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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의 명절 설. 대학생 김윤석(25·남)씨는 3년 전 설 연휴에도 술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자신이 빠지면 다른 사람들이 더 힘들어지기 때문에 쉴 수 없었다. 그와 함께 일하던 사람들은 모두 술집에서 밤새 일하고 다음날 아침 잠깐 친척집에 다녀왔다가 다시 그날 밤에 출근을 해야 했다. 김씨는 '설날인데 좀 쉬고 다른 친척들도 만나고 싶다'고 생각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

대학생 알바 절반 "설 연휴에도 일해요"

설 연휴에도 아르바이트를 하는 대학생이나 20대들이 많지만, 그에 합당한 임금을 받는 이들은 적었다. 영화 <그녀를 모르면 간첩>의 한 장면.
 설 연휴에도 아르바이트를 하는 대학생이나 20대들이 많지만, 그에 합당한 임금을 받는 이들은 적었다. 영화 <그녀를 모르면 간첩>의 한 장면.
ⓒ M3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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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처럼 설에도 쉬지 못하고 아르바이트를 하는 대학생들이 많다. 올 설을 앞둔 13일 취업포털 사이트 알바몬과 인크루트는 대학생과 20대 아르바이트생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 아르바이트' 설문조사 결과를 나란히 발표했다. 알바몬은 대학생 874명을 대상으로, 인크루트는 현재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20대 알바생 414명을 대상으로 각각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설 연휴에도 일하는 대학생은 전체 절반에 이른다. 그들 대다수는 최저임금조차 받지 못하지만 아르바이트를 하지 않는 대학생들 80%는 설 연휴에도 아르바이트를 하길 원한다.

알바몬 조사에 따르면 현재 아르바이트 대학생의 45.8%가 '설 연휴에도 예외 없이 근무해야 한다'고 답했고 6.6%는 '일부 직원이나 알바생은 휴가를 얻었지만 자신은 휴가를 얻지 못했다'고 답했다. 인크루트 조사에서도 설문에 응한 20대 아르바이트생 중 37.7%가 이번 설 연휴에 아르바이트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알바몬 조사에서 대학생들은 명절 알바의 장점으로 '평소보다 센 시급과 일당(49.8%)', '단기간에만 바짝 일하고 필요한 돈을 모을 수 있다(28.4%)'를 주된 이유로 꼽았다. 인크루트 조사에서도 설날 연휴에 아르바이트를 하는 이유로 '당장 쓸 용돈이 부족해서 충당하려고'(30.1%)라는 응답이 가장 많아 주로 경제적 이유 때문에 설날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생 알바 80% "정당한 휴일 수당 못 받아"

그러나 알바몬 조사에서 설날에 일하는 대학생들 80%가 정당한 보수를 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근로기준법은 휴일 근로의 경우 통상임금의 50%를 가산하여 지급하도록 정하고 있지만, 설연휴에 일하는 알바 대학생의 약 52%가 평소와 똑같은 급여를 지급받는다는 것이다. 29%는 '1.5배까지는 아니지만, 평소보다 조금 더 주긴 한다'고 답했다. 근로기준법에 정해진 대로 1.5배 이상을 받는다는 응답은 19%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대학생의 상당수는 설 명절 연휴에도 아르바이트를 하고 싶어하는 걸로 조사됐다. 알바몬 조사에서 아르바이트를 하지 않는 대학생의 80.6%가 "기회만 닿는다면 설 연휴기간 동안 아르바이트를하고 싶다"고 답했다.

'알바몬'을 운영하는 잡코리아 아르바이트사업본부 홍보팀 안수정 대리는 "최근 대학생들이 겪는 경제적 어려움 때문"이라고 그 원인을 분석했다. 지난해 4월 알바몬에서 대학생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약 67%가 '자신이 생계형 아르바이트생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고, '등록금으로 인한 경제 부담을 줄이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한다'는 비율도 37%나 나왔다고 한다.

안 대리는 "과거에는 대학생들이 단기 아르바이트를 주로 찾았지만, 이제는 중장기 아르바이트도 구하는 모습을 보면 대학생들이 겪는 어려움이 더 커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덧붙이는 글 | 김경훈 기자는 오마이뉴스 15기 대학생 인턴입니다.



태그:#설 아르바이트, #알바몬, #인크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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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15기 인턴기자. 2015.4~2018.9 금속노조 활동가. 2019.12~한겨레출판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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