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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철 SLS그룹 회장(자료사진)
 이국철 SLS그룹 회장(자료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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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 실세 스폰서 의혹'을 폭로했던 이국철(구속중) 전 SLS그룹 회장이 정권 실세인 임태희 전 청와대 대통령실장과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 김형준 전 청와대 춘추관장 등을 무고와 명예훼손, 증거인멸 혐의로 4일 고소했다.

이날 서울중앙지검에 접수된 이 회장의 고소장에 따르면,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은 출판물 등에 의한 명예훼손, 박영준 전 차관은 무고, 김형준 전 춘추관장은 증거인멸의 혐의로 피고소인이 됐다.

일본 법인장 "술값 20만 엔 법인카드로 계산"

먼저 고소의 핵심인물인 박영준 전 차관의 무고 혐의. 박 전 차관은 지난해 9월 제출한 고소장에서 "이국철 회장이 기자회견과 인터뷰 등을 통해 '총리실 국무차장으로 재직할 당시 일본 현지 법인을 통해 400~500만 원 상당의 향응을 제공했다'는 허위사실을 적시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회장은 검찰수사 결과 등을 근거로 "박 전 차관은 2009년 5월 23일 일본 아카사카의 '몽쉘'이라는 주점에서 일본 현지 법인인 SLSJ를 통해 접대받은 사실이 인정된다"며 "내가 허위사실을 적시해 박 전 차관의 명예를 훼손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27일자 서울중앙지검의 불기소 결정서에 따르면, SLS그룹의 일본 법인장이던 권아무개씨가 검찰조사에서 "일본 아카사카에 있는 '몽쉘'이라는 주점에서 박 전 차관과 그를 수행하던 김형준 전 춘추관장 등과 함께 술을 마셨고, 일본 법인 카드로 술값 20만 엔을 계산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김형준 전 춘추관장은 검찰조사에서 "('몽쉘'에서 있었던) 3차 술자리는 기억이 안난다"며 "박 전 차관이 3차 술자리를 갔는지도 기억이 안난다, 아마 안 갔을 것이다"라고 해명했다. 

이 회장은 검찰조사를 바탕으로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도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임 전 실장은 지난해 10월 2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기자들을 만나 "박 전 차관을 접대했다는 SLS그룹의 주장은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회장은 고소장에서 "마치 내가 거짓말을 하는 사람인양 언론에 비춰지게 하는 등 공연히 허위사실을 적시해 신문 등에 보도되게 하였다"며 "이로써 나를 비방할 목적으로 출판물 등에 의하여 내 명예를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마지막 피고소인은 김형준 전 춘추관장. 김 전 관장은 지난해 9월께 이 회장이 박 전 차관의 술접대 의혹을 제기하자 SLS그룹 일본 현지 법인장을 지낸 권씨에게 전화해 "SLS가 술값을 계산했던 3차 술자리는 없었던 것으로 하자"고 요구했다. 이 회장은 "김 전 관장은 이렇게 요구한 뒤 권씨로 하여금 수사기관에서 조사받을 때 이를 진술하지 않도록 했다"며 "이로써 김 전 관장은 타인의 형사사건에 관한 증거를 인멸했다"고 주장했다.

"진실과 구속은 별개... 3월, 4월에 인생의 승부수 던지겠다"

한편, 이 회장은 지난 2월 27일 <오마이뉴스> 기자와 면회한 자리에서 "다 덮었다고 하는 것은 자기들(정권과 검찰 등) 생각이고 이제부터 싸울 생각"이라며 "진실과 구속은 별개"라고 '진실규명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 이 회장은 "밑그림은 이제 다 그려졌고, 이제 쿠킹(요리)할 일만 남았다"며 "3월, 4월에 인생의 승부수를 던지겠다"고 말했다.

이 회장의 한 측근은 "이 회장은 SLS조선 워크아웃의 실체, 검찰 고위층 로비 등을 검찰에서 제대로 수사하지 않았다고 본다"며 "앞으로 재판에서 이와 관련된 진실을 규명하려는 의지가 매우 강하다"고 전했다. 

이 회장과 관련된 공판은 오는 12일부터 시작된다. 


태그:#이국철, #임태희, #박영준, #김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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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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