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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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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원희룡·남경필 의원의 최고위원직 동반사퇴로 사실상 한나라당의 '홍준표 대표 체제'가 붕괴하면서 한나라당 안팎의 눈길은 박근혜 전 대표에게 모아지고 있다.

4·27재보궐선거 패배로 안상수 대표가 물러난 뒤 등장한 홍준표 대표체제마저 10·26 서울시장 선거 패배로 위기에 빠지고, '안철수 바람'으로 '박근혜 대세론'이 깨지면서 소장쇄신파와 친박(박근혜계) 내부에서도 박 전 대표가 전면 등장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었다.

하지만 박 전 대표가 조기에 무대에 오를 경우 집중공격 대상이 됨으로써 대선가도에 해가 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세를 얻지 못했었다.

박 전 대표쪽은 내년 4월 총선에서 선거대책위원장 등의 직함으로 전면에 등장하겠다는 생각이었다. 온갖 갈등이 나타날 총선 공천 이후를 출격시점으로 잡은 것이었다. 현 당헌·당규상 내년 대선에 출마하려는 인사는 대선 1년 6개월 전부터는 대표 등 선출직 당직을 맡을 수 없게 돼 있다는 것도 장애요인이다.

애초 계획한 등판시점은 내년 4월 총선

박 전 대표 본인도 '지도부 사퇴'보다는 "민생예산 증액 등 정책쇄신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밝혔었다.

지난 달 29일 의원총회에서 홍 대표가 "여러분 대다수의 뜻이 박근혜 전 대표가 당 대표에 복귀해서 쇄신과 총선을 지휘해야 한다는 쪽으로 결정되면 당권-대권 분리조항을 정지시키는 당헌 개정을 한 후 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고 '선방'을 날리고 결국은 '재신임'을 얻어낸 것도 이런 기류때문이었다.

그런데 '선관위 디도스 공격' 사건 이후 분위기가 급변했다. '대선자금 차떼기' 이상의 타격이 있을 수 있는 사건임에도 홍 대표가 "큰 집 살림을 하다 보니 바람 잘 날이 없네요"라는 안일한 인식 아래 '의원실 차원의 사건'으로 대응하면서 '홍준표 체제로는 안 되겠다'는 인식이 확산됐고, 결국 최고위원 3명이 동반사퇴해버렸다.

7일 오전 한나라당 유승민·원희룡·남경필 최고위원이 잇달아 사퇴한 데 대해 홍준표 대표가 입장을 밝히기 위해 여의도 당사 회견장에 들어서고 있다.
 7일 오전 한나라당 유승민·원희룡·남경필 최고위원이 잇달아 사퇴한 데 대해 홍준표 대표가 입장을 밝히기 위해 여의도 당사 회견장에 들어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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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전 대표쪽은 아직은 상황을 관망하고 있는 분위기다. '박 전 대표의 대변인'으로 통하는 이정현 의원은 '박 전 대표의 전면등장'여부를 묻는 <오마이뉴스>의 질문에 "지금으로서는 할 말이 없다"며 "지금으로서는 좀 더 상황전개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답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친박(박근혜계) 중진 의원도 "'홍준표 체제로는 더 못 간다'는 단계까지는 온 것 같은데 이후 비상대책위원회 같은 데서 논의가 모아지지 않겠느냐"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면서도 "의원들과 당원들이 박 전 대표의 전면등장을 원하는 것은 분명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유력 대선후보가 당 쇄신작업에 직접 개입하는 것은 대선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은 분명하지만 어쩔 수 없이 상황에 끌려가는 분위기"라며 "어떤 구도에서, 어떤 절차를 밟아 나가야 할지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본인의 의사인데 이런 점들이 분명해지려면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홍준표 대표가 "사태수습 후 사퇴하겠다"며 즉각 사퇴를 거부함에 따라 박 전 대표로서는 조금은 시간여유가 생겼지만, 그 시간이 길지는 않은 상황이다.

친박 핵심 유승민 "모든 당원들 뜻 중요"

7일 오전 사퇴의사를 밝힌 유승민 한나라당 최고위원이 취재진에 둘러싸인 채 여의도 당사를 나서고 있다.
 7일 오전 사퇴의사를 밝힌 유승민 한나라당 최고위원이 취재진에 둘러싸인 채 여의도 당사를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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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의 핵심으로 꼽히는 유승민 최고위원은 이날 사퇴기자회견에서 박 전 대표의 전면등장에 대해 "박 전 대표에게 말씀을 드려본 적은 없는데,  모든 당원들이 뜻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일반론'으로 들리지만, 위기 상황에서의 조기등판이라는  점에서 '당원들의 총의'가 모아져야 하고, 이를 통해 '대선 후보는 대선 1년 6개월 전부터 선출직 당직을 맡을 수 없다'는 당헌당규도 고쳐져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

현재 한나라당 내에서는 ▲ 박 전 대표와 외부인사가 참여하는 비대위 또는 선거대책위 구성 ▲ 전당대회 통해 새 지도부 선출 ▲ 재창당 주장 등이 엇갈리고 있다.

이들 중 원희룡 의원과 수도권 친이계를 중심으로 한 '재창당파'는 사실상 '박근혜 반대파'라는 점에서 박 전 대표가 전면에 나서려 할 경우 이들과 어떤 관계를 설정할지도 주목된다.


태그:#한나라당, #박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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