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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에 자진 출두한 대우자동차판매(이하 대우자판) 김진필 전 지회장에 대해 검찰이 15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인천지방검찰청은 이날 정오께 수감된 김 전 지회장의 구속영장을 법원에 청구했다. 구속 여부는 15일 저녁에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지회장은 정리해고 철회를 주장하며 대우자판 부평 본사에서 무기한 농성을 벌였으며, 사측은 이를 업무방해와 건조물 침입 혐의 등으로 고발해, 체포영장이 발부됐다. 김 전 지회장은 지난 9월 대우자판 전·현직 대표이사를 횡령과 각종 비리 혐의로 고발했고, 수사 촉구를 위해 13일 오후에 경찰에 자진 출두했다.

 

김 전 지회장은 14일 오전 0시 30분께 삼산경찰서 유치장에 입감됐고, 경찰은 현재 마무리 수사를 진행 중이다.

 

자진 출두했는데, 구속하나?

 

김 전 지회장이 정리해고 문제 외에도 대우자판 전·현직 임원들의 배임과 횡령 의혹을 제기해온 상황에서 경찰에 자진 출두한 상황이라, 법원이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를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얼마 전 법원은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문제 해결을 주장하며 1년 가까이 부산 영도 한진중공업 85호 크레인 위에서 고공농성을 벌인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한 바 있다.

 

하지만 김 지도위원의 구속 여부는 사회적 관심이 집중된 사안이었고, 오랜동안 크레인 농성에 따른 건강상 문제가 존재하는 등 김 전 지회장과는 다른 경우다.

 

한편, 초우량 기업인 대우자판이 분할되는 과정에서 대우자판의 자산이 헐값으로 매각된 의혹이 계속적으로 제기됐다.

 

대우자판지회와 소액주주들은 전·현직 임원들이 회사 자산인 대전 건물, 수원 정비사업소, 울산 달동 빌딩, 용인시 기흥 소재 자동차경매장, 서울 강남 대치동 코래드빌딩 등을 시세보다 훨씬 낮은 가격으로 매각해 막대한 손해를 회사에 입혔다고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실제 대전 건물의 경우 자산가치가 100억원이 넘었으나 2009년 50억 원에 매각됐다. 이 건물을 사들인 업체는 5개월만인 그해 9월, 89억 원에 매각했다. 수원 정비사업소의 경우도 2009년 3월 160억 원에 매각했는데, 매입자들은 그 다음해 261억 원에 매각해 차익 101억 원을 챙겼다. 울산 달동의 시가 100억 원이 넘는 빌딩도 2009년 4월 58억원에 매각했다.

 

상황이 이럼에도 전·현직 대표이사를 고발한 사건에 대해 검찰과 경찰은 아직까지 특별한 혐의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검찰과 경찰은 대우자판이 지난해 인천시 고위 공직자 등에게 상품권을 제공한 것으로 보이는 자료를 공개한 것에 대해서도 수사를 진행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혐의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김 전 지회장이 고발인 자격으로 조사를 받지 않아, 수사가 어렵다고 밝혔다.

 

인천지역 노동계 반발, "편파수사 우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인천지역 노동계는 검찰과 경찰의 편파수사를 우려하고 있다. 고발 사건의 조속한 수사를 위해 자진 출두한 김 전 지회장에 대해 먼저 업무방해 혐의 등으로 구속 영장을 청구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민주노총 인천지역본부 관계자는 "검경의 수사는 초우량 기업이 망해가는 과정에서 제기되는 각종 의혹에 대한 것보다, 점거 농성에 맞추는 느낌을 떨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전 지회장이 출두에 앞서 기자회견에서 상품권 제공 의혹과 배임과 횡령 의혹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촉구한 만큼 이 부분에 대한 철저한 수사 없이 김 전 지회장을 구속하는 것은 대한민국 권력이 부자 편임을 인정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부평신문(http://bpnews.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대우자판, #구속영장, #정리해고, #김진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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