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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일(월) 화천 산천어축제 얼음구멍낚시터 현장. 어린 아이들과 함께 온 가족들이 유난히 눈에 많이 띈다.
 9일(월) 화천 산천어축제 얼음구멍낚시터 현장. 어린 아이들과 함께 온 가족들이 유난히 눈에 많이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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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전국을 강타한 구제역 탓에 축제를 열지 못했다가 2년 만에 다시 개최된 산천어축제가 연일 놀라운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호감도도 높아져 그 인기가 정점을 알 수 없을 만큼 높이 치솟고 있다. 한 해를 거르는 바람에 사람들의 관심도 그만큼 멀어지는 것은 아닐까 우려했는데 그런 걱정은 애당초 할 필요가 없었다.

지난 7일(토) 축제 개최 첫날 12만5000여 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축제가 열린 이곳 화천의 화천천을 찾아왔다. 이를 시작으로 단 이틀 동안 26만 명이나 다녀갔다. 지난번 축제 때인 2010년에는 축제 개막 이틀간 방문객이 20만여 명으로 집계됐었다. 그때도 매스컴마다 '대박'이라는 표현을 썼는데, 그 대박 기록을 다시 갱신한 것이다. 좀처럼 믿기 어려운 기록이다.

내 두 눈으로 직접 확인하는 '겨울철 7대 불가사의'

 얼음썰매를 미는 아버지들.
 얼음썰매를 미는 아버지들.
ⓒ 성낙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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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를 시작한 이래로 단기간에 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찾아온 적은 없었다. 이렇게 되면, 축제 전 기간에 걸친 방문자 수 역시 이전 기록을 가뿐히 갈아치울 것으로 보인다. 2010년 기록은 130만이었다. 당시 축제에서 비롯된 경제유발효과는 약 530억 원이었다. 올해는 그 기록 역시 무난히 뛰어넘을 게 분명하다.

산천어축제가 세계적인 여행 안내서인 <론니 플래닛>에 소개되면서 외국에서 찾아오는 방문자 수 역시 전에 없이 부쩍 늘었다. 동남아에서 찾아오는 관광객 수만 2만 여명. 그 수치 또한 기록적이다.

축제가 벌어지는 화천천 일대는 서울의 일개 동과 같거나 그보다 더 작은 크기다. 그런 곳에 하루 10만 명이 넘는 외지인이 자동차를 타고 들이닥친다고 생각해 보라. 만약에 서울에서 그런 일이 벌어지면, 그 후에는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다.

축제 규모 역시 2년 전 개최 때와 비교해 2배 가까이 커졌다. 축제장 끝에서 끝까지 오가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그 길이가 장장 3km. 웬만한 높이에 올라서지 않고는 축제장이 한눈에 들어오지도 않는다.

얼음구멍낚시터는 늘 사람들로 북적인다. 주말에는 거의 발 디딜 틈이 없다. 이런 장관을 어디 가서 또 볼 수 있을까? 축제 기간 내내 화천천이 40cm 이상의 두께로 얼어붙는 것도 가히 기적에 가까운 일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화천에 직접 와서 보면, CNN에서 왜 산천어축제를 '겨울철 7대 불가사의' 중에 하나로 보도했는지 알 수 있다.

 언제나 사람들로 북적이는 얼음구멍낚시터 일부. 주말에는 발 디딜 틈 없이 비좁아진다.
 언제나 사람들로 북적이는 얼음구멍낚시터 일부. 주말에는 발 디딜 틈 없이 비좁아진다.
ⓒ 성낙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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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낮은 자세를 취하기 시작하는 사람들.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낮은 자세를 취하기 시작하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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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해서 이런 일들이 가능했을까? 무엇보다 얼음구멍으로 산천어를 낚아 올리는 손맛이 오감을 자극한다. 평소 경험하지 못했던 재미와 감동을 준다. 그 손맛이 바로 화천천으로 사람들을 불러모으는 가장 주요한 요인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이 불가사의한 현상을 다 설명할 수 없다.

축제를 운영하는 방식 역시 불가사의한 일의 연속

 얼곰이성 얼음터널.
 얼곰이성 얼음터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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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천어축제는 '산천어'에 국한하지 않는다. 축제장에서 펼쳐지는 세부 프로그램은 그 명칭을 일일이 다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산천어축제가 겨울축제를 대표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산천어축제는 사실상 빙판 위에서 즐길 수 있는 놀이란 놀이는 모두 동원했다. 가히 '겨울 놀이 박람회장'이라고 불러도 이견이 없을 것이다.

그런데 한꺼번에 너무 많은 사람들이 한 장소로 치몰리다 보니, 어떻게 손써 볼 도리가 없는 문제들도 발생한다. 주차 문제가 가장 심각하다. 화천군에서는 강변은 물론이고 학교 마당과 읍내 도롯가마저 빠짐없이 주차 공간으로 제공하고 있지만, 그것으로 태부족이다. 평일에는 조금 여유가 있는 편이지만, 주말은 그야말로 속수무책이다.

 겨울축제에 빠질 수 없음 눈썰매.
 겨울축제에 빠질 수 없음 눈썰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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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에 주말에 화천을 찾아갈 생각이라면 주차 공간을 찾아내는 것은 물론, 축제 장소인 화천읍으로 진입하는 것 또한 꽤 시간을 잡아먹는다는 걸 꼭 기억해야 한다. 가능하기만 하다면, 평일에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게 가장 현명한 선택이 될 수 있다.

주말 방문자 수가 10만을 넘는 것에 비해, 평일인 9일(월)의 방문자 수는 그보다 훨씬 적은 5만이다. 물론 사방이 산과 강으로 둘러싸인 화천읍에서는 5만이라는 숫자는 결코 적은 수가 아니다. 화천군의 전체 인구는 2만 5000여 명이다. 그보다 더 많은 인구가 한날에 읍내로 들이닥칠 때 생길 수 있는 문제는 여러 가지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여전히 그런 저런 불편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해서 자동차를 몰고 온다. 축제 역시 큰 문제없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CNN은 미처 주목하지 못했겠지만, 이 축제를 눈여겨보고 있는 사람들에겐 이 역시 불가사의한 일 중에 하나다.

 선등거리. 산천어등으로 반짝이는 밤 하늘.
 선등거리. 산천어등으로 반짝이는 밤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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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등거리. 별들이 총총히 박힌 어두운 하늘 위를 유유히 유영하는 산천어등.
 선등거리. 별들이 총총히 박힌 어두운 하늘 위를 유유히 유영하는 산천어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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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는 화천의 밤

낮에 보는 화천은 이처럼 여러 가지 불가사의한 면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 불가사의도 밤을 이기지는 못한다. 어둠이 내리면서 서둘러 축제장을 떠나는 사람들로 다시 도로가 북적인다. 한낮의 축제도 막을 내린다. 그렇게 해서 그날의 축제가 모두 끝이 나는 걸까?

만약에 그렇게 해서 앞뒤 가림 없이 화천을 떠난 사람들이 있다면 그들은 화천에서 열리는 축제의 반쪽을 보고 가는 셈이다. 화천의 밤은 또 다른 장관을 연출한다. 그 밤에서 더 이상 불가사의한 면을 찾아볼 수는 없지만, 여전히 사람들을 그곳에서 떠나지 못하게 하는 요소는 남아 있다.

 선등광장, 산천어등으로 감싼 탑.
 선등광장, 산천어등으로 감싼 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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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천의 밤은 사람들의 마음을 들뜨게 한다. 그 바람에 해가 져도 화천을 떠나지 못하고 밤이 내린 어두운 거리를 떠도는 사람들이 여럿이다. 화천의 밤은 한겨울 밤의 한기를 모두 녹여내고도 남을 만큼 따뜻한 기운을 간직하고 있는 게 분명하다. 오히려 해가 떠 있을 때보다 더 따뜻한 기운을 느끼게 한다.

수많은 산천어등이 온몸에 불을 밝힌 채 검은 하늘 위를 두둥실 떠다니는 선등거리는 이미 명물 중에 명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선등은 '선계로 인도하는 등불'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는데, 그 선등이 산천어 모양을 하고 있는 것은 산천어가 선계의 물고기이기 때문이다. 선등거리는 결국 선계의 세계를 지상에 구현했다는 의미를 갖는다.

 사람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간 축제장. 하늘 높이 떠 있는 대형 산천어등.
 사람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간 축제장. 하늘 높이 떠 있는 대형 산천어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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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강변 산천어등 장식물.
 북한강변 산천어등 장식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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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둠 속에서 홀로 빛나는 하트 모양의 등.
 어둠 속에서 홀로 빛나는 하트 모양의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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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사 그런 뜻을 알지 못했다 하더라도 선등거리를 걷는 사람들은 자신이 밤에 열리는 또 다른 축제의 장으로 들어와 있음을 알게 된다. 대도시와 달리 조용한 밤, 대기 중에 부드럽게 번지는 빛이 유난히 아름답다. 이때 화천을 장식하는 선등이 무려 2만여 개가 넘는다고 한다. 이 수치 역시 간단히 보아 넘기기 어렵다.

어두운 밤, 화천에서 펼쳐지는 축제는 보면 볼수록 눈이 맑아지는 축제다. 산으로 둘러싸인 화천의 밤은 깊고 진하다. 그 속에서 빛나는 등불은 네온사인 찬란한 대도시에서 바라보는 것보다 더 선명한 빛을 띠게 마련이다. 가만히 바라다보면 눈뿐만 아니라 마음까지 밝아지는 걸 느낄 수 있다. 그러고 보니 화천의 밤 역시 불가사의한 면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화천의 산천어축제는 바로 이 선등거리에서 산천어등을 따라 걷는 것으로 완성된다. 그러니 산 너머로 해가 떨어졌다고 해서 서둘러 화천을 떠날 생각에 조급해 하지 않기를 바란다.

축제를 즐기러 와서 시종일관 무언가에 쫓기듯 시간을 보내다 가는 것처럼 슬픈 일도 없지 않은가? 선등거리는 읍내의 주요 도로와 읍내로 진입하는 북한강변 도로 일부에 집중되어 있다. 선등거리에서는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에 음악회나 풍물단 공연 같은 문화행사가 열리기도 한다.

2012년, 종합축제로 진화하는 화천 산천어축제

산천어축제는 매우 다채로운 내용으로 진행된다. 그 내용을 잘 모르고 가면, 축제장에서 행해지는 모든 일이 상당히 복잡하고 어수선해 보일 수도 있다.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게 되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다'고 했다. 산천어축제도 제대로 즐기려면 사전에 약간의 공부가 필요하다. 그래서 덧붙인다. 화천에 가기 전에 기본적으로 알아두어야 할 것들이다.

 활어차 수조 속을 헤엄치는 산천어.
 활어차 수조 속을 헤엄치는 산천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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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터에서 한 사람이 낚을 수 있는 산천어는 딱 3마리다. 그 이상은 다른 사람들을 위해 양보한다. 산천어는 현장에서 바로 회를 치거나 구워 먹을 수도 있다. 산천어축제장에서 지불한 비용의 절반가량은 상품권으로 되돌려 받는다. 그 상품권은 화천군에서 지정한 곳에서 음식을 사먹거나 농산물을 구입하는 데 사용할 수 있다.

얼음구멍낚시가 생소한 사람들을 위해 축제장 입구에서 산천어 낚시 방법을 가르쳐주는 낚시강좌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낚시터 안에도 낚시 방법을 알려주는 도우미들이 대기하고 있어 간단한 조언을 구할 수 있다(참고 기사 : 산천어축제에서 산천어 꼭 잡는 비법은?
). 음식점이나 숙박업소를 찾지 못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때는 '종합안내소'를 찾아가면 바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아시아 빙등광장'의 거북선 얼음 조각.
 '아시아 빙등광장'의 거북선 얼음 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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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프로그램이 더 다양해졌다. 지난해 쪽배축제 때 인기를 끌었던 '하늘가르기'를 화천천 위에 설치해, 축제장 위를 500m 길이의 외줄을 타고 날아갈 수 있게 만들었다. 천변에는 기차 레일 위를 지나가는 '카트레일카'를 설치했다.

그리고 산천어축제를 종합축제로 만들어나가기 위해 '허허당 스님의 선화 갤러리 초대전'과 '자연사 박물관' 등의 문화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그 외 더 자세한 내용은 화천산천어축제 홈페이지를 이용하시길 바란다.

산천어축제는 이달 29일(일)까지 열리고, 선등은 축제 폐막일에서 다시 8일을 더해 2월 6일(월)까지 불을 밝힌다. 산천어축제는 2003년 시작해 올해로 10년째 9회를 맞고 있다.

 루어낚시장 시멘트 벽을 장식한 얼음꽃.
 루어낚시장 시멘트 벽을 장식한 얼음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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