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새책①] <누가 박정희를 용서했는가>

김재홍 씀, 책보세 펴냄, 2012년 1월, 328쪽, 1만5000원

 

총·대선이 기다리고 있는 '정치의 해' 2012년. 박근혜 의원은 한나라당 비대위원장으로 나서며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했다. 2세 정치인으로서 박정희 전 대통령의 후광 또는 그늘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한 그. 이 책은 박정희 연구 전문가인 김재홍 경기대 교수가 '박정희 신화'의 진실을 이야기하는 책이다.

 

저자는 기자 출신다운 취재력으로, 권력 핵심인사들의 육성증언을 통해 이야기를 풀어간다. 정치군인들의 부패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며 국민을 상대로 한 '더러운 전쟁'의 실상을 고발하고, 기회주의자의 길을 걸어온 박정희의 역정을 통해 그의 실체를 밝혔다. <오마이뉴스>에 '박정희 권력 평가'라는 제목으로 연재된 글을 묶었다.

 

[새책②] <하해여관>

김성희 씀, 사회평론 펴냄, 2012년 1월, 316쪽, 1만5000원

 

이병철, 이건희, 이재용이라는 이름을 들으면 삼성 재벌 삼대라는 걸 어렵지 않게 알아차릴 것이다. 하지만 이규락, 이동하, 이병기라는 이름을 듣고 이들이 누군지 알아차릴 사람은 몇이나 될까. 이 책은 안동의 명문가이자 독립운동가 집안인 이씨 집안의 삼대를 소설 형식으로 재조명했다.

 

아버지 이동하와 함께 만주와 국내를 오가며 독립운동을 한 이병기는 좌익으로 몰려 투옥되고 고문으로 폐인이 된다. 한국전쟁 때 경산 코발트광산에서 학살당한 그는 50년간 뼈조차 추려지지 못했다. 몸소 실천하는 명문가의 존재와 이병기가 남긴 '의미'를 통해 '의미의 혁명가'란 무엇인지 자문하게 하는 책. 제2회 고루살이문학상 수상작이다.

 

[새책③] <달려라, 탁샘>

탁동철 씀, 양철북 펴냄, 2012년 1월, 450쪽, 1만4000원

 

남의 일기를 읽는 것에는 그 사람의 삶을 따라가는 재미가 있다. 특히 선생님들의 '교단일기'를 보면 가슴 훈훈한 감동도 느낄 수 있어 더 좋다. '왕따' 문제 때문에 가슴 아픈 소식들이 들려오는 요즘, 그래서 이 책에는 더 특별한 의미가 있다. 이 책은 강원도 산골 초등학교 교사인 탁동철의 교단일기다.

 

그가 20년 동안 써온 일기 속에는 아이들과 함께 모를 심어 가꾸고 그 쌀로 밥을 지어 먹고 동물 발자국을 찾아 산속을 누비고 아이들 손을 잡고 마을 어른들 이야기를 들으러 가는 선생이 있다. 스승과 제자가 따로 없는 그의 교실. 스스로를 찾고 함께하는 것을 가르친다는 그의 교육철학이 잔잔하고 진솔한 글 속에 녹아 있다.

 

[새책④] <뜨겁게 안녕>

김현진 씀, 다산책방 펴냄, 2011년 12월, 312쪽, 1만3000원

 

'88만원세대 대표 글쟁이'라는 수식을 달고 있지만 나는 그 말을 의심한다. 그의 월수입이 88만 원이나 된다는 걸 믿을 수 없기 때문이다. 김현진은 가난하고 '찌질'하다. 하지만 안 가난한 척 꼼수 쓰지 않고 안 찌질한 척 쇼하지 않는다. 이 책은 에세이스트 김현진이 가난하고 찌질한 청춘들에게 전하는 공감의 메시지다.

 

고등학교 중퇴 후 삐걱삐걱 지나온 그의 가난한 서울살이. 이제 서른을 넘어선 그가 철거촌, 달동네 등 서울의 골목골목에 담긴 기억을 풀어놓는다. 시시하고 애절한 동시에 정겹고 사랑스러운 기억들이 도시의 싸늘함에 눌린 청춘의 삶 속에 뜨끈한 동질감으로 파고든다. 인세의 절반은 용산참사 유가족 등과 나눈다.

 

[새책⑤] <사람 사는 이야기>

최규석 외, 휴머니스트 펴냄, 2011년 12월, 310쪽, 1만5000원

 

대자보 글을 한창 쓰던 시절, 만화를 그리는 친구가 참 부러웠다. 사람들이 내 글은 첫 문장과 마지막 문장만 읽으면서 그의 만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낄낄대며 봤기 때문이다. 내 긴 글에 담고 싶었던 이야기를 한 편의 만화에 담을 수 있다면…. 이 책은 기록과 만화의 만남을 추구한 '다큐멘터리 만화'다.

 

'대중의 예술' 만화에 르포문학의 생생함을 더했다. 삼화고속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담은 <24일 차>, 철거용역 아르바이트 경험담을 그린 <단돈 5만 원>, 등록금 빚에 시달리는 복학생의 연애 이야기인 <청춘은 아름다워?> 등 열두 편의 작품으로 현실의 모습을 진정성 있게 살려냈다. 웃으면서 또 울면서 세상을 배울 수 있는 책.


누가 박정희를 용서했는가 - ‘동굴’ 속의 권력 ‘더러운 전쟁’

김재홍 지음, 책으로보는세상(책보세)(2012)


태그:#새책, #신간, #책소개, #김재홍, #김성희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기록하는 사람. <사다 보면 끝이 있겠지요>(산지니, 2021) 등의 책을 썼습니다.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