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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큐, 어느 독재자의 고백> 표지
 <아큐, 어느 독재자의 고백> 표지
ⓒ 상상너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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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책①] <아큐, 어느 독재자의 고백>
여균동 씀, 상상너머 펴냄, 2011년 12월, 244쪽, 1만2000원

현직 대통령을 감옥에 '처넣은' 발칙한 연극을 들고 나타난 영화감독 여균동의 변신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그 뒤로 강정마을과 희망버스를 무대로 펼쳐진 그의 상상력은 불안한 시대의 불온한 문화를 대표했다. 이 책은 '문화운동가' 여균동의 연극 작품들과 그것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함께 담은 책이다.

연극 <아큐, 어느 독재자의 고백>은 2010년 10월부터 다음 해 1월까지 전국에서 2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그는 이 작품을 통해 불통의 'MB시대'를 조롱하고 새로운 질서에 대해 말했다. 문정현 신부를 따라 내려간 제주도 강정마을에서 마을의 독창성을 발견한 그. 영화인에서 정치운동가로 변신해간 여균동의 여정을 보여준다.

<안녕, 아프리카> 표지
 <안녕, 아프리카> 표지
ⓒ 시대의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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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책②] <안녕, 아프리카>
김성호 씀, 시대의창 펴냄, 2011년 12월, 583쪽, 1만9800원

제목만 보고 '그렇고 그런' 여행기쯤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저자의 이름을 보고 책을 다시 펼쳐들었다. 그가 지난여름 <오마이뉴스>에 연재한 중남미 여행기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그의 여행기에는 역사문화르포 수준의 깊이가 있었다. 이 책은 저자가 혼자 배낭 하나를 메고 76일간 아프리카 14개국을 종단하며 쓴 여행기다.

고대 인류의 요람이자 기독교문화와 이슬람문화가 꽃핀 문명의 요람인 아프리카. 동시에 그곳은 우리와 비슷하게도 제국주의 침략과 식민지 경험, 독재와 민주화라는 슬픈 현대사를 간직한 곳이기도 하다. 수박 겉핥기 식의 '관광'이 아니라 아프리카의 역사와 현재의 삶까지 돌아보는 인문학적 여행의 기록이다.

<에코의 함정>
 <에코의 함정>
ⓒ 이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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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책③] <에코의 함정>
헤더 로저스 씀, 추선영 옮김, 이후 펴냄, 2011년 12월, 372쪽, 1만8000원

'한반도 대운하'에서 '4대강 사업'으로 이름이 바뀐 '삽질'을 보면서, 우리는 이 정권의 '녹색성장'이란 구호가 얼마나 허망한 것인지 확인하고 있다. 녹색이라는 이름이 지구를 위한 프리미엄 정도의 의미로 여기저기서 난무하는 세상이다. 이 책은 녹색과 자본주의는 함께 갈 수 없다는 '불편한 진실'을 보여주는 책이다.

저자는 녹색이란 말이 붙은 상품을 사는 것으로 기후변화를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게으른 환경주의자'라 표현한다. 식품, 주거, 운송 등의 영역별로 '녹색 자본주의'의 꿈을 분석하여 그것의 허황함을 드러냈다. '착한 소비'만 외치는 것이 아니라 소비가 이루어지는 구조에 대한 성찰이 필요함을 역설한다.

<네 죄를 고하여라> 표지
 <네 죄를 고하여라> 표지
ⓒ 산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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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책④] <네 죄를 고하여라>
심재우 씀, 산처럼 펴냄, 2011년 12월, 344쪽, 1만8000원

지금은 잘 쓰지 않지만 '육시랄'이라는 욕이 있다. '육시(戮屍)를 할'이라는 말에서 온 것으로, 육시는 '이미 죽은 사람의 시체에 다시 목을 베는 형벌'이니 알고 보면 참 섬뜩한 말이다. 이처럼 조선시대에는 지금은 상상하기 힘든 형벌이 많았다. 이 책은 형벌과 법률을 통해 조선시대를 새롭게 분석한 역사 교양서다.

조선 사회를 뒤흔든 사건과 형벌의 현장을 추적해 '죄와 벌'의 사회사를 해부했다. 영화와 드라마를 통해 우리에게 잘못 알려진 형벌을 짚어보기도 하고, 정절 때문에 '강요된 자살'로 내몰린 여성들, 지금도 잔재가 남아 있는 연좌제 등의 이야기로 당시 사회상을 분석했다. 사진과 그림 자료가 풍부해 사실감을 더한다.

<일하는 우리 엄마 아빠 이야기> 표지
 <일하는 우리 엄마 아빠 이야기> 표지
ⓒ 철수와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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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책⑤] <일하는 우리 엄마 아빠 이야기>
백남호 쓰고 그림, 철수와영희 펴냄, 2012년 1월, 80쪽, 1만 원

내가 <작은책>이라는 노동 월간지를 만들던 시절, 매달 마감 때면 도착하는 새 표지그림을 보며 감탄하곤 했다. 백남호 화백은 늘 우리 곁에 있지만 보이지 않는 노동자들의 모습을 정감 어린 붓으로 진실하게 그려왔다. 이 책은 일하는 엄마 아빠들의 모습을 통해 아이들에게 노동의 귀중함을 알려주는 책이다.

미용 일을 하거나 떡볶이를 팔거나 세탁소를 하거나 공장에 다니는 엄마 아빠들. 그들이 땀 흘리며 일하는 모습과 그들의 일에 대한 친절한 설명으로 아이들에게 '땀 흘리는 것'의 자부심을 알게 한다. 저자의 말 그대로, "드라마나 영화에서는 늘 조연으로 등장하는 사람들이지만 사실은 이 세상 주인공인 분들의 이야기"다.


아큐, 어느 독재자의 고백

여균동 지음, 상상너머(2011)


태그:#새책, #신간, #책소개, #여균동, #김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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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하는 사람. <사다 보면 끝이 있겠지요>(산지니, 2021) 등의 책을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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