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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시간뉴스 박 대통령 "창조경제혁신센터, 삼성·SK 등 대기업이 지원"

▲ 웃으며 악수하는 MB와 김종훈 본부장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11월 29일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통과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이행을 위한 14개 부수법안에 서명한 뒤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과 악수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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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한글본 번역 오류 내용 전체가 공개된다. 2일 서울행정법원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회장 김선수, 이하 민변)이 외교통상부 장관을 상대로 낸 정보공개청구 소송에서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정부와 한나라당이 지난달 날치기로 처리한 한미FTA 비준동의안은 그동안 '누더기' 협정문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협정문 곳곳에서 300건에 달하는 번역 오류가 발견됐기 때문이다. 이에 민변은 지난 6월 외교부에 구체적인 정정 내용을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외교부는 거부했고, 민변은 법원에 정보공개 청구 소송을 냈었다.

정부가 한미FTA 협정문에서 고친 내용이 구체적으로 공개될 경우, 협정 발효를 앞두고 또 다시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협정 발효에 앞서 국민생활에 밀접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한글본의 재검증 작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다.

행정법원 "협정문 번역오류 공개는 공익적 성격"

행정법원 행정4부(이인형 부장판사)는 이날 판결문을 통해 "협정문 번역 오류로 인한 개정 내용이 객관적으로 투명하게 공표되면, 한미FTA 협상에 관한 사회적 합의 형성의 여건이 마련될 수 있어 고도의 공익적 성격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재판부는 지난 한-유럽연합(EU) FTA 협정문 번역 오류에 관한 정오표를 정부가 공개한 점도 들었다.

반면 협정문이 공개되면 "미국 내 한미FTA 인준 절차에 어려움이 생길 가능성"이나 "우리나라 대외신인도에 영향을 미칠수 있다"는 외교부의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미 소송 진행중에 미국 내 인준 절차가 마무리됐다"면서 "협정문 공개로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현저히 해칠 우려'나 대외신인도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외교부의 FTA 협정문 번역 오류는 이미 지난 한-EU FTA 협정문에서 200개 넘게 발견되면서 국제적 망신을 사기도 했다. 이후 한미FTA 협정문에 대해서도 재검독이 진행됐다. 외교부는 뒤늦게 잘못된 번역이 166건 등 모두 296건의 오류를 발견했고, 이를 고친 후 수정된 협정문을 국회에 다시 제출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10월 번역 전문가 등이 포함된 시민검증단이 검증한 한미FTA 번역 오류 결과는 더욱 심각했다. 85명에 달하는 시민검증단이 12일에 걸쳐 한미FTA 협정문을 일일히 검토한 결과, 2600여 개에 달하는 번역 오류가 나왔다. 특히 협정문의 주요한 내용의 번역 오류만 503개에 달했다. 외교부 결과보다 월등히 많은 수치다.

특히 '세금'을 '이윤'으로, '파기'를 '보류'로, '옮겨서'를 '제거하고' 등 전혀 관련성이 없는 엉뚱한 단어로 번역한 경우도 있었다. 아예 기초적인 용어조차 번역이 틀린 것도 많았다. '초과'를 '이상'으로, '이하'를 '미만'으로 '2인'을 '1인'으로 '담배'를 '담뱃잎'으로, '계좌'를 '계산'으로 번역된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이밖에 법적으로 효력이 달라질수 있는 문장에서도 번역이 잘못됐다. '30일 영업일'을 '30일'로 썼거나, '양여'를 '양도'로, '거래'를 '무역'으로, '가격'을 '가치'로 번역해 놓은 경우도 있었다.

"발효 중단하고, 협정문 재검증해야"

통상전문 송기호 변호사는 당시 미국 양허표 부록의 미국 시장접근개선 사항 등의 예를 들어가면서 "정부가 재검독 작업 이후에 여전히 번역 오류가 존재할수 있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송 변호사는 이어 "이번 행정법원의 판결을 환영하며, 정부가 주요 번역 오류를 공개하지도 않고 협정을 추진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무엇보다 한미FTA 발효를 앞둔 시점에서, 번역 오류를 검증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송 변호사는 "국민 생활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한미FTA 협정문 한글본이 제대로 번역됐는지 검토해야 한다"면서 "발효 절차를 중단하고, 협정문부터 다시 검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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