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임 집행부의 비리 의혹에 연루된 손민한 전 선수협 회장 프로야구 선수협 회장을 지냈던 손민한이 전임 집행부의 비리의혹과 연루되어 신임 집행부에 의해 추가 고소를 당했다. 전임 집행부는 초상권과 관련해 배임수재 및 횡령 등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 전임 집행부의 비리 의혹에 연루된 손민한 전 선수협 회장 프로야구 선수협 회장을 지냈던 손민한이 전임 집행부의 비리의혹과 연루되어 신임 집행부에 의해 추가 고소를 당했다. 전임 집행부는 초상권과 관련해 배임수재 및 횡령 등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 롯데자이언츠


'책임을 다 하지 않고 떳떳하게 책임을 물을 수 있는가?'

프로야구선수협의회(이하 선수협) 신임 집행부가 손민한 전 회장을 전임 집행부의 비리 혐의와 관련 배임 협의로 고소했다. 선수협 집행부는 "지난 9일 인천지방검찰청 부천지청에 전임 집행부의 비리 혐의와 관련 손민한 전 회장을 배임 협의로 고소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미 선수들에 대한 초상권과 관련해 배임수재 및 횡령 등의 혐의로 형사사건에 연루돼 재판을 받고 있는 전임 선수협에 이어 손 전 회장을 추가로 고소한 것이다.

지난해 전임 집행부의 비리 의혹으로 심각한 내분을 겪고 있었던 선수협은 같은 해 12월 9일 박재홍(SK)신임 회장을 선출하고 이어 지난 3일 한때 자격 논란에 휩쌓였던 박충식(전 KIA) 사무총장을 선출하며 새롭게 출발했다.

선수협은 이번 고소 과정에서 전임 집행부의 비리 과정에 손 전 회장이 적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했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번 기회에 전임 집행부의 잘못을 낱낱이 밝혀내고 나아가 선수협에 대한 비리를 확실히 뿌리 뽑겠다는 입장이다.

책임 다하지 않은 구성원, 전임 집행부만 탓 할 수 있나?

전임 집행부의 잘못을 파헤치고 선수협의 비리를 뿌리 뽑겠다는 의지는 충분히 박수 받을 만한 일이다. 하지만 그 전에 선수들이 선수협의 구성원으로서 역할을 다 했는지는 스스로 되짚어 봐야 한다.

일례로 이번 사건인 초상권과 관련된 재판은 진행되었고, 당시 이 재판을 재판장에 직접 참관했던 선수는 송승준(롯데)과 정원석(한화) 둘 뿐이었다. 이들 두 명의 선수는 소속구단의 대표이자 선수협의 이사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나머지 6개 구단은 무엇을 했나? 이 부분에 대해서 관심을 갖기나 했는지 의심스럽다.

지난 2009년 5월 손 전 회장은 선수협의 노조전환을 시도했으나 무산되고 말았다. 당시 팬들과 여론이 선수노조에 대해 우호적이지 못했던 부분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선수들이 선수협의 노조전환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보다 더 큰 문제는 선수협의 구성원인 선수들이 집행부의 일에 크게 관심을 가지지 않은데 있다.

하지만 같은 해 12월 노조전환을 시도했던 손민한은 다시 선수협회장으로 연임됐다. '구관이 명관이고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먹는다'는 논리였다. 이미 선수노조 전환과정에서 동료 선수들에게 상처를 받은 손민한이었지만 자신을 지지해준 선수들의 선택을 거스를 수는 없었다. 그리고 그는 이날 총회에서 선수들에게 '선수협이 하는 일에 관심을 가져라. 이는 남의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선수협이 어떻게 설립되었고 어떻게 지금까지 오게 되었는가? 1988년 9월 프로야구 선수 1백42명은 대전 유성관광호텔에서 선수협설립을 시도했다. 그러나 선수협이 노조로 발전 할 것을 꺼려했던 각 구단은 선수협에 참여한 선수와는 재계약을 하지 않겠다는 압력을 넣으며 강경대응했고 상대적 약자였던 선수들은 구단의 압력에 굴복하며 결국 선수협 설립은 무산되었다.

당시 선수협 설립을 주도했던 고(故) 최동원은 최고 스타선수였음에도 연습생 선수들의 최저 생계비나 선수들의 경조사비, 연금 같은 선수들에게 꼭 필요한 최소한의 복지제도를 만들기 위해 선수협 설립을 주도했다. 비록 선수협설립 주동자로 낙인되어 보복성 트레이드를 당했지만 당시의 실패는 훗날 후배 선수들에게 좋은 교훈이 되었다.

그리고 2000년 1월 프로야구 선수들은 다시 모여 선수협설립을 논했고 당시 KBO와 각 구단은 과거처럼 선수협에 가입할 경우 전원 방출하겠다며 엄포를 놨지만 선수들은 흔들리지 않았고 KBO 또한 들끓는 여론을 잠재울 수 없었다. 무엇보다 선수협 설립에 대한 당위성을 가지고 있었던 선수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기에 2001년 1월 KBO와 구단 대표간 합의문이 작성되어 지금의 선수협이 설립될 수 있었다.

초심을 잃을 경우 중심은 흔들리게 되어 있다. 전임 집행부의 비리혐의는 이유를 불문하고 잘못된 일이며 철저한 조사와 함께 합당한 처벌도 필요하다. 하지만 전임 집행부에 대한 비리에 대해 구성원으로서의 역할을 다 하지 않고 무관심했던 선수들 또한 책임에서는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선수협의회 손민한 손민한 고소 선수협 비리 프로야구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