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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고객 전화를 받는 곳에서 출발한 '콜센터'(call center)의 역할이 시대변화와 함께 마케팅이나 고객 서비스 등으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감정노동'의 대표적인 직업군으로 인식된 콜센터 가운데 일상생활에서 많은 이들에게 도움이 되고 사랑받는 '특이한 콜센터'를 소개합니다. [편집자말]
퇴근 후 동료들과 한잔하고 길을 걷다 빙판에서 낙상했는데 주위에 병원이 안 보인다면? 혹은 주말이나 야간에 급하게 약이 필요한데 어느 약국이 열었는지 모른다면? 불시에 들이닥치는 절체절명의 순간, 위급할수록 머릿속이 하얘지기 쉽다.

그럴 때는 휴대폰을 열고 1339번을 누르면 된다. 국번도 필요 없다. '1339'로 상징되는 응급의료정보센터의 전문 의료 직원이 당신을 도와줄 것이다. '응급의료정보센터 1339(이하 1339정보센터)'는 전신인 '적십자 129 응급환자 정보센터'부터 시작해 어느덧 21년의 역사를 가진 의료정보 콜센터다.

1998년 129에서 1339로 번호가 바뀌고 현재의 응급의료센터 틀이 완성되었다. 응급 환자가 발생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119'를 누르지만, 엄밀히 따지자면 119는 응급환자를 이송하는 업무를, 1339정보센터는 환자의 응급 처치 지도와 환자 증상에 따라 치료 가능한 가장 가까운 병원을 안내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전국 12개의 1339정보센터를 통해 대한민국 어느 지역도 빠지는 곳 없이 의료 정보가 안내되고 있다. 2008년도부터는 외국인이나 관광객을 대상으로 영어, 중국어, 일본어 상담 서비스가 시작되었고, 현재는 다문화가정을 위해 베트남어, 몽골어 상담도 가능하다.

또한, 11개 질환 중증 응급환자 정보를 수집해 응급 상황 발생 시 빠른 시간 내에 병원으로 이송될 수 있도록 모니터링 중이다. 이 제도는 올해 6월부터 시작해서 11월 기준으로 6000여 명의 정보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이렇듯 1339정보센터는 생명과 직결된 정보를 제공하지만 정작 기자조차도 1339의 존재를 몰랐었다. 그래서 1339정보센터가 어떤 곳인지 알아보기 위해 서울응급의료정보센터를 방문해 강홍성 실장, 윤은영 주임과 인터뷰를 가졌다.

"망망대해의 선원들도 전화를 걸어요"

 서울 응급의료정보센터의 입구
 서울 응급의료정보센터의 입구
ⓒ 강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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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로 어떤 분들이 1339정보센터를 이용하나요?
강홍성 실장(아래 강) : "이용자는 일반 환자가 전체의 90% 정도인데 의료인들도 환자를 다른 병원으로 보내기 위해 상담 받기도 합니다. 해외 동포나 외국 주재원들의 해외 콜 수도 매년 천 건 정도 있고, 한국을 방문한 외국 관광객의 상담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망망대해 선원들의 상담 전화나 학교의 보건 교사가 상황 판단을 하기 어려운 경우에 이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 전화를 받는 상담원들은 어떤 분들인가요?
강: "전화를 받는 상담원들은 의료 분야 전문 직원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공중보건의와 간호사, 응급구조사들이 상담을 합니다. 현재 서울센터에는 의사가 5명, 응급구조사와 간호사 18명, 외국어 서비스 직원 11명이 근무하고 있습니다. 다른 콜센터는 친절하면 무조건 플러스가 되지만, 여기는 직원들이 (응급의학을) 따로 공부해야 하고, 매달 자체적으로 시험도 봅니다. 때문에 1339정보센터가 일반 콜센터와 차별성을 가질 수 있겠죠."

- 정보센터에 걸려오는 전화의 양은 어느 정도인가요?
강: "서울센터에만 평균적으로 평일 1000건, 주말 2500건, 공휴일에 4000건, 명절 때는 8000건의 전화가 걸려옵니다. 한 직원이 하루에 400통의 상담 전화를 받을 때도 있습니다. 2010년에는 39만 건, 2011년에는 46만 건을 상담했습니다.

최근 5년간 36%의 상담 증가율을 보였습니다. 전국적으로 살펴보면 2009년에 138만여 건, 2010년에 161만여 건, 2011년도에 191만여 건으로 상담 전화가 매년 30만 건씩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내년에 119와 1339를 통합한다는 발상은 탁상공론의 극치입니다."

- 내년에 1339와 119가 통합되나요?
강: "정부가 '응급의료 현장이송체계 개선방안' 확정하면서 1339정보센터가 수행하던 응급의료기관 도착까지의 업무를 소방방재청으로 이관시키기로 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소방센터와 응급의료정보 콜센터를 분리시키는 추세인데 우리나라에서만 통합하려고 합니다.

2010년도 소방 응급환자 이송률이 26만 건, 1339 응급 상담은 39만 건인데 통합하면 2배 이상 증가하는 상담 건수를 소방에서 감당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전문단체도 통합을 반대하고 있습니다. 대한응급의학회와 병원협회 모두 반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서울시에 24시간 운영하는 약국은 강남에 딱 한 곳

 서울응급의료정보센터의 상황실. 쉴 새 없이 상담 전화가 걸려온다.
 서울응급의료정보센터의 상황실. 쉴 새 없이 상담 전화가 걸려온다.
ⓒ 서울응급의료정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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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화 상담은 주로 어떤 내용이 이루어지나요?
강: "상담전화의 80%가 약국이나 병원 안내 전화입니다. 그다음으로 질병 및 응급처치 지도가 17% 정도를 차지하고, 기타 상담이나 구급차 출동은 3% 정도입니다. 약국과 병원 안내 전화 상담이 많은 이유가 약사협회 홈페이지 정보가 에러가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저희도 협회 정보를 바탕으로 안내하기에 애로사항이 많습니다.

민간 병원은 자료가 없어서 자료를 수집하려면 직접 전수조사 하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1년에 4번 병원에 직접 전화를 걸어 내용을 업데이트합니다. 이 조사 기간만 한 달이 걸려서 안내를 하다 보면 실제와 다른 경우가 있습니다. 이러다 보니 질병이나 응급처치 지도의 상담 만족도보다 의료기관 안내나 약국안내 만족도가 상대적으로 낮습니다."

- 상담을 하며 보람 있었던 경험이 있으신가요?
윤은영 주임(아래 윤): "전화 한 통화 한 통화에 보람을 느꼈기에 여기에서 오래 근무했던 것 같아요. 코피 지혈 같은 사소한 상담에서도 보람을 느끼지만, 생명과 관련된 응급전화이기 때문에 중증 의료 환자들을 구했을 때 가장 뿌듯함을 느낍니다. (이직률이 높은 편인데?) 직원들이 일하면서 스스로 보람을 찾을 수 있느냐에 따라 직장에서 오래 일하느냐 금방 떠나느냐가 결정되는 것 같아요.

- 재미있었던 에피소드가 있었다면요?
윤: "야간에는 열이 나는 아이 상담 전화나 소아 상담 전화가 많아요. 한 번은 17개월 남자아이 상담전화가 걸려왔어요. 전화를 받으면 연령과 성별, 증세부터 묻는데 자연스럽게 17개월 남자아이가 열이 난다고 해서 평소처럼 상담했는데 끝날 무렵 '여기 정말 좋은 것 같아요. 저희 아이가 수컷인데 앞으로 아플 때 자주 이용하겠다'라고 하신 적이 있었죠. 저희는 동물 상담은 하지 않습니다.(웃음)"

- 상담하시면서 어려운 점이 있나요?
강: "어려운 점이 많습니다. 작업환경이 열악하고 이직률도 높습니다. 콜센터 특성상 한 명이 자리를 비우면 다른 사람이 채워야 합니다. 그래서 점심시간이 되면 직원들이 서로 눈치를 봅니다. 화장실 가는 것도 눈치 봐야 할 정도입니다. 이런 상황이라 직원들이 휴일을 챙기기는커녕 주말이나 공휴일에는 비상근무에 들어갑니다.

이렇게 근무하다 보니 성대에 문제가 있는 직원들이 많습니다. 성대 결절로 수술하는 직원들이 매년 늘어나고 있습니다. 증가하는 상담 수를 감당하려면 서울센터 상담 요원만 50명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윤: "센터에 여자직원들이 대부분이라 가끔 이상한 전화가 오기도 하고, 24시 전화라 밤에 시비를 거시거나 스트레스를 저희에게 푸시는 경우가 많아서 이런 면에서 정신적인 스트레스 받는 게 많아요. 그리고 야간에 약국 안내할 때가 가장 힘들어요. 서울시에 24시간 운영하는 약국이 강남에 딱 한 곳 있어서 강북에서 전화 오는 분들이 강북 무시하는 거냐고 따지시기도 해요."

-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시다면요?
강: "정말 응급 상황인데 1339정보센터를 이용하지 못하는 분들이 너무 많습니다. 특정시간 때는 수신율이 40%밖에 안 돼서 그 시간 동안 귀중한 생명이 꺼져갈 수 있으니 정말 응급상황인 분들만 이용하면 좋겠습니다."

윤: "정보센터는 일반 전화받는 콜센터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주셨으면 좋겠고, 얼굴을 보지 않다 보니 저희 마음을 다치게 하는 말들을 쉽게 하시는 거 같아요. 저희를 조금만 배려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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