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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아이티 대지진 당시 자전거를 타며 기부금을 모은 7살 꼬마 '찰리 심슨'
▲ 기적을 이뤄낸 7살 꼬마 찰리 심슨 2010 아이티 대지진 당시 자전거를 타며 기부금을 모은 7살 꼬마 '찰리 심슨'
ⓒ JustGiv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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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규모 7.0의 대지진이 아이티를 덮쳤다. 당시 7살이었던 영국 소년 찰리 심슨은 대지진의 참상을 접하고 작은 결심을 했다. 자신이 가진 자전거로 아이티 주민을 돕겠다는 것이었다. 찰리는 현금 기부 사이트 'Justgiving'에 메시지를 보냈다.

"저는 열심히 자전거를 타고 달릴 테니, 아이티 사람들을 위해 도움을 주세요."

7살 찰리는 그렇게 자전거를 타고 달리기 시작했고, 이후 총 25만 파운드의 기부금이 모여들었다. 우리 돈으로 약 4억 3800만 원, 7살 소년의 작은 자전거가 전 세계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여 이뤄낸 기적이었다. 2012년, 비슷한 기적이 한국에서도 일어났다. 헌혈의집 헌혈자 1만 3074명의 뜻이 모여 백혈병 환자들을 위한 무균 차량 '클린카(Clean Car)'로 변신한 것이다.

1만 3074명 헌혈자의 기적, '클린카'

백혈병 환자들이 안심하고 이동할 수 있도록 돕는 '클린카'
▲ 한국백혈병환우회에서 운영하는 무균차량 '클린카' 백혈병 환자들이 안심하고 이동할 수 있도록 돕는 '클린카'
ⓒ 한국백혈병환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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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카'란 백혈병 환자들의 통원치료를 위해 개발된 특수이동차량이다. 면역력이 약한 백혈병 환자들은 미세한 병원균 감염으로도 폐렴 등 치명적인 질환에 노출될 수 있다. 클린카는 이런 환자들의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실내를 무균상태로 만든 차량이다.

항암치료, 조혈모세포이식을 받은 백혈병 환자들은 클린카를 이용하면 감염될 걱정 없이 이동할 수 있다. 또한, 외래진료 통원 때마다 완치된 백혈병 환우가 클린카에 함께 타 투병환자에게 자신의 경험을 들려주고 완치의 희망을 심어주는 심리상담사 역할도 하게 된다.

기존에 국내에서 운영되던 클린카는 단 한 대뿐이었다. 2009년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기증받은 클린카 1호는 국내 백혈병 치료에 많은 기여했지만, 한 대라는 수적 제약 때문에 그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환자들도 많았다. 그러나 이번 2호 차의 탄생으로 더 많은 환자가 클린카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헌혈기부권제도, 순수헌혈원칙의 실현

헌혈 후 기념품 대신 헌혈기부권을 받으면 자신이 원하는 기부처에 도움을 줄 수 있다.
▲ 헌혈기부권 헌혈 후 기념품 대신 헌혈기부권을 받으면 자신이 원하는 기부처에 도움을 줄 수 있다.
ⓒ 대한적십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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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기증받았던 1호와 달리 클린카 2호는 '헌혈기부권제도'를 통해 헌혈자 한사람 한사람의 기부권이 모여 탄생했다. 헌혈기부권제도란 기존에 헌혈자가 헌혈한 후에 받던 소정의 기념품 대신 기부권을 선택할 수 있게 한 것으로, 기부권을 원하는 기부처에 기부해 각종 사회공헌에 기여할 수 있다.

대한적십자사는 2011년 10월 10일부터 12월 31일까지 '헌혈기부권 시범사업'을 진행했다. 이 기간에 총 1만3074명의 헌혈자가 기념품 대신 기부권을 선택해 백혈병환우회에 기증했고, 이렇게 모인 기부권이 총 5229만 6000원이라는 적지 않은 액수가 되어 클린카 2호를 탄생시킨 것이다.

조남선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장은 기부권 제도에 관해 "헌혈자분들의 헌혈에 대한 보답으로 기념품을 드렸지만, 이제는 기부권을 만들어 헌혈자들이 더 보람 있는 곳에 쓰실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기존의 헌혈기념품은 헌혈에 대한 대가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일어왔다. 특히 헌혈기념품 중 가장 선호도가 높은 문화상품권, 영화예매권 등은 유가 증권적 성격을 지녔기 때문에 순수헌혈의 의미를 왜곡하고 헌혈을 매혈(賣血·피를 파는 행위)화 시킨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이 때문에 2011년 1월부터 약 1년간 문화상품권 지급이 중단된 적도 있었다. 헌혈기부권제도는 이러한 일련의 논란을 해결하기 위해 도입된 생산적 대안이다.

조남선 본부장은 "(기부권제도가) 헌혈도 하고 남도 도울 수 있다는 측면에서 순수헌혈의 취지에 더 맞는다"면서 헌혈기부권제도를 통해 클린카뿐만 아니라 네팔 등 물 부족국가의 우물파기 사업처럼 여러 사회공헌에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클린카 2호, 나눔을 싣고 달려라!

3월 13일 대한적십자사 서부혈액원에서 열린 무균차량 '클린카' 기증식
▲ 3월 13일 열린 무균차량 기증식 3월 13일 대한적십자사 서부혈액원에서 열린 무균차량 '클린카' 기증식
ⓒ 한국백혈병환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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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클린카 기증식에는 대한적십자사와 한국백혈병환우회 관계자들뿐만 아니라 헌혈기부권제도에 참여한 헌혈자 대표들도 참석했다.

작년 36.5도 나눔콘서트를 통해 처음 헌혈을 시작했다는 김영옥 헌혈자는 "사랑의 열매 등 또 다른 나눔 행사에도 참여하고 있다"며 "건강이 허락하는 한 헌혈을 통해 나눔을 계속하고 싶다"고 말했다.

'나눔', 이는 대가를 바라지 않는 순수헌혈원칙을 가장 잘 표현하는 말이다. 대부분 헌혈자도 이러한 나눔의 의미가 있는 자발적 순수헌혈원칙에 공감한다. 대한적십자사가 2011년 7월 실시한 '헌혈자 기념품에 대한 설문'에서 "자발적 무상헌혈의 필요성과 취지에 공감하십니까?"라는 질문에 응답자 1만776명 중 8593명 (79.7%)이 공감한다고 대답했다. 같은 조사에서, "헌혈자 기념품으로 어려운 이웃 등에게 기부를 할 수 있는 '기부권'이 있다면 선택을 하시겠습니까?"라는 질문에는 7697명(71.4%)이 '선택하겠다'고 답했다. 헌혈자 대부분이 나눔의 효과를 배로 늘릴 수 있는 기부권제도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의미다.

지난 13일 탄생한 클린카 2호는 이제 수적 한계로 1호가 갈 수 없었던 곳까지 신나게 달리며 도움이 필요한 환자들에게 다가갈 것이다. 기념품 대신 기부권을 선택한 1만 3074 헌혈자의 선택, 그 순수한 나눔의 정신을 싣고서. 7살 영국 소년 찰리의 자전거가 아이티의 기적을 만들어냈 듯, 이제 막 달리기 시작한 클린카 2호를 시작으로 앞으로도 헌혈자들의 순수한 나눔정신이 더욱 큰 기적을 이뤄내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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