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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혜련 민주통합당 후보(왼쪽)와 조성찬 통합진보당 후보(오른쪽).
 백혜련 민주통합당 후보(왼쪽)와 조성찬 통합진보당 후보(오른쪽).
ⓒ 추광규. 김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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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 단일후보 재경선 논란이 일고 있는 경기 안산 단원갑에서 여론조사 '표본 오류'에 이어 여론조사 진행상황이 후보자 캠프에 전달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이에 따라, 야권 단일화를 둘러싼 논란은 더욱 커질 듯하다.

지난 17, 18일 이틀 동안 진행된 안산 단원갑 야권 단일후보 여론조사 경선 결과, 통합진보당 조성찬 후보가 민주통합당 백혜련 후보를 3표차로 따돌렸다. 하지만, 여론조사 전화 일부가 '단원갑'이 아닌 '단원을' 지역민에게 간 것으로 드러나 재경선 논란이 일고 있다.

통합진보당과 민주통합당은 여론조사를 통한 경선에 합의하면서, 시행세칙 등을 통해 여론조사 진행중에는 관련 상황이 정당에 전달되지 않도록 하고, 후보자들에게도 일체의 상황이 알려지지 않도록 했다.

안산 단원갑 '샘플 오류'에 이어, 여론조사 진행 상황 유출?

당시 양당 회의록을 보면 '조사업체는 100샘플에 도달할 때까지 중간 중간 20샘플 단위로 감독관에게 보고하고 감독관은 이를 시민선관위에만 보고하며 정당 참관인에게는 공유하지 않는다'고 나와 있다. 이는 여론조사 진행중 혹 있을지도 모를 '조작 개입'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함이다.

이런 경선 세칙 합의에 따라, 통합진보당과 민주통합당 그리고 각 후보자에게 관련 진행 정보가 유출돼서는 안 되는 것이다.

하지만, 여론조사 진행 상황을 조성찬 통합진보당 후보측이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정황이 포착돼 그 경로에 대한 의구심이 일고 있다.

야권 단일후보 여론조사 경선이 한창 진행되던 18일 오전 10시께. 안산시 통합진보당 핵심 관계자 3명은 기자회견을 위해 여의도로 이동하는 차 안에서 "저쪽(안산 단원을이 아닌 단원갑)에서는 ARS 샘플이 다 차서 RDD에 대응하고 있다는데" 식의 대화를 나눴다. 당시 기자는 이들과 같은 차량에 동승해 있었다. 

대화의 맥락으로 보면, 안산 단원갑 조성찬 후보측은 여론조사가 한창 진행중인 상황에서 "(여론조사) ARS 샘플이 다 찼다"는 걸 이미 파악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또 이를 근거로 조 후보측은 "RDD에 대응하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그렇다면, 통합진보당 안산시당은 여론조사가 진행중인 상황에서 "저쪽(안산 단원갑)에서는 ARS 샘플이 다 찼다"는 걸 어떻게 파악했을까?

이와 관련, 기자는 통합진보당 안산 단원갑 조성찬 후보측에 "여론조사가 진행되던 과정에서 중앙당이나 조사업체 또는 제3의 다른 곳에서 여론조사 진행 상황을 전달받은 일이 있는가"라고 직접 물었다.

이에 대해 조 후보측은 "(외부를 통해 여론조사 상황을) 전달받은 사실은 없다"며 "우리는 최근 상황을 수습해야 하는 입장이다. 내일 당장 후보등록을 마치고 선거운동에 돌입해야만 하는 상황에서 (질문에) 답변을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답했다. 

또 여론조사를 맡은 해당 업체도 "여론조사 상황이 외부로 유출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완강히 부인했다. 안산 단원갑 선거구 여론조사에서 50%가 반영되는 ARS조사를 맡은 여론조사업체 '조원씨앤아이' 강현구 이사는 20일 저녁 기자와 통화에서 "우리는 양당의 의뢰를 받아 여론조사를 진행했고 규정에 따라 당시 시민참관인에게 관련 데이터를 전달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조원씨앤아이'는 통합진보당 측에서 추천한 업체로, 안산 단원갑 KT번호 ARS 여론조사를 맡았다.

한발 물러선 경선관리위... 민주당은 재경선 요구

또 경선관리위원회 시민사회 참관인단 김은희 위원은 20일 오후 기자와의 통화에서 "여론조사 진행상황은 (업체측에서) 시민선관위에만 보고하고 정당 참관인에게는 관련 정보를 공유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민주통합당 전략기획실 관계자는 20일 오후 기자와의 통화에서 "(민주통합당) 중앙당 당직자들이 여론조사 기관에 참관인으로 파견돼 있기는 했지만, 시민사회 참관인단으로부터 샘플이 몇 개 찼는지 등 구체적인 여론조사 진행 상황은 애초 합의에 따라 전달받은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민주통합당 백혜련 후보측도 "우리 후보 사무실에서는 여론조사 진행과정에서 중앙당 또는 제3의 관계자에게 관련 정보를 전달받은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여론조사 상황 외부 유출 의혹은 서울 은평을 야권 후보단일화 경선에서도 제기됐다. 통합진보당 천호선 후보에게 패한 민주통합당 고연호 후보는 20일 "통합진보당 측이 여론조사 당일 '20대 샘플이 부족하다'고 트위터를 통해 여론조사를 독려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한편, 민주통합당은 '여론조사 샘플 오류' 등을 이유로 안산 단원갑 재경선을 요구했지만 통합진보당의 거부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경선관리위원회는 20일 오후 "양당이 동의하지 않는 상황에서는 조사의 실효성을 담보할 수 없어 재경선 실시 여부를 판단하지 아니한다"며 "양당이 합의하에 사안을 원만하게 해결할 것을 기대한다"고 중재를 포기하고 뒤로 물러섰다.

백혜련 후보는 20일 밤 보도자료를 통해 "야권단일화 경선에서 심각한 문제가 발생된, 안산 단원갑 지역의 재경선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백 후보는 "서울 관악을에서 발생한 '여론조사 조작' 사건이 단원갑에서도 이뤄졌다는 의혹이 있으며, 이것이 사실이라면 불법선거운동이기에 응당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추광규 기자는 <오마이뉴스> 2012 시민기자 총선특별취재팀입니다.



태그:#백혜련, #조성찬, #단원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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