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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기장군 장안읍 소재 고리원전 1호기(오른쪽)와 2호기.
 부산 기장군 장안읍 소재 고리원전 1호기(오른쪽)와 2호기.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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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기장 고리 원자력발전소 1호기에서 전원공급이 중단되는 사고가 났지만 경보발령을 하지 않고 한 달이 지나 늑장 보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사실은 한 지방의원이 우연히 식당에서 사람들이 하는 말을 듣고 확인하면서 밝혀졌다.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운영 주체인 고리원전 1호기에서 지난 2월 9일 오후 8시 34분경 발전기 보호계전기를 시험하던 중 외주 전원 공급이 끊어졌다. 당시 비상디젤발전기가 작동하지 않아 발전소 전원이 12분 동안이나 들어오지 않았던 것.

그런데 이 같은 사실은 한 달이 넘은 12일에야 알려졌고, 원자력안전위원회는 13일부터 원전 사고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규정에 따르면, 원전에 전원 공급이 중단되면 즉시 백색 비상경보를 발령하고 발전소에 주재하는 원자력안전기술원 주재원에게 보고해야 한다. 그런데 당시 한수원은 이같은 조치를 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한수원은 고리 1호기에 대해 지난 2월 4일부터 3월 4일까지 계획발전정비기간으로 정하고, 원자로 가동 중단 상태에서 핵연료를 교체하기 위해 각종 기기 점검 및 보수작업을 진행했다. 만약 원자로가 정상 운전 중에 이 같은 사고가 발생해 수천도에 이르는 원자로의 잔열 제거장치가 작동하지 않은 채 오랜 시간이 지났다면 노심이 녹아내리는 중대사고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고리 1호기에서 정전 사고가 발생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일본 언론들은 13일부터 주요 뉴스로 보도하는 등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이번 정전 사고 뒤 한수원은 지난 12일 고리 원전 측으로부터 공식 보고를 받았고, 이를 원자력안전위원회에 알렸다. 안전위는 현장조사단을 파견하고 정밀 조사에 착수했다. 원자력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지식경제부에서도 조사를 벌이고 있다.

김수근 의원 "우연히 옆에서 하던 말 듣고 알아"

 김수근 부산광역시의원(기장2).
 김수근 부산광역시의원(기장2).
ⓒ 부산시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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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리 원전 1호기 정전사고는 새누리당 소속 부산광역시의회 김수근 의원(기장2, 도시개발해양위)이 고리 원전 측에 확인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김 의원이 우연한 기회에 듣게 된 말을 확인했던 것이다. 일부 언론은 이영일 고리원자력본부장과 한경수 고리제1발전소장이 새로 부임해 인사하던 과정에서 알려졌다고 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또한, 김 의원이 문의전화를 한 게 9일이라는 보도도 있었지만, 김 의원은 하루 앞인 8일이었다고 밝혔다. 김수근 의원은 14일 오전 <오마이뉴스>와 전화 통화에서 당시 상황을 소개했다.

- 처음에 어떻게 해서 알게 되었나?
"우연한 자리에서 들었다. 그때가 고리원전 1호기 정비 중이었다. 식당에서 옆에 앉아 이야기하던 사람들의 대화를 듣게 되었는데 '고리에서 정전사고가 있었다는데 그래도 되는가 모르겠다'고 했다. 고리 원전에 일하러 오는 협력업체 사람들이 많은데 그 사람들로 보였다."

- 고리 지역 주민들도 몰랐다는 말인지?
"그 말을 듣고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전사고가 사실이라면 너무나 중대한 일이기에 그냥 넘어 갈 수 없었다. 그래서 주위에 탐문을 해봤는데 잘 모른다는 반응이었다. 그냥 넘어갈까 하다가 느낌이 이상해서 확인했다."

- 고리원전에 어떤 상황이 발생하면 어떻게 통보하는지?
"고리원전의 시설에 문제가 발생하면 주민들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알려준다. 전원 공급 중단이라든지 하는 내용도 포함된다. 환경감시기구 위원뿐만 아니라 주민에게도 문자메시지로 알리게 돼 있다. 계획발전정비를 시작한다든지 끝났다든지 하는 내용도 다 알려준다. 그런데 지난 2월 9일 정전에 대해서는 문자메시지를 받은 주민이 없었다."

- 고리원전 측에 확인은?
"8일 고리원전에 전화를 걸었다. 먼저 본부장을 찾았더니 자리에 없었다. 이영일 본부장이 새로 부임(3월 6일)해 왔다고 했다. 그래서 대외협력처장과 전화통화를 했다. 그래서 지난 2월에 정전사고가 있었느냐고 물었더니 잘 모른다고 했다. 확인해서 연락을 주겠다고 했는데, 지금까지 연락은 없었다. 수첩에 목요일, 그러니까 8일로 분명히 기재돼 있다. 문의전화를 한 게 9일이 아니다."

- 언론에는 13일부터 알려졌는데?
"고리원전 대외협력처장이 확인해 연락을 주겠다고 해서 기다렸다. 그런데 어제 언론에 나오기 시작했다. 제가 그동안 파악한 바에 의하면, 고리원전 본부장과 대외협력처장도 정전사고에 대해 몰랐다는 말이 된다. 고리원전의 가장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이 몰랐다는 것 자체도 문제다. 알았다면 엉터리로 했으니까 더 문제다."

- 정전사고가 있었다는 사실이 한 달이 지나서 알려졌는데, 주민 반응은?
"얼떨떨하다. 너무나 중대한 일이다. 뒤통수를 한 방 맞은 기분이다. 지휘부에 있는 사람들도 몰랐다고 하면서 지금까지 있었다는 것도 문제다.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 현실화됐다. 주민들은 그냥 어물쩍 넘어갈 수 없다는 반응이다. 안전불감증으로는 변명이 안 된다. 책임을 져야 한다."

- 부산시의회와 부산시의 대책은?
"부산시 차원에서 이 부분에 대한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기장군과 부산시 전체 주민들의 안전 문제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검토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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