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형과 이효리가 진행을 맡은 SBS 음악 프로그램 <유앤아이>가 26일 밤 12시 프롤로그편을 방송했다.

정재형과 이효리가 진행을 맡은 SBS 음악 프로그램 <유앤아이>가 26일 밤 12시 프롤로그편을 방송했다. ⓒ SBS


지난 밤 이효리와 정재형이 진행한 SBS 음악 프로그램 <유앤아이>의 첫 방송이 끝난 뒤, 관련기사의 핵심은 '음악'이 아닌 '뱃살'이 됐습니다.

27일 오전, 한 연예 매체가 '이효리 앞뒤로 튀어나온 뱃살 포착'이라는 기사를 보도했습니다. 제목 그대로 앞과 뒤의 모습을 순간 포착한 캡처 사진과 함께요. 접힌 부분이 어딘지 친절하게 동그라미 표시도 빼먹지 않았군요. 기사는 "이효리와 정재형이 편안한 진행을 했다"고 호평하면서도 "문제는 살이 찐 듯한 이효리의 몸매"라고 우려를 표했습니다.

이후 복수의 매체가 '충격' '사라진 복근' '늘어진 뱃살' '믿기지 않아' '대굴욕'과 같은 다양한 감탄을 제목으로 뽑으며 이효리의 뱃살을 앞다퉈 보도했습니다. 글래머러스하지만 탄탄한 몸매를 자랑하는 이효리가 살 때문에 굴욕이라니, 클릭하지 않고서는 못 배길 탐스럽고 자극적인 제목들이죠.

언제나 그렇듯 충격에 빠진 주체는 누리꾼입니다. 절대 기자가 아니에요. 이효리의 뱃살을 증명해줄 "충격이다" "복근이 그립다" "이효리도 사람이군"과 같은 여러 누리꾼의 멘트를 채집해 함께 실었습니다. 정말 객관적이죠?

이렇게 10여 개의 기사가 정오를 장식하고 있을 때쯤, 뱃살 사태의 국면이 바뀝니다. 이효리가 직접 자신의 트위터에 "나이 들면 처지는 게 당연지사, 뭘 그리 놀라나"라고 대응했거든요. "어제 <유앤아이>를 시청하신 기자들이 흠잡을 거라곤 제 뱃살밖에 없다는 걸 칭찬으로 받아들이며"라는 조소도 함께요.

이를 기점으로 보도는 "쿨한 대응"이라며 이효리를 대인배로 등극시켰습니다. "해명 글을 올렸다"는 제목의 기사도 눈에 띄는데, 뭘 '해명'해야 하는 걸까요.

결국 이 촌극이 남긴 건, 포털사이트에 '이효리 후덕 몸매'라는 실시간 검색어입니다. 뱃살이 이렇게 뜨거운 열기와 함께 보도된다는 것 자체도 어불성설이지만 차치하고, 어제 방송을 본 시청자로서 그 정도가 '후덕'이라니 너무 박하네요. 무엇보다, 순간적으로 접힌 살을 캡쳐하고 '뉴스'로 전달한 노력이 눈물겹습니다.

이효리 유앤아이 유&아이 실시간 검색어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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