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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자 잡혀간다> 표지
 <꿈꾸는 자 잡혀간다> 표지
ⓒ 실천문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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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책①] <꿈꾸는 자 잡혀간다>
송경동 씀, 실천문학사 펴냄, 2011년 12월, 264쪽, 1만2000원

송경동 시인의 첫 인상은 꽤 강렬했다. 어느 집회에서 시를 읽다가 갑자기 눈물을 왈칵 쏟으며 마이크를 집어던지던 모습. 그는 '울보'였다. 그가 차가운 길바닥에서 싸우는 사람들과 함께할 수 있었던 것은 그가 늘 그들과 같은 울음을 울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 책은 노동시인, 송경동의 첫 산문집이다.

그는 지금 '희망버스'를 기획한 죄로 감옥에 갇혀 있다. 하지만 이 책은 '투쟁가'로 그를 기억하는 이들에게 '인간 송경동'을 보여준다. 불우한 소년 시절과 젊은 노동자로 만난 세상과 문학 이야기 등 진솔한 고백들이 지금 그의 치열한 삶과 겹쳐져 더욱 절절하다. 애틋한 풋사랑 이야기와 빨치산 장인어른 이야기가 특히 인상적이다.

<중생이 아프면 부처도 아프다 : 서이독경> 표지
 <중생이 아프면 부처도 아프다 : 서이독경> 표지
ⓒ 말글빛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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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책②] <중생이 아프면 부처도 아프다 : 서이독경>
명진 씀, 말글빛냄 펴냄, 2011년 12월, 348쪽, 1만5000원

내게는 흔치 않은 일이다. 책이 나오기 전에 제목만 듣고 책을 빨리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것은. 제목이 '쥐 귀에 경 읽기(鼠耳讀經 서이독경)'라니, 참 불온하기 짝이 없다. 늘 특유의 해학과 촌철살인의 풍자로 속을 시원하게 만들어주는 명진스님. 이 책은 '좌파스님' 명진이 우리 시대를 향해 던지는 '성찰' 이야기다.

제목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이 책은 MB정부의 거짓과 잘못에 대한 통렬한 비판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나아가, MB에 투영된 우리의 욕망을 돌아보게 한다. MB를 비판하는 것으로 모두가 자기를 돌아보게 하고, 결국 중생의 행복을 구한다는 명진스님. 그의 죽비 소리가 한편으로 통쾌하고 또 한편으로 '아프게' 가슴을 울린다.

<이오덕, 아이들을 살려야 한다> 표지
 <이오덕, 아이들을 살려야 한다> 표지
ⓒ 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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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책③] <이오덕, 아이들을 살려야 한다>
이주영 씀, 보리 펴냄, 2011년 12월, 244쪽, 1만3000원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하고 후회하는 것들이 참 많다. 나한테는 '이오덕 선생을 더 일찍 알았더라면' 하는 것도 그중 하나다. 어른의 말을 흉내내지 않고 아이들의 말로 아이들의 삶을 노래하게 한 이오덕. 이 책은 교육자이자 어린이문학가, 또 우리말 운동가였던 이오덕의 삶과 사상을 정리한 책이다.

1980년대 어린이문학의 새 길을 연 이오덕. '교육'과 '문학' 그리고 '우리말'로 아이들을 살려야 한다는 그의 말은 여전히 유효하다. 이 책은 당시의 논쟁과 사건을 중심으로 이오덕의 사상을 역동적으로 서술했다. "모두가 알아들을 수 있는 말로 참삶을 추구해야 한다"는 이오덕 정신에 걸맞게 쉽고 편한 말로 쓰였다.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 ①> 표지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 ①> 표지
ⓒ 세상을담는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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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책④]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 ①>
곽동수 외 씀, 생각을담는집 펴냄, 2011년 12월, 299쪽, 1만3800원

좌우명까지는 아니더라도 누구에게나 자신의 삶의 지표로 여기는 '이야기'가 있을 것이다. 그것은 구구절절한 '설명'이 아니라 짧고 강렬한 '인상'을 통해 만들어진다. '15분짜리 강의로 뭘 남길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무의미한 것도 같은 이유다. 이 책은 같은 제목의 CBS 강연 프로그램의 내용을 엮은 것이다.

교육, 경제, 평화 등을 주제로 이어가는 미니프리젠테이션. 스타강사 출신의 교육정책 담당자, 프로레슬러 출신의 칼럼리스트, 30년간 가족신문을 만들어온 역사학자 등, 다양한 강사들의 경험으로 15분의 시간을 가득 채운다. 버스를 기다리느라 써버릴 수도 있는 짧은 시간을 통해 내 삶을 바꾸는 소중한 경험을 할 수 있다.

<메멘토 노라>
 <메멘토 노라>
ⓒ 한겨레틴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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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책⑤] <메멘토 노라>
앤지 스미버트 씀, 강효원 옮김, 한겨레틴틴 펴냄, 2011년 12월, 260쪽, 1만 원

"기억하지 못한 역사는 되풀이된다." 5·18광주항쟁 기념관에 적혀 있는 문구다. '기억'은 진실을 위한 실천의 시작이다. 하지만 역사를 속이고 권력을 얻은 자들은 늘 '기억의 고통' 대신에 '달콤한 망각'을 권해왔다. 이 책은 폭력이 지배하는 사회에서 기억을 지키려는 이들의 이야기를 그린 소설이다.

소설의 배경은 테러가 일상화된 미래의 미국. 사람들은 공포에서 벗어나기 위해 '기억상실클리닉'을 찾아 기억을 지운다. 하지만 "잊어버리라"고 권하는 세상의 비밀을 알게 된 '노라'는 <메멘토(기억하라)>라는 만화책을 만들기로 마음먹는다. 언론을 통제하고 국민을 사찰하며 망각을 강요하는 우리 사회의 모습과 씁쓸하게도 닮아 있다.


꿈꾸는 자 잡혀간다

송경동 지음, 실천문학사(2011)


태그:#새책, #신간, #책소개, #송경동, #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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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하는 사람. <사다 보면 끝이 있겠지요>(산지니, 2021) 등의 책을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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