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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대학교 컨벤션홀에서 지난 23일 열린 ‘진보2012’ 행사에 ‘진짜 진보, 진짜 보수 구별하기’라는 주제로 유시민 통합진보당 공동대표의 강연이 있었다. 사진은 유시민 대표가 강연하고 있는 모습.
▲ 유시민 대표 전남대학교 컨벤션홀에서 지난 23일 열린 ‘진보2012’ 행사에 ‘진짜 진보, 진짜 보수 구별하기’라는 주제로 유시민 통합진보당 공동대표의 강연이 있었다. 사진은 유시민 대표가 강연하고 있는 모습.
ⓒ 김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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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오후 2시. 이정희 대표가 후보등록을 할 것이라는 보도자료를 확인하고 광주로 출발했다. 같은 날 오후 3시, 이 대표에게 '불출마 기자회견 할 것'이라는 내용의 문자가 왔다. 이 대표의 결정을 존중한다. 대단히 잘한 결정이다. 이번 시련을 통해 이 대표가 정치적으로나 인간적으로 여물어지고 깊어졌을 것이라 생각한다. '큰' 정치인이 되가는 경험이 됐을 것이다. 힘든 시기에 받았던 엄청난 압박과 비난이 이 대표를 이전과는 다른 사람으로 만들어 줬을 것이라 본다. 다가오는 5월, 국회에서 이 대표를 볼 수 없다는 것 안타깝고 아쉬운 일이지만, 멀지 않은 미래에 국민들이 이 대표에게 다른 과제를 맡겨줄 것이다. 이 대표를 위해 더 중요한 일이 예비되고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통합진보당 유시민 공동대표가 이정희 대표가 관악을 후보를 사퇴한 지난 23일, '진보 2012' 강연을 위해 '진짜 진보, 진짜 보수 구별하기'라는 주제를 들고 전남대학교를 찾았다.

유 대표는 "보수는 인간의 기본이다"고 말했다. 모든 인간은 본래 다 보수적이라는 것이다. 이유는 "우리는 태어날 때부터 부모가 있고, 형제가 있고, 환경이 있고, 국가가 있고, 태어난 지역, 태어나서 익히게 된 지식, 사고방식, 생활방식이 있기 때문"이다. 이 모든 것은 익숙하게 되고 익숙하면 편안하기 마련이다. 유 대표는 "보수는 하던 대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사람은 누구나 보수적일 수밖에 없다"고 했다.

또한 유 대표는 보수를 물리학으로 표한하면 "관성의 법칙"이라고 설명했다. 항상 있던 그대로 머물러 있는 것, 움직이고 있던 것은 계속 움직이려 하는 것이 관성의 법칙이다. 머물러 있는 것(존재하는 것)을 없애려 하거나 움직이는 것을 멈추게 하려고 할 때는 그와 반대되는 힘이 필요하다. 유 대표는 그게 바로 "진보"라 칭했다. 진보는 결국 "운동의 법칙"인 것이다.

이미 존재하고 있는 것에 대한 변화를 야기하는 것. 이것이 유 대표가 말하는 진보다. 그런데 유 대표는 "진보도 보수적"이라고 일침했다.

"진보적인 집단도 바꾸려고 했던 필요성이 없어지게 되면 머무르려고 한다. 그래서 보수한다. 이것은 철칙이다. 결국 진보세력조차도 기본적으로 보수적이다." 

유 대표는 '내가 진보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는지, 보수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는지' 알고 싶다면 "어떤 상황을 봤을 때, 저것이 합리적이냐 그렇지 않느냐, 정당하냐 그렇지 않느냐를 본인이 어떻게 판단하는지 보라"고 조언했다.

"법률적인 회사가 다르다고 해서 현대차 로고가 박힌 차를 만드는 데 현대자동차 직원은 육천만원, 하청업체 직원은 삼천만원 받는 것을 보고 잘못됐다고 느끼는 사람, 그것을 바꾸려고 나서는 사람이 진보적이다. 왜 어떤 사람은 바꾸려 나설까? 잘 모르겠다. 그냥 그렇게 타고난 것 같다(웃음)."

전남대학교 컨벤션홀에서 열린 '진보2012' 행사에 참여한 학생들과 시민이 유시민 대표의 강연을 듣고있다.
 전남대학교 컨벤션홀에서 열린 '진보2012' 행사에 참여한 학생들과 시민이 유시민 대표의 강연을 듣고있다.
ⓒ 김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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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진보를 표방하는 요즘, 유 대표는 "진짜 진보와 가짜 진보를 구별하지 말자"고 말했다. 진보라고 말하는 정책 중 100% 좋은 것은 없기 때문이다. 모든 정책에는 부작용이 존재한다. 이 부작용 때문에 유 대표는 "반대하는 사람들의 의견을 듣지 않으면 정책을 현실화 시키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다른 말로 그것은 "현실"이다.

"민주노동당 존중하지만 우리 생각대로만 하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반대하는 사람들의 반대가 격렬해지기 때문이다. 진보적인 색만을 가진 제도는 현실에서 불가능하다. 현실 속에서 진보를 실천하기 위해서는 보수에게도 어느 정도 이해를 구할 수 있는 정책이어야 한다. 정책이 늘 그렇게 어중간한 것 밖에 못된다. 현실의 모든 진보주의 정책은 '짝퉁'일수밖에 없다. '가짜'처럼 보이기도 하고, 불철저해 보일수도 있다."

유 대표는 "가짜와 진짜의 구분이 원래 있는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덧붙여 "진보와 보수를 구별하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지 말자"고 조언했다.

"박근혜씨와 새누리당도 진보를 할 수 있다. 진짜 마음만 고쳐먹으면(웃음). 그러나 현재 새누리당은 환경보호 하겠다면서 비례대표 1번을 원전 전문가로 내세웠다. 이는 앞으로 계속 원전 만들겠다는 이야기다. 지금 새누리당이 하는 것은 각하의 정책처럼 '순 사기'다. 그렇다면 민주당,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다. 민주당원은 똑같은데 국민들이 보수를 따라가는 것 같으면 보수스러워지다가 진보적인 것을 원하면 격렬히 진보적이다. 통합진보당, 민주당보다 더 진보적이다. 사람들은 각기 자기가 이해하는 진보, 보수 관념이 있다. 또한 인간은 보편적으로 행복하게 살고자 하는 욕망이 있다. 내가 원하는 대로 살아가는 삶, 나의 행복을 찾기 위해 자유로워야 한다. 불합리한 제도, 물질의 결핍, 낡은 사고방식에서 해방시켜주는 것이 진보이고, 진보가 현실에 밀착되어 있다고 해서 함부로 가짜다 짝퉁이다 말하지 말자. 세상은 여러 가지 얼굴을 가지고 있다. 그것이 한두 가지 만으로 세상이 바뀌지 않는 이유다."

강연을 마치면서 유 대표는 광주시민들과 학생들에게 "노무현 대통령이 짝퉁이라고 무너뜨리고 나면 각하 같은 정부가 들어서게 된다"며 "유권자들이 더욱 더 현명한 선택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강연이 끝나고 행사에 참여한 학생들과 시민들이 유시민 대표와 기념 사진을 찍었다.
 강연이 끝나고 행사에 참여한 학생들과 시민들이 유시민 대표와 기념 사진을 찍었다.
ⓒ 김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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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을 좋아해 축구도 왼쪽에서 뛴다"는 유 대표는 "우리나라에 힘 있는 진보정당이 있어야 국민들이 숨 좀 쉬고 살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민주당의 경쟁상대는 새누리당이 유일하다. 이 때문에 민주당의 정책은 계속해서 새누리당을 닮아가고 있다. 유 대표는 "민주당이 왼쪽에 경쟁상대가 없기 때문에 정책이 계속 오른쪽으로 가는 것"이라고 지적하며 "왼쪽을 튼튼하게 세우는 것이 내 정치인생의 목표"라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 신원경 기자는 오마이뉴스 2012 총선특별취재팀입니다.



태그:#유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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