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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63빌딩 시더룸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패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63빌딩 시더룸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패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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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보강 : 23일 오후 1시 10분]

"총선이 50여일 남았는데 선거를 앞두고 가장 중립을 지켜야할 대통령이 새누리당 정책을 옹호하고 한미FTA 등 민주통합당 정책을 비판한 것은 정치개입이자 선거개입이다. 있을 수 없는 일로 입장을 밝혀야 한다."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는 23일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이명박 대통령을 정조준 했다. 전날 이 대통령의 취임 4주년 기자회견에서 한명숙 대표를 비롯 참여정부 인사들과 민주당 정책을 비판한 데 대한 반격이다.

그는 "우리 역사상 대한민국 대통령이 야당 대표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옛 정권 인사들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집중적으로 비판하고 선전포고하는 일은 없었다"며 "강정마을 해군기지 문제나 한미FTA 문제를 자꾸 말 바꾸기로 초점을 맞추고 사람들을 인신공격하는 것으로 선거 전략을 잡는 것은 품격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쐐기를 박았다.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이 한미FTA나 제주 해군기지 문제로 각을 세우며 말 바꾸기 공세를 펴는 데 대해 한 대표는 "선거 전략을 말 바꾸기로 잡은 것 같다"며 "그러나 과연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있는지 묻고 싶다"고 토로했다.

"이 대통령, 말 많이 바꿨다...하루 아침에 뒤집은 분"

한 대표는 이날 세종시와 과학비즈니스벨트, 동남권 신공항 등 정책사례를 열거하면서 이 대통령의 말 바꾸기를 역공했다. 그는 "이 대통령은 참으로 많이 말을 바꿨다"며 "후보 시절부터 세종시는 20번이나 약속을 해놓고도 그 말을 하루 아침에 뒤집은 분"이라고 비판했다. 그로서 초래된 지역주민의 갈등과 혼선은 더 말할 수도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분노를 터트렸다.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문제에 대해서도 한 대표는 "참여정부 시절에는 이걸 민군 복합기지로 추진하면서 당시 국회에서 통과시킬 때 단서조항까지 달아서 보냈다"며 "이번에도 여야 합의로 예산을 삭감했으면 공사 중단 취지로 이해하고 지역주민들과 시민사회단체 의견을 수렴해서 전면 재검토해야지 그걸 자꾸 말 바꾸기로 초점을 두고 인신공격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비판했다.

특히 조용환 헌법재판관 문제와 관련해서는 "헌법재판관 야당추천권이 분명히 있는데도 7개월이나 연기하면서 조용환 헌법재판관 추천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며 "헌법재판에는 다양한 가치가 반영돼야 하기 때문에 언제나 야당추천권을 존중했고 지금까지 국회에서 존중되지 않은 법이 없었는데 결국 우리가 속았다"고 분루를 삼켰다.

한 대표는 "박근혜 비대위원장이 자꾸 원칙을 강조하는데 도대체 무엇이 원칙인지 되묻고 싶다"고 박 위원장을 겨냥했다.

내달 15일 비준되는 한미FTA에 대해서는 즉각 중단을 요청하고 재협상해야 한다는 원칙을 되풀이했다. 한 대표는 "참여정부에서 추진한 한미FTA는 미국에서 1년간 비준을 하지 않았다, 그 이유는 미국에게 국가이익이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며 "그런데 MB정권 들어 밀실협상으로 한미FTA 비준을 추진한 것을 보면서 과연 우리나라 외교가 주권국가의 외교인가 참으로 굴욕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개탄했다.

또한 한 대표는 "한미FTA든 무엇이든 국가는 99% 중산층에게 이익이 가는가 봐야 한다"며 "이미 2008년 미국의 금융위기 이후 국제금융질서에 엄청난 급변사태가 오면서 뉴욕 월가에서는 99%를 위한 시위가 몇 달째 지속됐고 다보스포럼에서 우리는 죄를 지었다고 고백하면서 신자유주의 성찰과 수술을 주문했는데 이명박 대통령이 한미FTA를 추진하다니 절대 찬성할 수 없고, 발효 중단과 전면 재협상을 요청한다"고 주장했다.

박근혜 비대위원장이 지난 22일 같은 토론에서 "스스로 폐족이라고 부른 분들이 정권심판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주장한 데 대해서는 격분했다.

한 대표는 "우리 정치역사상 야당 심판이라는 말이 나온 것은 처음"이라며 "새누리당이 당명까지 바꿔가면서 변신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이명박정권 4년간 너무나 총체적인 실정을 했기 때문에 정권심판론에 대한 공포가 있고 정권심판론에 엄청난 부담감을 가진 새누리당이 전략으로 내세운 게 야당심판론"이라고 야유했다.

그는 "국민이 이미 다 알고 있는 이명박정권의 실정이 심각한 수준"이라며 "여기에는 새누리당의 박근혜 비대위원장도 방조하고 동참했으며 이명박 대통령과 함께 조수석에 앉아 있었기 때문에 공동책임이 있는데 이걸 벗어나기 위해 야당심판론을 제기한 것은 문제"라고 비판했다.

"야권연대, 총선승리 뿐 아니라 민주진보정부 기틀 마련에 중요"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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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진보당과의 야권연대에 대해서는 곤혹감을 감추지 않았다. 한 대표는 "야권연대는 총선승리 뿐 아니라 민주진보정부의 기틀을 마련한다는 점에서도 매우 중요하다"며 "이해관계가 첨예한 지점에서 물 흐르듯이 쉽게 갈 수는 없다"고 고백했다.

그는 "많은 고비 있지만 많이 접근했고 매일매일 만나고 어떻게 보면 빠른 시일 내 이것이 이뤄지기를 바란다"며 "내부 반발이나 이해관계에 걸친 사람들의 불만이나 반발은 피할 수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야권연대 전략지역으로 정해져 민주통합당 후보에게 불이익이 갈 경우에는 피바람이 불 수도 있다는 점을 예고한 셈이다.

그럼에도 한 대표는 "이런 것 모두 다 감수하고 하나라로 뭉치라는 게 국민의 명령"이라며 "많은 고통을 감수하더라도 진정성을 다해 4·11 총선에서 승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합진보당의 상징적 지역구인 관악을 이정희 대표, 고양갑 심상정 대표, 서울 노원병 노회찬 대변인의 지역구에 대해서는 양보할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열심히 협상하고 있다"며 "중요한 것은 승리의 구도를 만드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기본적으로는 "우리도 그쪽도 양보해서 윈윈전략을 세우는 것이 기본 방침"이라며 "이번 선거는 쉽지 않다는데 절체절명의 공감대를 갖고 있고 또 우리가 뭉쳐야 한다는 의기의식과 사명의식이 결합돼 좋은 성과를 만들어내겠다"고 다짐했다.

이번 총선 민주통합당의 목표는 "원내 제1당이 되는 것"이라고 솔직히 천명했다. 그는 "민주통합당이 상당한 의석을 차지할 것이라는 보도도 있고 벌써 집권한 게 아니냐는 얘기도 나오지만 우리의 판단은 전혀 아니"라며 "2004년 노무현 대통령의 탄핵 역풍이 심했을 때도 한나라당이 원내 121석을 했기 때문에 MB정권 실정의 반사이익만으로는 도저히 낙관할 수 없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뛰겠다"고 밝혔다.

4·11 총선 공천 호남 물갈이에 대해서는 "인위적인 물갈이는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다만 그는 "호남 지역언론 조사에 따르면 호남의원 교체 확률이 높다는 것이 이미 발표됐다"며 "그 결과를 지켜보면 물갈이가 될지 어떻게 될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천권을 시민들에게 돌린 만큼 이번 공천의 결과는 지역주민들의 판단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는 게다.

무엇보다 민주통합당의 전국정당화 구상에서 주요 전략지역 중의 하나인 부산경남 지역의 전략에 대해서는 "부산경남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지만, "이 지역은 워낙 새누리당의 전신이었던 한나라당의 텃밭이고 그 뿌리가 깊어 당선의 고개를 넘을 수 있을지 낙관할 수 없다"고 신중론을 폈다.

다만 부산 사상을로 도전장을 던진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에 대해서는 "당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고 낙관하면서 "문 이사장이 선전해서 부산의 중심에 서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고 전했다.

한 대표는 "한나라당의 부산전략이 만만치 않게 나올 것"이라며 "최선을 다해 국민의 염원인 변화의 바람, 바꿔야 한다는 요구에 정말 부응해서 이번 선거에서 선전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쉽지 않은 선거임을 재차 강조했다.

여성의 정치세력화 확장 강조...여성 15% 할당 불만 세력에 '일축'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63빌딩 시더룸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63빌딩 시더룸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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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15% 할당과 관련해 분란이 제기됐던 문제에 대해서는 이미 민주통합당의 당헌에 여성 30%를 공천하도록 노력한다고 돼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여성의 정치세력화를 확장하고자 하는 개혁정책을 추진하는 데는 우리뿐 아니라 외국에도 훨씬 험난한 길로 여성의 정치참여를 이뤄냈다고 말했다. 여성 15% 할당에 불만을 품고 비판하는 세력에 대한 일축인 셈이다.

한 대표는 "여성이 45개 지역에 공천 신청을 했지만 15%를 다 채울 수 있을지 없을지는 봐야 한다"면서도 "여성들의 의정활동 평가가 훨씬 높고, 또 지역공천을 받았을 때 당선확률이 높은 것이 현실"이라고 밝혔다.

무엇보다 "여성들이 많이 진출하면 국회가 투명해지고 싸움하는 문화에서 토론하는 문화로 바뀔 수 있다"며 "여성공천은 개혁적이나 이런 것에 반발하는 세력이나 사람은 있기 마련"이라고 전했다.

여성 15% 공천에 대해 계파정치라고 주장하는 점에 대해서는 "개인의 계파와 전혀 관계가 없다"며 "나는 대선후보도 아니고 한명숙은 계파가 없다"고 거듭 천명했다.

공천심사위원회가 원칙을 갖고 이미 국민에게 발표한 기준에 따라 심사하고 있기 때문에 당대표의 입장을 강조하는 것은 어떤 측면에서라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적절치 않다고 본다는 한 대표는 지금까지 마련해놓은 원칙과 기준에서 공정한 룰이 적용되고 있고 공정하게 지켜지고 있다는 점만 말씀드리겠다고 전했다.

한 대표는 이날 60분간 진행된 토론 내내 매우 흥미진진하게 임했으며 공격적인 질문에도 피하지 않고 각을 세워 답변했다. 


태그:#한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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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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