 속에서 문화예술로 친선과 연대의 따뜻한 마음을 이어보고자 하는 바람, 그것이 <유하조중 개교 100주년 행사>에 우리 풍물가락을 울려야 하는 이유이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큰들은 오는 10월 개교100주년 기념행사 즈음해 다시 학교를 방문해 풍물을 전수할 예정이다.


한편, 84년에 창단한 큰들문화예술센터는 사천시 곤명면 작팔리에 터를 잡고 있으며, 35명의 상근 단원이 활동하고 있는 경남의 대표적인 문화예술단체다. 한 해 100여 차례 이상 마당극 및 풍물 국내 공연을 하고 있고, 사천, 진주 등 풍물강습을 진행하고 있다. 2008년과 2010년엔 일본 10여개 도시 순회공연을 성황리에 마친 바 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뉴스사천(www.news4000.co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큰들, #조선족, #풍물, #길림성, #독립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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