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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연말 국회는 새해 예산안과 함께 민생법안이라며 수많은 법안들을 처리했다. 그 가운데는 장애인계, 특히 시각장애인들의 오랜 숙원이었던 사항도 포함되어 있었다. '국립장애인도서관' 설치를 규정한 도서관법의 개정이 그것이다.  

새롭게 바뀐 개정안에는 지식정보 취약계층의 지식정보격차 해소를 위한 지원 시책을 수립·시행하고 자료의 확충과 제공 등의 조치를 강구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현재의 국립중앙도서관 내 국립장애인도서관지원센터를 폐지하는 대신 그 기능을 확대하여 국립장애인도서관을 설립·운영함으로써 국가 장애인 도서관서비스 대표기관으로서의 위상을 강화하고, 장애인의 정보접근성 향상에 기여하도록 하는 새로운 내용도 포함됐다.

법이 개정되자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등은 이러한 도서관법 개정을 환영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지난 5일 '대전시각장애인아카데미 학술대회'에 강의 차 참석한 국립장애인지원센터 김영일 소장을 대전의 산성장애인복지관에서 만났다.

1급 시각장애인인 김영일 소장은 조선대학교 특수교육과 교수이며 지난해 9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국립중앙도서관의 개방형 공무원 공개 채용을 통해 임용되었다. 고위직 공무원에 시각장애인이 임용된 것은 김 소장이 최초다.

"국립장애인도서지원센터, 규모 작아 한계 있었다"

 김영일 소장의 강의 모습
 김영일 소장이 '대전시각장애인아카데미 학술대회'에서 강의하고 있는 모습
ⓒ 신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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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김 소장과 나눈 일문일답.

- 이번에 개정된 도서관법에 의해 '국립장애인도서관' 설치의 근거가 마련되었다. 어떤 의미인가.
"그동안 민간장애인도서관들이 시각장애인 등 정보 소외계층들에게 나름대로 커다란 역할을 했다. 하지만 디지털 시대에 맞는 개별 맞춤형 서비스의 제공과 민간장애인도서관들의 중복되는 서비스를 총괄하고 조정하는 역할 등 현 시대에 맞는 도서관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을 마련하게 되었다는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 국립장애인도서관이 설치되기까지 참 어려웠던 걸로 안다.
"2002년부터 꾸준히 정보 접근이 어려운 장애인들을 위한 기구의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지난 2006년 국립장애인도서관 설치에 대한 움직임이 있었으나 이루어지지 않았고 현재의 '국립장애인도서관지원센터'가 2007년에 설치되엇다.

그동안 장애인도서관지원센터에서는 대체자료의 제작이나 시각장애인용 음성도서 기술표준 마련 등의 성과를 보였지만 장애인의 지식정보격차를 해소하는데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따라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과 같이, 장애인도서관 정책을 총괄할 수 있는 국립장애인도서관 설립의 필요성이 다시금 대두되었다. 이에 지난 7월 29일에 이정현 의원(한나라당 소속)이 국립장애인도서관 설립을 명시한 도서관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하였고, 이 법이 지난 연말 통과 될 수 있었다."

- 현재의 국립장애인도서관지원센터(이하 지원센터)와 앞으로 설치될 국립장애인도서관(이하 장애인도서관)과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현재 있는 지원센터는 국립중앙도서관 내부 직원 10명의 과단위 조직에 불과하다. 앞으로 설치될 장애인도서관은 현재 국립중앙도서관의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과 같은 분관 형태로 격상되며 조직도 현재 약 50명 정도 직원을 요구하고 있는 상태다.

현재의 지원센터에 비해 예산과 인원, 특히 인원 강화에 주력해 보다 다양하고 특화된 서비스 제공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2007년 설치된 지원센터는 그동안 대체자료 제작 등 장애인의 정보 격차 해소를 위해 노력해 왔으나 직원이 10명인 작은 조직이라, 많은 한계가 있었다."

- 이제 겨우 장애인도서관법의 근거가 마련되었다. 설치 등과 관련한 일정은?
"지난해 연말 도서관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1월 중에 대통령의 사인이 있고 대략 1월 20일 경에 법이 공표될 것으로 보인다. 법이 공표되면 6개월 이후 시행토록 규정이 되어 있으므로 대략 7월 20일까지는 어떤 형태로든 장애인도서관이 설립되어야 한다. 6개월내에 장애인도서관과 관련된 예산과 조직, 업무, 설치 장소 등을 마련할 것이다. 현재 구상에 따르면, 국립중앙도서관의 공간을 재조정해서 분관형태로 설치될 전망이다."

"장애 유형별 서비스 확대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

- 장애인도서관과 관련해 어려운 점은 없나.
"그동안은 국회 차원에서 법 개정이 고비였다면 앞으로는 실질적 조직을 꾸리기 위한 예산과 인원을 확보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행정안전부와 기획재정부에서 인원과 예산을 담당하기 때문에 이들 부처와의 조정을 통해 예산과 인원을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시각장애인을 포함한 장애인계의 도움도 필요하다."

- 앞으로 장애인 도서관이 설치되면 그동안 도서출판에 접근이 어려웠던 장애인, 특히 시각장애인들이 느낄 수 있는 변화는 뭔가.
"지금까지 시각장애인들은 자신이 원하는 자료가 아니라 이미 만들어진 자료를 이용 할 수 밖에 없었다. 앞으로는 장애인들이 원하는 자료를 신속하게 서비스하는 이른바 '맞춤형 서비스'에 노력하겠다. 이를 위해 그동안 민간장애인도서관들이 많이 행했던 수작업 위주의 대체자료 제작 방식 말고 출판사로부터 디지털 파일을 납본 받는다든지 하는 방식으로 일처리를 하면 보다 효과적인 대체자료 제작이 가능하리라고 본다.

이미 장애인차별금지 등에 관한 법률에서는 신간자료를 국립중앙도서관이 제작하도록 돼 있다. 도서관법에서는 장애인 등에게 필요한 자료를 출판사에 납본을 요구할 수 있고 특별한 경우가 없는 한 출판사는 이에 응하여야 한다는 조항이 있다. 또 저작권법에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방식으로 제작할 수 있게 되어 있는 등 장애인들에게 자료 제공을 가능하도록 제도화 되어 있다.

그러나 이런 제도가 갖추어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장애인 특히 장애학생 등은 아직도 교과서 등 기초적인 도서조차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장애인도서관은 이러한 점을 가장 먼저 해결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또한 장애인과 관련된 도서관서비스의 연구개발이나 각종 지침의 정비도 벌여나갈 것이다. 아울러 시각장애인 뿐만이 아닌 청각장애인이나 지체장애인 등 공공도서관의 장애 유형별 서비스를 확대시켜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 개인적 질문이다. 대학교수에서 개방형 공무원을 희망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
"제자 중에 시각장애인 학생이 있었다. 그 학생이 수업에 필요한 교재를 확보하지 못해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한 일이 있었는데 충격이었다. 나 역시 시각장애인이면서도 시각장애인의 도서 접근이 그렇게 큰 문제가 있는지를 잘 몰랐다. 대학 기말이 거의 끝날 무렵에야 교재를 구한다든가, 2009년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시각장애인이 2007년 자료를 가지고 공부를 한다든가 하는 사례가 있음을 알았다. 개인적으로는 교수 정년 보장 등 안정적인 생활이 가능하지만 시각장애인 등 공동체를 위한 노력을 해야 겠다는 생각이 있었고 기회가 되어서 지원센터를 통해 시각장애인 등 정보 소외 계층을 위한 일을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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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는 1급 시각장애인으로 이 땅에서 소외된 삶을 살아가는 장애인의 삶과 그 삶에 맞서 분투하는 장애인, 그리고 장애인을 둘러싼 환경을 기사화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