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스타>는 스타는 물론 예능, 드라마 등 각종 프로그램에 대한 시민기자들의 리뷰나 주장을 폭넓게 싣고 있습니다. 물론 그 어떤 반론도 환영합니다. 언제든지 '노크'하세요. <오마이스타>는 시민기자들에게 항상 활짝 열려 있습니다. 편집자 말

우연히 들은 음식점 옆자리 대화, 아주 친숙하게 "걔가 거기 나와서 그게 그래도 그만큼 퀄리티가 있어진 거지. 그나마 걔니깐 그 정도 한 거야", 말끝마다 걔니 어쩌니, 언뜻 들으면 말한 사람의 지인 누군가를 이야기한 거 같다. 그런데 한참 듣다 보니, "자우림 걔 말이야, 나가수 살렸지", 하는 거다(ㅋ~).

어느 틈에 스타는 우리에게 하늘에 떠있는 별이 아니라, 우리 곁에서 반짝 반짝 우리 생활의 윤활유가 되어주는 존재가 되고 있다. 술자리에서도, 찜질방에서도, 친척들이 모여서도,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자신의 얘기보다 스타 누군가의 이야기를 열을 올려 이야기하는 걸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주중 저녁 8시 20분부터 방영되는 KBS 2TV <스타 인생극장> 홈페이지

주중 저녁 8시 20분부터 방영되는 KBS 2TV <스타 인생극장> 홈페이지 ⓒ KBS


<인간극장>, 그 자리에...스타의 '인생극장'

그렇게 어느 틈에 친구보다도 때로는 가족보다도 더 친숙해진 스타의 속살을 작정하고 벗겨 보여주겠다고 하는 프로가 등장했다.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 8시20분부터 50분까지 KBS2 TV를 통해 방영되는 <스타 인생극장>이란 이름의 다큐가 그것이다.

애초에 이와 같이 한 사람의 드라마틱한 삶을 일주일 내내 따라다니며 보여주는 프로그램으로 <인간극장>이란 프로그램이 있었다. 소재 고갈과 스토리 중복 혹은 뻔함으로 인해 사람들의 관심에서 벗어나게 되고, 차츰차츰 주요 시간대에서 벗어나게 돼 어느덧 KBS 1TV 아침 7시 50분으로 밀려났다.

반면 <스타 인생극장>은 애초 140분 분량, 주 4일이었는데 반응이 좋자, 주 5일 150분 분량으로 늘어나, 일주일 내내 그 혹은 그녀를 만날 수 있게 되었다. 이러니 가족보다, 친구보다, 이웃보다 더 친근한 스타라고 말할 밖에.

스타란 이름을 건 인생극장이 보여줄 수 있는 게 뭘까? 2월 26일에서 3월2일까지 방영된 <스타 인생극장> 토니안 편은 한때 HOT라는 이름의 대표적인 아이돌그룹 일원이었던 서른 다섯 살의 토니 안이 사는 모습을 따라가고 있다.

 아이돌 트레이닝 프로그램 <아트스쿨> 진행자로 활동하기도 했던 토니안

아이돌 트레이닝 프로그램 <아트스쿨> 진행자로 활동하기도 했던 토니안 ⓒ 채널A


토니안은 제작자...홍보인가, 다큐인가

그런데 방송을 보면 토니안은 제작자로서 조만간 스매쉬라는 그룹을 데뷔시킨다고 한다. 물론 여기서 '데뷔'라는 말에는 어폐가 있다. 스매쉬라는 그룹은 일찍이 데뷔를 시켰던 아이돌 그룹이었지만, 토니안이 군대를 가버리는 바람에 활동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일본에 가서 고생을 했었다고 한다.

이제 다시 토니안이, 그 그룹의 일원이 돼 함께 재데뷔를 준비하는 과정이 아주 자세히 보여졌다. 요즘처럼 자고 나면 아이돌 그룹이 쏟아져 나오는 세상에서, 제작자 토니안 입장에서는 그렇게 힘들다는 신인 그룹 홍보를 아주 손쉽게 해버린 셈이다.

뿐만 아니다. 카메라는 토니안이 경영하는 음식점 체인도 따라갔고, 토니안 소속사 연예인들이 출연하는 개그 프로그램까지 친절하게 쫓아다녔다. 그리고 그 과정에는 스매쉬 그룹 멤버들도 틈틈이 따라다녔고.

물론 그 자신이 연예인이기도 하지만, 이제는 제작자이자, 연예 기획사를 운영하는 사장이기도 한 토니안이 사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하니 어쩔 수 없다지만, 일주일 동안 따라다니는 카메라를 보면서 '과연 홍보와 다큐의 차이는 무엇일까'란 질문이 저절로 나오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인간극장> 홈페이지

<인간극장> 홈페이지 ⓒ KBS


공영방송이라 더 뒷맛이 씁쓸한 <스타 인생극장>

<스타 인생극장>에 출연한 스타들이 다 그렇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애초 보통 사람들의 <인간극장>은 출근시간대로 밀려나고, 그 자리에 대신 들어선 <스타 인생극장> 뒷맛이 씁쓸하다. 아침 토크쇼도 거의 태반이 연예인 신변잡기 아니었던가. 차라리 <스타 인생극장>이 늘 하던 아침 프로그램 일부분이었다면 이렇게 씁쓸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MBC와 SBS가 연예인을 초대해 웃고 떠드는 시간, 일반인들의 독특한 사연으로 시청률 순위를 뒤집어버린 KBS 2TV <안녕하세요>를 보면, 기획여부에 따라 연예인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다.

그럼에도 주중 메인 시간대, 일일 드라마 아니면 연예인 삶을 들여다봐야 하는 우리네 삶, 그 선택 폭이 너무 좁은 거 아닌지. 그것도 시청자들의 수신료를 받아서 운영하는 공영방송에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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