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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민속촌 안에 7호집은 평안남도 안주군 신안주읍 운학리에서 이건 복원을 한 집이다
▲ 7호집 한국민속촌 안에 7호집은 평안남도 안주군 신안주읍 운학리에서 이건 복원을 한 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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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부지방은 추운 겨울을 나기 위한 여러 가지 생활의 지혜가 주거문화에 반영돼 있다. 아무래도 남쪽보다는 한 겨울의 추위를 이겨내기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용인시 소재 한국민속촌의 7호 집은 평안남도 안주군 신안주읍 운학리에서 이건한 집이다. 한국민속촌의 집들은 대개 전국 각처에서 이건을 했거나, 해체해 옮겨온 후 복원을 한 집들이다.

지난 2월 18일, 민속촌을 찾았다. 민속촌 안으로 들어가 초가로 된 문을 들어서면 우측에 대장간이 보인다. 그 건너편에 자리하고 있는 집이 바로 7호 집이다. 이 집은 여러 채의 집을 특이한 형태로 배치해놨다. 안채와 문간채, 사랑채, 광채 등이 합해져 ㅁ자 형태를 띄고 있다. 이는 겨울에 불어오는 바람을 막기 위한 방법이기도 하다.

'비늘이엉'을 엮은 낮은 집

4칸으로 된 대문채는 -자 형으로 구성되었다
▲ 대문채 4칸으로 된 대문채는 -자 형으로 구성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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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문을 들어서 안에서 본 대문채의 모습. 광과 마굿간 등이 있다
▲ 대문채 대문을 들어서 안에서 본 대문채의 모습. 광과 마굿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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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칸의 대문채는 가운데 출입문을 내고 양편에 광을 드렸다. 대문채에는 마구간 등이 있다. 대문채와 마주하고 있는 안채는 4칸이다. 그런데 이 집의 특징은 처마가 낮고 방이 좁다는 것. 또한 기둥과 기둥사이를 좁히고, 전 공간에 온돌을 설치해 실내 난방의 효율을 높이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지붕은 비교적 낮게 만들고 이엉의 밑동을 아래로 내린다. 이는 거친 바람에도 지붕의 이엉이 뒤집히지 않도록 한 것이다. 이렇게 조형한 이엉을 '비늘이엉'이라고 하며, 보온효과가 뛰어나다고 한다. 지붕을 낮게 조성을 하거나, 방을 작게 만드는 것은 모두 겨울 추위를 이겨 내기 위함이다.

네칸으로 된 안채는 비늘이엉을 엮어 낮은 지붕을 만든다. 바람을 이겨내기 위해서이다
▲ 안채 네칸으로 된 안채는 비늘이엉을 엮어 낮은 지붕을 만든다. 바람을 이겨내기 위해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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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호집의 건물들은 대청를 놓지않고 방으로 연결이 되어있다. 추운 지방에서 추위를 이겨내기 위한 방법이다
▲ 방 7호집의 건물들은 대청를 놓지않고 방으로 연결이 되어있다. 추운 지방에서 추위를 이겨내기 위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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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채로 들어오는 바람을 막기위해 대문채와 안채 사이에 광채를 ㄷ 자로 놓았다
▲ 광채 안채로 들어오는 바람을 막기위해 대문채와 안채 사이에 광채를 ㄷ 자로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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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채를 바라보면서 좌측에 넓은 부엌을 두고, 연이어 방 3칸을 드렸다. 방을 이어 드리는 것도 모두 난방을 위함이다. 즉 마루방인 대청을 별도로 두지 않는다. 특이한 것은 방 앞에도 우리의 전통가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마루를 놓지 않았다. 이 모든 것이 겨울에 눈보라가 치면 마루라고 해도 제 기능을 갖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사랑채와 별채도 특이해

이 7호 집의 건물을 놓은 형태는 특이하다. 많은 건물들을 이리저리 벌려놨다. 문간채 끝에 ㅡ자 형태로 늘어선 사랑채에는 안채 쪽으로 부엌을 두고, 방을 드린 후 마루를 한 칸 드렸다. 이 마루는 대문채에 가려 잘 나타나지 않는다. 이렇게 마루를 대문채에 가려 놓은 것도 눈보라와 함께 치는 찬 겨울바람을 막기 위함이다.

대문채에 이어 붙인 듯한 사랑채도 네 칸으로 꾸몄다. 좌측 끝은 부엌이고 우측 끝은 마루를 놓았다. 하지만 마루는 대문채에 막혀 바람이 들지 않는다
▲ 사랑채 대문채에 이어 붙인 듯한 사랑채도 네 칸으로 꾸몄다. 좌측 끝은 부엌이고 우측 끝은 마루를 놓았다. 하지만 마루는 대문채에 막혀 바람이 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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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채와 비스듭히 뒤편에 서 있는 별당채. 방이 좁고 낮게 꾸몄다. 이렇게 작은 방을 연결하는 것은 추위를 이겨내기 위함이다
▲ 별당채 안채와 비스듭히 뒤편에 서 있는 별당채. 방이 좁고 낮게 꾸몄다. 이렇게 작은 방을 연결하는 것은 추위를 이겨내기 위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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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채 동편으로는 비스듬히 놓은 별당채가 있다. 방은 세 칸 달아냈지만, 그 방들이 낮고 ㅂ좁다. 이 모든 것이 지역의 기후를 이겨내기 위한 방법이다. 이런 집들의 구조를 보면서, 추운지방에서 나름대로 그 기후를 이기내기 위한 선조들의 지혜를 배울 수가 있다. 대문채와 안채 사이에 두 칸으로 조성한 광채 역시, 맞바람을 피하기 위한 건물이다.

여러 채의 건물을 이한 형태로 펼쳐놓아
  
사랑채의 뒤편으로 돌아가면 한 칸으로 된 측간과, 그 옆에 또 한 칸의 광채가 있다. 이렇게 특이한 형태로 집안의 여기저기에 벌려 놓은 건물들. 아마도 이런 곳에서도 선조들의 지혜를 엿볼 수가 있다. 측간을 사랑채의 담벼락에 가깝게 문을 달아냈다. 이는 용변을 볼 때 바람을 조금이라도 덜 받게 하기 위함이다.

사랑채 뒤편에 마련한 측간(위)와 광. 측간은 사랑채의 벽에 가까이 붙여서 지어 바람을 막도록 했다
▲ 측간과 광 사랑채 뒤편에 마련한 측간(위)와 광. 측간은 사랑채의 벽에 가까이 붙여서 지어 바람을 막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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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화장실을 문이 없는 사랑채의 뒤편에 조성을 해, 냄새가 나는 것을 방지하기도 했다. 여러모로 집안의 구성 하나하나가 살아가는데 편리하게 하도록 신경썼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금은 갈 수조차 없는 평안도의 집이라는 것에 눈길이 멈춘다. 이 7호 집은 민속촌에 있는 이북지역의 집 다섯 채 중 한 채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다음 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평안남도 안주군 신안주읍 운학리, #비늘이엉 초가, #한국민속촌, #7호집, #북부농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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