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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즐기기 위하여 하는 일'을 일컬어 '취미'라 합니다. 그러나 가볍게 하는 취미생활을 넘어 시간과 돈, 정력을 아낌없이 쏟아부으며 '심각한 취미생활'을 만끽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들의 특별한 취미를 4회에 걸쳐 소개합니다. [편집자말]
 2007년 북유럽 여행시 노르웨이 오슬로 주변 항구에서 촬영한 요트의 모습
 2007년 북유럽 여행시 노르웨이 오슬로 주변 항구에서 촬영한 요트의 모습
ⓒ 정도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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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사람들이 제일 갖고 싶어 하는 것이 무언지 아시나요? 바로 요트라고 합니다. 신제품까지도 생각을 안 하죠. 중고품이라도 좋으니 자기 요트를 가지고 여가 생활을 즐겼으면 하는 것이 여기 사람들의 꿈이라고 합니다."

2007년 6월 북유럽을 여행하면서 가이드로부터 들은 이야기다. 노르웨이, 덴마크, 네덜란드 그리고 핀란드 등 북유럽은 전통적인 해양국가로 알려져 있다. '바다를 지배하는 자가 세계를 지배한다'라는 말도 북유럽을 지칭하는 것이다. 북유럽을 여행하는 내내 시야에서 요트가 정박해 있는 모습이 사라지지 않는 크고 작은 항구. 하늘을 찌를 듯한 높은 마스트(돛대)와 하얀 세일(돛)을 단 요트는, 내게 있어 분명코 꿈이었고 환상적인 모습이었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난 2008년. 맡은 일이 스포츠와 관련되다 보니 자연스레 북유럽 여행의 기억이 떠올랐고 요트에 관심이 갔다. 당시 내 직장에는 전국에서 몇 안 되는 실업 요트 팀이 있었고 전국대회에서도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었다. 그런 연유로 틈틈이 요트에 관한 공부를 하게 됐고, 본격적인 취미생활로 접어들게 된다.

일반적으로 국민소득 2만 달러를 넘어서면 '마이 요트(My yacht)'시대라고 하는 것이 세계적인 흐름이자 경향이다. 그럼에도 요트는 '돈 있는 사람만이 하는 고급 스포츠'라는 인식이 깔려 있다. 물론, 요트 한 척을 살 경우 적지 않은 돈이 들어가는 게 사실이다. 그렇다고 요트를 즐기는 모든 개인이 자신의 요트를 소유하고 있지는 않다. 동호회를 조직해 공동소유하거나 회원제 운영으로 얼마든지 요트를 탈 수 있기 때문이다.

요트를 알고 나서 도전정신과 자연사랑 생겨나

 2008년 요트에 입문하고 첫 항해에 나섰던 마산항에 정박한 요트. 뒤로 마창대교가 보인다.
 2008년 요트에 입문하고 첫 항해에 나섰던 마산항에 정박한 요트. 뒤로 마창대교가 보인다.
ⓒ 정도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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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트의 부정적 편견을 없애자, 한 번 타 보고 싶은 욕심이 생겼고 우연한 기회가 찾아왔다. 이어 요트협회에 가입하고 2008년 11월 경남 마산항에서 처녀항해에 나섰다. 당시 경상남도윈드서핑협회장과 거제시요트협회장의 도움이 컸다.

비록 항 인근에 위치한 '돝섬'을 돌아오는 짧은 코스였지만, 잊지 못할 추억거리로 남아 있다. 작은 요트가 좌우로 혹은 앞뒤로 흔들거릴 때는 위험을 느끼면서도 스릴을 동반하는 쾌감이 넘쳐흘렀다.(관련기사 : '환상적'이었던 첫 크루저 여행)

요트는 정박과 운항이 두 가지 큰 조건이다. 경우에 따라 바람이 적이 되기도 하고 친구가 되기도 한다. 태풍이나 바람을 피해 안전하게 정박할 항구도 필요하지만, 바람이 없으면 항해에 걸림돌이 돼 버린다.

거제도에는 요트에 필요한 이 두 가지 요소가 꼭 맞는 항구가 많다. 그래서 거제도가 요트 도시로 각광받으며 뜨고 있다. 항구 중에서도 지세포항은 항아리 모양을 빼닮은 아름다운 곳으로 거제도를 대표하는 요트 정박지로 알려져 있다.

결코 긴 시간이 아닌 짧은 기간, 요트를 알고 나서 변화한 나의 모습은 도전정신과 자연사랑. 요트라는 취미생활로 요트를 알기 전보다 삶의 활력소가 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덤으로 50중반을 넘어서는 나이에도, '뭔가 할 수 있다'라는 도전정신과 '나의 삶이 곧 자연이다'라는 자연사랑이 생겨났다. 더 나아가 나이가 들어갈수록 나태해지는 인간의 속성에서 탈피해 적극적인 사고와 행동을 가져다준 것도 큰 변화라는 생각이다.

대한해협 횡단해 대마도까지 항해

 거제도~대마도 요트 횡단 모습. 대마도 아소카 만을 지난 요트는 인공해협인 만제키 다리 밑을 통과해 목적지인 이즈하라 항구로 가고 있다.
 거제도~대마도 요트 횡단 모습. 대마도 아소카 만을 지난 요트는 인공해협인 만제키 다리 밑을 통과해 목적지인 이즈하라 항구로 가고 있다.
ⓒ 정도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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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트라는 취미생활을 하면서 뭐니 뭐니 해도 잊지 못할 사건(?)은 대한해협을 횡단한 대마도까지의 세일링. 거제도~대마도는 직선거리로 약 37마일(약 60km)이지만, 목적지인 이즈하라 항구까지 항해거리는 약 67마일(약 108km)이다.

2011년 3월 4일부터 6일까지 3일간, 밤낮을 운항하며 바다에서 보낸 시간만 해도 22시간, 거리는 왕복 216km가 넘는다. 첫날밤, 해상에서 스크루 고장으로 얼음장 같은 찬 바다에 뛰어들어 수리해야만 했던 일은 아찔한 순간이 아닐 수 없었다.

사건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대마도 이즈하라 항구에 도착하고도 예정시간보다 빨리 입국했다는 이유로, 육체적 피로감에도 4시간 넘게 입국심사와 조사를 받아야 했다.(관련기사 : 4시간 넘게 기다렸다, 이게 다 일찍 왔기 때문이란다)

검푸른 바다 수면위에서 떠오르는 보기 드문 장엄한 일출. 험난한 파도와 바람과의 싸움은 결코 포기할 수 없었던 일. 이런 상황은 요트를 탄 세일링이 아니면 경험하지 못하는 일이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당시 요트 체험기는 <오마이뉴스>에 이렇게 전하고 있다.

"칠흑 같은 밤이다. 지세포항은 깊은 잠에 빠져있다. 묵직한 발걸음 소리는 바다를 깨우고, 소리에 놀란 파도는 몸을 일으켜 흰 거품을 내며 물결을 인다. 15명의 일행을 대마도(쓰시마)로 태워 갈 두 척의 요트는 조용히 정박해 있다. 마스트 꼭대기에 걸려있는 큰 별 금성은 다이아몬드 빛을 내고 있다. 3월 4일 금요일 밤, 거제도 지세포항 풍경이다."(관련기사 : 요트서 본 일출, 장엄하고도 장엄하도다)

 요트가 바람과 파도를 헤치며 대마도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요트가 바람과 파도를 헤치며 대마도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 정도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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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이틀째 세일링도 요트는 바람과 파도와의 싸움이 계속되고 있음을 전하고 있다.

"세찬 바닷바람이 분다. 역시 세일링은 바람이 불어야 제 맛이 드는 법. 엔진 시동을 껐다. 크루(승무원)는 헤드세일과 메인세일을 폈다. 줄을 감고 잡아당기면서 손놀림은 빨라졌고, 몸은 재빠르게 움직인다. 선수는 치켜들고 선미는 반대로 가라앉으며, 요트는 좌우 요동을 반복한다. 좌현이 바닷물에 잠길 기세다. 돛은 팽팽히 댕긴 모양으로 바람을 가득 안은 상태다."

"성훈아, 댕겨 줄 댕겨. 오른쪽, 오른쪽 줄 말이야."
"감아. 감아. 주혁아, 윈치. 머리 조심해, 붐. 붐에 머리 닿지 않도록 조심해."

2011년 3월. 일본 동남 해안을 급습한 쓰나미는 온 세계를 충격의 도가니로 몰아넣기에 충분했다. '위대하다는 인간'은 자연의 위력 앞에 한갓 부질없는 존재였던 셈. 바로 그 쓰나미가 오기 1주일 전, 나를 태운 거제시요트협회 소속 '블루시티'(40피트, 7명 승선)호와 다른 일행을 태운 거제요트클럽 소속 '코엔스블루'(46피트, 8명 승선)호는 대마도 세일링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이 세일링은 거제도~대마도 국내 최초의 기록으로 남게 된다.(관련기사 : 대지진 1주일 전, 요트타고 대마도 다녀왔습니다)

올여름에는 많은 이들이 해양레포츠를 취미로 삼았으면

 매년 7월이면 거제도에서 전국 규모의 윈드서핑대회가 열린다. 사진은 지난 해 거제시장배전국윈드서핑대회 모습.
 매년 7월이면 거제도에서 전국 규모의 윈드서핑대회가 열린다. 사진은 지난 해 거제시장배전국윈드서핑대회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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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트'라는 취미생활은 결코 어렵지 않다. 제일 많은 사람이 사는 서울. 사람들은 어떻게 먼바다까지 가서 요트를 타겠냐고 하지만, 서울에는 아름다운 한강이 있다. 윈드서핑을 비롯한 요트를 즐기기에 적합하고, 실제로 동호인도 많다. 마음먹기에 따라 지금이라도 당장 실천 가능한 레저스포츠가 윈드서핑이요 요트다.

경남은 해안을 낀 지역으로 요트가 활성화되고 동호인도 날로 늘어나고 있다. 요트를 전문적으로 가르치는 요트학교도 창원(마산, 진해), 통영, 남해 그리고 고성에서 활기차게 운영중이다. 거제 역시 2010년 10월 '거제요트학교'가 문을 열고, 시민과 거제를 찾는 사람들에게 해양레포츠를 알리고 있다.

요트학교에서 카약, 윈드서핑을 비롯하여 요트까지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는 요트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불식시키는데 큰 몫을 하고 있다는 평이다. 한 해 동안 5천 명이 찾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특히, 어린아이들에게는 여름철 대표적인 레포츠로 인식되고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요트가 대중화될 날도 멀지 않았다는 전망이다.

매년 7월이면 거제도 지세항에서는 윈드서핑 전국대회가 열리고 있다. 요트를 타기에 앞서 해양레포츠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윈드서핑을 비롯한 카약체험도 바다를 알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올여름 거제도에서 많은 사람이 해양레포츠를 취미생활로 삼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거제지역언론인 <거제타임즈>와 <뉴스앤거제>, 그리고 제 블로그에도 싣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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