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쁘다 바빠. 인기 그룹 아이돌은 명절에 효자 노릇 하느라 쉴 틈이 없다. 가요계에서 열심히 노래 부르던 이들은 이번 설에 바둑알도 까야 하고, 수영 육상 등 체육대회도 나가야 하며, 미팅도 해야 한다.
이번 설 연휴 동안 지상파 3사 설 특집 프로그램에서 가장 자주 만날 수 있는 이는 아이돌이다.
▲ 8일 저녁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MBC 설특집 <아이돌 스타 육상 수영 선수권대회>에서 F팀의 씨스타가 입장하며 환호하는 팬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 이정민
'아이돌'이라는 이름을 건 프로그램만 3개. 20여 개 인기 그룹이 대거 출연하는 <2012 아이돌스타 알까기 선수권대회> <2012 아이돌스타 육상 수영 선수권대회>와 '우리 결혼했어요'의 연애 버전 특집 <아이돌스타 미팅쇼 두근두근 흔들려> 등, 모두 MBC에서 방송한다.
<아이돌스타 알까기 선수권대회>는 2010년 추석 특집 <청춘 알까기 제왕전> 확장판이다. 당시 방송 최초로 아이돌 34명이 '알을 깠다'. 같은 해 뜀박질도 했었다. 당시 선보인 <아이돌스타 육상 수영 선수권대회>는 어느새 4회 째를 맞는 명절 효자 프로그램이 됐다.
물론, 아이돌의 활약은 이뿐만이 아니다.
▲ 설특집 프로그램 최고의 게스트 아이유 KBS 2TV의 설 특집 프로그램 <세자빈 프로젝트-왕실의 부활>은 23일 오후 7시 20분에 방송된다. ⓒ KBS
SBS <놀라운 대회 스타킹> '2012 동안킹 선발대회'에 쥬얼리(은정·세미·예원)와 티아라(보람) NS윤지 제국의 아이들(동준·희철·형식) 브레이브 걸스(은영·예진) 등이 출연한다. KBS 2TV 설 특집 <1대 100 스타퀴즈왕>에서는 엠블랙, 포미닛, 씨스타, 에이핑크 등이 출전한다.
조선시대의 세자빈 간택 과정을 아이돌 12명이 재현하는 KBS 2TV <세자빈 프로젝트-왕실의 부활>에서는 브라운아이드걸스(나르샤·미료) 티아라(보람·소연) 미쓰에이(민) 포미닛(소현)과 아이유가 등장한다.
▲ MBC <2012 아이돌스타 알까기 선수권대회>는 HOT 출신 문희준과 토니안, 룰라의 김지현과 고영욱 등 원조 아이돌부터 슈퍼주니어·소녀시대·샤이니·씨스타·미쓰에이·인피니트 등 현재 인기 있는 아이돌, 개그맨까지 총 100여 명의 연예인이 대거 출연한다. 알까기는 바둑알을 손가락으로 튕겨서 상대의 바둑알을 바둑판 밖으로 밀어내는 게임이다. ⓒ MBC
이렇다보니, 겹치기 출연도 비일비재하다. 특히 씨스타의 경우, <알까기 선수권대회> <육상 수영 선수권대회> <1대 100 스타퀴즈왕>까지 온갖 대회를 섭렵하는 가히 '출전돌'이라 부를 만하다.
왜 아이돌일까? 대개 그룹으로 이뤄져 멤버를 분산·출연시킬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프로그램에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소속사나 방송사에게나 활용 가치가 높다. 또한, 본업인 노래와 춤은 물론 예능과 연기까지 되는 만능 엔터테이너인 아이돌의 특성은 특집 프로그램에서 빛을 발한다. '팬'이라는 충성도 높은 시청층을 담보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이렇듯 아이돌 없는 명절 특집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가 됐다. 물론 연휴 전 녹화방송들이지만, TV 화면만 놓고 보면 아이돌은 명절에 주부보다 바쁜 사람들임에 분명하다.
설 연휴 때만이라도 TV에 나오는 자신들의 활약을 가족과 함께 즐길 수나 있는 건지 궁금하다. 언젠가부터 명절 특집으로 살인적인 스케줄을 소화해야 하는 아이돌, 새해 복 많이 받을 시간은 있을까?
▲ 8일 저녁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MBC 설특집 <아이돌 스타 육상 수영 선수권대회>에서 A팀의 기수인 비스트의 양요섭이 환호하는 팬들을 검지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답례하고 있다. ⓒ 이정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