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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우리 그대 육신을 지하철 공황장애 직업병 없는 하늘나라로 보내지만 고(故)이재민 동지여 영원히 우리 가슴에 살아남으소서! 우리 노동자 설움과 분노를 한으로 우리 가슴에 살아 있으소서!"

 

30일 오전 10시30분경 서울시 성동구 용답동 서울도시철도 본관 앞마당에서 유가족과 장례대책위원장(정주남 노조위원장) 등 노동자 2백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고(故) 이재문 노동자 장례식이 그가 숨진 지 19일 만에 치러졌다.

 

지난 12일 오전 8시 2분경 이씨는 전동차 근무를 종료하고 근무복도 갈아입지 않은 채 어둡고 차가운 터널 지하철 5호선 왕십리역 승강장 스크린도어 비상출입문을 열고 선로쪽으로 나가 마천행 열차에 몸을 던져 목숨을 끊었다. 도시철도 공사측 경영진은 "투신자살한 것이라 요구사항을 수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유가족은 빈소를 서울한양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서울도시철도 본관 마당 앞으로 옮기고 노동자 공황장애 방지대책과 산재보상 등을 요구하며 무기한 철야농성에 들어갔다.

 

2차례 규탄 대회와 3차례 서울시청앞 기자회견 끝에 유가족과 도시철도노조는 회사와 합의를 했다. 지난 29일 오후 6시 서울도시철도 본관 4층 본회의실에서 공사(김기춘 사장)와 장례대책위원회(정주남 노조위원장)는 ▲ 공사는 유가족에게 사과한다 ▲ 유가족 취업을 원할 경우 우선 고려하기로 한다 ▲ 공사는 장례비용 전액을 부담한다 ▲ 공황장애 재발방지 및 기관사 처우개선을 위해 노사특별위원회를 구성한다 ▲ 유가족이 근로복지관리공단으로부터 산업재해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협조한다는 조항에 합의했다.

 

"1인 승무제라는 과도한 책임감, 몸이 아파도 아프다고 말할 수 없는 분위기, 몸이 아픈 사람을 업무 부적응이라고 분류하여 명예퇴직을 강요하는 공사측의 정책이 젊은 가장을 죽음에 이르게 한 것입니다. 동지는 눈을 감고도 사람 대접을 받지 못한 채 몸은 19일간 영안실 냉장고 속에 내팽개쳐졌습니다."

 

민주노총 산하 서울도시철도노조 김태훈 승무본부장이 떨리는 목소리로 조사를 하자 유가족의 흐느낌 소리는 커졌고 장례식 분위기는 숙연해졌다.

 

이날 고(故) 이재민 노동자의 시신은 서울도시철도 본관 앞마당 영결식 행사를 마치고 발인하여 서초구 원지동 서울추모공원에서 화장한 뒤 선영에 안장했다.

 

 

덧붙이는 글 | 박상봉 기자는 서울도시철도노조 조합원입니다.


태그:#서울도시철도노조, #박상봉 기자, #고 이재민 노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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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봉 기자는 원진비상대책위원회 정책실장과 사무처장역임,원진백서펴냄,원진녹색병원설립주역,현재 서울시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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