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드라마의 딸들은 모두 엄마를 미워한다. 딸은 때로 엄마의 맹목적인 모정을 부담스러워 하지만, 그 미움은 사랑을 전제로 한 애증이다.

SBS 새 주말드라마 <바보엄마>(연출 이동훈, 극본 박계옥)는 아이큐 72에 정신지체 3급인 지적장애인 엄마 김선영(하희라 분)과 도도한 딸 김영주(김현주 분)의 이야기다.

김선영은 16살에 미혼모가 되어 김영주를 낳았지만, 호적상 자식이 아닌 동생으로 올렸다. 영주는 바보 엄마가 자신의 삶을 다 망쳐버렸다고 패악과 원망을 내뱉는다. 하지만 영주에게도 그를 미워하는 딸 닻별(안서현 분)이 있다.

<바보엄마>의 제작발표회가 13일 SBS 목동사옥에서 열렸다. 하희라와 김현주를 비롯해 신현준·김태우·김정훈·유인영·공현주·박형식·안서현 등 배우들이 참석했다.

 지적장애인 김선영 역의 하희라와 그의 딸이자, 잘 나가는 패션잡지의 도도한 편집장 김영주 역의 김현주, 그리고 김현주의 딸 박닻별 역의 안서현(가운데)

지적장애인 김선영 역의 하희라와 그의 딸이자, 잘 나가는 패션잡지의 도도한 편집장 김영주 역의 김현주, 그리고 김현주의 딸 박닻별 역의 안서현(가운데) ⓒ SBS


바보 엄마, 딸에 대한 무조건적인 사랑

데뷔 후 처음으로 지적장애인 역할을 맡은 하희라는 역할 설명에 굉장히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선영 역에 대해 정성껏 답변을 준비해 온 것처럼 보였다. 제목에 드러나듯 자칫 장애인인 선영을 '바보'라고 여길 수 있는 우려 때문이다.

하희라는 "'바보'는 낮은 지능을 가진 사람을 말하는 게 아니라, 딸에 대한 무조건적인 사랑을 베푸는 모습을 말한다"며 "지나치게 순수한 사람을 보고 '바보 같다'고 말하는데 그만큼 맑다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실제로 두 아이의 엄마인 하희라는 "저 역시 아이들에게 '바보 엄마'가 되고 싶다"면서도 "실은 아이들에게 제 사랑에 대한 보답을 받고 싶은 마음이 조금이라도 있을 수 있지만, 선영의 사랑은 그렇지 않다"고 강조했다.

현재 하트 하트재단의 발달장애아 오케스트라 홍보대사를 맡고 있는 하희라는 "지적장애인을 주인공으로 하는 드라마가 제작된다고 하니 관계자 분들이 좋아해 줘 용기를 얻었다"고 말했다.

극 중, 경상도 사투리를 구사하는 선영 역을 위해 하희라는 "사투리 선생님을 두고, 녹음을 하면서 연습하고 있다"고 말했다. 함께 출연하는 박철민이 사투리 연습에 도움을 주기도 한다고.

 SBS <바보엄마> 출연 여배우들에게 둘러싸인 신현준은 기쁨의 세리머니를 몸으로 표현해냈다. (왼쪽부터) 유인영·공현주·신현준·김현주·하희라

SBS <바보엄마> 출연 여배우들에게 둘러싸인 신현준은 기쁨의 세리머니를 몸으로 표현해냈다. (왼쪽부터) 유인영·공현주·신현준·김현주·하희라 ⓒ SBS


하희라의 상대역 신현준은 돈만 아는 사채업자에서 선영을 만나 사람을 믿게 되는 최고만 역을 맡았다.

제작발표회 현장에서 시종일관 분위기 메이커를 담당했던 신현준은 맡은 역할에 대해 "사채업자이자, 수학천재"라며 "바보와 천재간의 사랑이 마음에 들어 출연을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영화 <맨발의 기봉이>에서 지적장애인 연기를 먼저 경험했던 신현준은 "하희라 씨가 얼마나 힘든 과정을 겪고 있는지 공감이 간다"고 격려하기도 했다.

엄마의 모자람을 부끄러워하던 딸들이 엄마들에게 보내는 사랑고백이 될 SBS <바보엄마>는 <폼나게 살 거야> 후속으로 17일 첫 방송된다. 

바보엄마 하희라 신현준 폼나게살거야 지적장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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