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적인 결승골의 주인공이 된 지동원

극적인 결승골의 주인공이 된 지동원 ⓒ EPL


이보다 더 짜릿할 수 있을까? 유독 이변이 많았던 프리미어리그 19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선더랜드가 지동원의 결승골에 힘입어 선두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에 1-0승리를 거두는 최고의 이변을 연출했다.

2일 새벽(한국시각)에 열린 선더랜드와 맨시티의 경기는 객관적인 전력에서 맨시티의 절대적인 우세가 예상되었다. 하지만 경기가 진행되면서 절대적이란 말이 무색할 정도로 선더랜드의 선전이 눈부셨다.

이날 맨시티의 스쿼드는 다소 의외였다. 실바와 아구에로가 벤치를 지켰고 발로텔리는 명단에서도 아예 빠진 채 경기가 시작되었다. 1월 4일(한국시각) 새벽에 치러질 리버풀과의 경기를 염두에 둔 스쿼드였다. 그래도 맨시티의 스쿼드는 화려했다. 최전방에 에딘 제코, 측면공격에 나스리와 아담존스, 그 뒤를 야야투레와 데용, 베리가 지켰다.

전반 맨시티가 아담존스의 측면돌파로 선더랜드의 수비를 흔들었다면, 선더랜드는 쎄쎄뇽의 빠른 돌파로 맨시티를 위협했다. 전반 초반 맨시티의 공격을 차단한 선더랜드의 빠른 역습이 결정적인 찬스를 만들어낸다. 쎄쎄뇽이 자기 진영에서 공간으로 밀어준 패스를 벤트너가 이어받아 골키퍼까지 제쳤지만 끝가지 달려든 조하트에 걸리면서 골찬스는 무산되고 만다.

이후에도 쎄쎄뇽을 활용한 선더랜드의 공격은 위력적이었다. 쎄쎄뇽은 스피드를 활용한 개인돌파로 맨시티 중앙수비수들을 힘겹게 만들면서 선더랜드의 에이스다운 활약을 선보였다.

일방적일 것으로 보였던 경기가 팽팽한 접전으로 이어지자 맨시티 벤치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실바와 아구에로가 전반 중반부터 터치라인에서 몸을 풀기 시작했다.

맨시티의 공격은 아담존스에게 다소 집중되면서 선더랜드의 수비진에 집중적인 견제를 받았고, 경기가 마음대로 풀리지 않자 무리한 드리블로 상대 수비를 무너뜨리려 하다 보니 번번히 볼을 빼앗기면서 공격의 흐름을 끊고 말았다.

전반 27분 선더랜드 중앙수비수 브라운이 부상을 호소하면서 킬갤론과 교체아웃되면서 잘버텨내던 수비에 허점이 생기는 듯 보였다. 하지만, 킬갤론은 적극적인 몸싸움과 높이에서 집중력을 잃지 않으며 맨시티의 공격을 막아냈다.

맨시티에게도 전반 아쉬운 장면이 있었다. 수비수가 걷어낸 나스리의 슈팅, 골대를 맞고 나온 에딘제코의 슛은 골이나 다름없었다. 그만큼 맨시티의 아쉬움은 컸다.

0-0, 득점 없이 전반전을 마친 맨시티는 후반 시작과 함께 미드필더 데용을 빼고 아구에로를 투입했고 잠시 후 나스리 대신 실바까지 투입하면서 승리에 대한 의지를 불태웠다.

전반전이 팽팽한 접전이었다면 후반전은 맨시티의 일방적인 공세가 이어졌다. 실바의 돌파와 적절한 위치로 찔러주는 패스는 위력적이었고, 아구에로의 움직임과 패스도 예리하게 이어졌다. 다만, 골 결정력이 아쉬웠다.

발로텔리에 밀리면서 팀내 입지가 좁아져 가던 에딘제코의 골 결정력이 아쉬웠다. 후반 그에게 찾아온 수많은 슈팅 찬스를 골로 연결시키지 못했고, 킬갤론과의 높이싸움에서 밀리면서 헤딩슛의 정확도도 떨어졌다.

골은 터지지 않고 시간은 흘러가자 초조해 지는 것은 맨시티였다. 하지만, 마틴오닐 감독도 결코 물러서지 않았다. 후반 중반 이후가 되면 무승부로 경기를 마무리 하기 위해 수비적인 선수교체가 이어지기 마련이지만, 77분 벤트너 대신 지동원을 선택했다.

지동원이 교체 투입된 시점은 공격수로서 그리 긍정적인 상황은 아니었다. 승리가 필요한 맨시티의 파상공세가 이어지면서 선더랜드의 공격기회는 현저하게 줄어들었고, 볼을 끊어 낸 후 공격으로 이어지는 패스는 정확도가 떨어졌다. 맨시티의 공격을 끊어낸 후 공격작업을 펼칠 만큼의 여유가 없다 보니 걷어내기 급급했다.

지동원에게 이어진 두 번의 볼은 상대의 수비에 막히거나 처리가 늦어지면서 슈팅도 기록하지 못한 채 상대수비에 빼앗기고 말았다. 이대로 별다른 활약없이 경기를 마칠 것 같은 분위기였다.

80분이 넘어가면서 맨시티에 의해 금세라도 골이 터질 것 같았다. 선더랜드 문전에서 실바와 아구에로의 패스가 예리하게 이어지면서 유효슈팅이 이어졌고, 골 포스트를 맞히는 헤딩슛까지 나오면서 선더랜드 팬들의 긴장감은 최고조에 달했다.

추가시간에도 맨시티의 공세는 계속되었다. 하프코트게임을처럼 선더랜드 진영에서 경기가 진행되다 보니 선더랜드에게 기회는 없을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추가시간 3분이 지날 무렵 선더랜드가 볼을 뺐어냈고 측면을 달리던 지동원에게 연결된다. 중앙으로 볼을 잡고 이동 한 후 쎄쎄뇽에게 패스를 주고 공간으로 이동하던 지동원에게 패스가 다시 연결되었고 골키퍼까지 제쳐내면서 지동원이 극적인 결승골을 성공시킨다.

그라운드 가까운 곳까지 밀려나온 팬들과 얼싸 안으며 기쁨을 나눈 지동원의 골은 맨시티 선수들과 원정팬들의 고개를 떨구게 만들었다. 경기는 그대로 끝났다.

19라운드 최고의 골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극적인 결승골을 터뜨린 지동원. 첼시전 첫 번째 골에 이어 맨시티를 상대로 두 번째 골을 터뜨리면서 강팀킬러로 자리매김 할 가능성도 높아졌다. 마틴 오닐감독에서 확실한 눈도장을 받은 지동원은 출장기회를 더 많이 확보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맨시티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와 승점차를 벌릴 수 있는 절호의 찬스를 놓치면서 힘겨운 선수경쟁을 이어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리버풀전을 대비해 아끼려 해던 실바와 아구에로까지 교체출전 시키고도 패배한 만치니감독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치는 최악의 상황을 맞게 되었다.

과연, 선더랜드전 패배가 리버풀전에 어떻게 작용할지, 맨유와의 선두경쟁도 또 다시 고비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선더랜드 지동원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