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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저녁 서울 마포구 가톨릭청년회관 CY씨어터에서 열린 <구럼비의 노래를 들어라> 출판 기념-문정현 신부와 함께 하는 '강정평화 유랑공연'에서 문정현 신부가 독백극으로 공연을 하고 있다.
 21일 저녁 서울 마포구 가톨릭청년회관 CY씨어터에서 열린 <구럼비의 노래를 들어라> 출판 기념-문정현 신부와 함께 하는 '강정평화 유랑공연'에서 문정현 신부가 독백극으로 공연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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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 위에는 미군기지 건설을 반대하는 강정마을 평화지킴이들의 모습을 본 떠 만든 인형들이 무대 위에 놓여져 공연을 빛내주고 있다.
 무대 위에는 미군기지 건설을 반대하는 강정마을 평화지킴이들의 모습을 본 떠 만든 인형들이 무대 위에 놓여져 공연을 빛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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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발이 성성한 노인이 객석에서 걸어 나와 무대에 올랐다. 길게 자란 허연 수염은 가슴까지 닿았다. 한 손에는 나무 지팡이가 들렸다. 허름한 체크남방 위에 군대 깔깔이 같은 옷을 아무렇게나 걸쳤다. 연극배우의 분장이라면 분명 쇠약해진 촌로나 노숙자를 연출한 것일 터.

관객들은 숨을 죽이고 그를 바라봤다. 노인은 조곤조곤 이야기를 하다가도 이내 극장이 쩌렁쩌렁 울릴 정도로 소리를 친다.

"나 강정마을 주민이야. 강정에 중덕삼거리라고 있거든. 거기서 내려가면 바다가 있어. 그 넓은 바다에 돌고래가 춤을 추며 우리 앞에 나타난 거야. 물속에는 형형색색의 연산호가 야들야들하고 그 사이사이를 물고기들이 헤엄치고... 이건 천상이야!

구럼비가 딱 나를 불러. 구럼비가 나를 딱 품에 안아. 구럼비는 '내가 천만 년 동안 너희와 함께 한 바위다!'라고 외치는 것 같아. 이런 바위를 꽝꽝꽝 쪼개서 자갈을 만들어서 펼치고, 거기에다가 시멘트를 발라서 해군기지를 건설한다고! 이건 평화의 바위를 깨부수어 죽음의 군대를 만든다는 거야!"

무대에 선 노인은 문정현 신부다. 21일 오후 8시 서울 서교동 가톨릭청년회관 소극장에서 열린 '문정현 신부와 함께하는 강정평화 유랑공연'에서 그는 생애 처음으로 배우가 됐다. '길 위의 신부'라고 불리던 그는 이제 '무대 위의 신부'라는 또 다른 이름을 얻게 됐다.

21일 저녁 서울 마포구 가톨릭청년회관 CY씨어터에서 열린 <구럼비의 노래를 들어라> 출판 기념-문정현 신부와 함께 하는 '강정평화 유랑공연'에서 저자인 이주빈 <오마이뉴스>기자와 노순택 사진가(오른쪽)가 관객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1일 저녁 서울 마포구 가톨릭청년회관 CY씨어터에서 열린 <구럼비의 노래를 들어라> 출판 기념-문정현 신부와 함께 하는 '강정평화 유랑공연'에서 저자인 이주빈 <오마이뉴스>기자와 노순택 사진가(오른쪽)가 관객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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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빈 <오마이뉴스> 기자와 사진작가 노순택씨가 함께 만든 <구럼비의 노래를 들어라>(오마이북) 출판을 기념해 열린 이날 무대의 주인공은 누가 뭐라 해도 문 신부였다. 관객들은 문 신부의 눈물에 같이 눈물을 흘렸고, 그의 절규에 함께 흐느꼈고, 그의 노래를 따라 불렀다.

<구럼비의 노래를 들어라>는 해군기지 건설이 추진되는 제주도 강정마을을 지키는 사람들을 기록한 책이다. 이주빈 기자는 그들을 '평화유배자'라고 명명했다. 문 신부는 미군기지 확장에 반대했던 평택 대추리에서, 개발주의 광풍에 6명이 희생당한 용산참사 현장에서 그랬던 것 처럼 '유배자'들의 가장 든든한 피난처가 되고 있었다.

"강정마을 절대로 뺏기지 않을거야!"

21일 저녁 서울 마포구 가톨릭청년회관 CY씨어터에서 열린 <구럼비의 노래를 들어라> 출판 기념-문정현 신부와 함께 하는 '강정평화 유랑공연'에서 문정현 신부와 강정마을을 지키기 위해 모인 시민들과 함께 무대에 올라와 노래를 부르고 있다.
 21일 저녁 서울 마포구 가톨릭청년회관 CY씨어터에서 열린 <구럼비의 노래를 들어라> 출판 기념-문정현 신부와 함께 하는 '강정평화 유랑공연'에서 문정현 신부와 강정마을을 지키기 위해 모인 시민들과 함께 무대에 올라와 노래를 부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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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저녁 서울 마포구 가톨릭청년회관 CY씨어터에서 열린 <구럼비의 노래를 들어라> 출판 기념-문정현 신부와 함께 하는 '강정평화 유랑공연'에서 문정현 신부가 독백극으로 공연하자, 관객들이 환호하고 있다.
 21일 저녁 서울 마포구 가톨릭청년회관 CY씨어터에서 열린 <구럼비의 노래를 들어라> 출판 기념-문정현 신부와 함께 하는 '강정평화 유랑공연'에서 문정현 신부가 독백극으로 공연하자, 관객들이 환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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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그는 연극을 하는 게 아니다. 보통 연극이라 하면 '내가' 아닌 타인의 삶을 흉내 내거나 '연기'하는 것. 그런 면에서 그의 모놀로그는 연극이 될 수 없다. 그가 말하는 것은 거짓이 아닌 진실, 허구가 아닌 현실이다. 자기 자신의 이야기이고 애절한 기도였다.

"나는 대추리가 생각나. 그 지평선과 황새울이. 여기에 미군기지를 확장시킨다고! 나는 다짐했어. 또 다짐했어. 약속했어! 내가 이 땅에서 내 발로 걸어 나가지 않겠다고 굳게굳게 약속했어. 그런데 행정대집행. 무시무시한 '여명의 황새울 작전'. 어느 나라 군대가 국민들을 상대로 전쟁을 선포하고 작전을 세워! 나쁜 사람들.

주민들이 철조망 앞에 가로막혀서 자기 집을 가보지도 못하고 멀리서 그냥 보고만 있어. 피 같은 눈물, 주저앉기도 힘든 넋을 잃은 그 영혼들. 나는 잊을 수가 없어. 그때 나는 죽은 거야. 여러분은 지금 내 영혼을 보고 있는 거야!

이제 내 마음의 황새울은 강정이야. 내 마음으로라도 영혼으로라도 강정만큼은 빼앗길 수 없다! 수렁을 만들어 놔? 빠져도 내가 기필코 올라 갈 거야! 유혹을 해? 유혹을 뿌리칠 거야! 고문을 해? 당당하게 견뎌낼 거야! 그래서 처음에는 대추리 주민이었지만 이제는 강정의 주민이 됐어. 절대로 절대로 빼앗기지 않을 거야! 질긴놈이 이긴다! 구럼비야 울지마! 힘내라 강정! 이렇게 버틸 거야! 끝까지 버틸 거라고! "

문 신부의 독백은 격정적이었다. 그뿐이 아니라 소리칠 때는 팔을 높게 추어올렸고 기도할 때는 무릎을 꿇었고, 절규할 때는 무대에 쓰러졌다. 그의 동작 하나하나가 관객들의 가슴으로 세게 부딪쳤다.

마지막 그의 기도를 듣고 신을 믿는 관객들은 "아멘"으로,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긴 탄식으로 호응했다.

"구럼비에서 여름 봄을 지냈죠. 열심히 기도했어요. 저 돌고래와 저 연산호 꽃들과 저 구럼비, 마을 주민들, 저 바위 자갈밭을 기어가는 붉은발말똥게, 구럼비를 채우며 지나가는 바람. 이들과 어울려 함께 사는 것만 바랍니다. 저희 함께 어울릴 수 있게 해 주십시오.

저는 신부 생활 45년 만에 이제야 함께 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깨달았습니다. 그동안 구럼비를 다녀간 수많은 사람들이 한마음이 되게 해 주십시오. 있는 그대로 한 사람으로서 관심을 갖게 해 주십시오. 그래서 구럼비의 눈물을 고쳐주시고 강정에 힘을 주십시오. 그래서 해군기지를 백지화하고 전처럼 중덕의 천상, 강정의 천상을 이루게 해 주십시오. 이렇게 기도합니다."

30여 분이나 무대에서 열정을 토하던 문 신부는 앞서 간 열사들을 기리는 노래를 부르며 내려왔다. 다시 객석을 향해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는 그를 따라 관객들은 모두 자리에서 일어났다. 박수가 쉬이 끊이지 않았다.

문 신부의 무대를 본 배우 겸 영화감독인 여균동 감독은 "공포스런 연기를 봤다"라며 "연기자가 연기를 한 게 아니다, '잘했나 못했나'는 의미가 없고 새로운 차원의 진정함을 봤다"고 평했다. 여 감독 또한 지난여름부터 강정마을에서 '유배자' 생활을 하고 있다. 이날 공연도 그가 연출을 맡았다.

평화유배자, 구럼비를 사랑하게 된 사람들

21일 저녁 서울 마포구 가톨릭청년회관 CY씨어터에서 열린 <구럼비의 노래를 들어라> 출판 기념-문정현 신부와 함께 하는 '강정평화 유랑공연'에서 가수 이광석씨가 멋진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21일 저녁 서울 마포구 가톨릭청년회관 CY씨어터에서 열린 <구럼비의 노래를 들어라> 출판 기념-문정현 신부와 함께 하는 '강정평화 유랑공연'에서 가수 이광석씨가 멋진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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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저녁 서울 마포구 가톨릭청년회관 CY씨어터에서 열린 <구럼비의 노래를 들어라> 출판 기념-문정현 신부와 함께 하는 '강정평화 유랑공연'에서 강정마을과 연대하는 인디밴드 '고구려 밴드'가 멋진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21일 저녁 서울 마포구 가톨릭청년회관 CY씨어터에서 열린 <구럼비의 노래를 들어라> 출판 기념-문정현 신부와 함께 하는 '강정평화 유랑공연'에서 강정마을과 연대하는 인디밴드 '고구려 밴드'가 멋진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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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저녁 서울 마포구 가톨릭청년회관 CY씨어터에서 열린 <구럼비의 노래를 들어라> 출판 기념-문정현 신부와 함께 하는 '강정평화 유랑공연'에서 그룹 루나틱이 멋진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21일 저녁 서울 마포구 가톨릭청년회관 CY씨어터에서 열린 <구럼비의 노래를 들어라> 출판 기념-문정현 신부와 함께 하는 '강정평화 유랑공연'에서 그룹 루나틱이 멋진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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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공연에는 문 신부의 1인극 이외에도 제주도에서 올라온 강정마을의 평화유배자들, 이들과 연대하는 음악인들의 공연이 어우러졌다. 조그만 소극장에는 150여 명의 관객이 객석을 꽉 채웠다.

무대는 강정마을 바다를 그대로 옮겨 온 것 처럼 꾸며졌다. 구럼비의 사진이 큼지막하게 걸렸고 무대 앞쪽에는 강정마을을 지키는 사람들의 모습을 닮은 인형들이 여럿 놓였다. 루나틱과 고구려 밴드, 가수 이광석이 연이어 노래를 부르며 흥을 높였다.

또 여균동 감독이 강정마을과 구럼비를 주제로 만든 단편영화도 상영됐다. '강정 블루스'라는 제목의 영화에는 강정마을의 주민이자 마흔한 살의 노총각 구보씨가 등장한다. "여자 구해오라"는 엄마의 등쌀에 쫓겨 집을 나온 구보씨가 구럼비 위에서 해군기지 반대운동을 펼치는 여성에게 빠져 그 역시 투쟁에 뛰어든다는 내용이다. 아주 짧은 영화지만 실제 강정마을에서 활동하는 사람들과 주민들이 출연, 어설픈 연기로 웃음을 준다.

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 <구럼비의 노래를 들어라>의 저자 이주빈 기자가 한 사람씩 소개를 하며 인터뷰를 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책에는 문정현 신부를 비롯해 여균동 감독 등 총 16명의 평화유배자들의 인터뷰가 담겨 있다. 해군기지 반대투쟁이 4년 넘게 진행되는 동안 몸을 던져 공사를 막아냈던 마을주민들과 전쟁을 반대하고 평화를 지키려는 활동가들, 그리고 여행을 왔다가 눌러앉아 싸움에 나서게 된 사람들의 이야기까지.

21일 저녁 서울 마포구 가톨릭청년회관 CY씨어터에서 열린 <구럼비의 노래를 들어라> 출판 기념-문정현 신부와 함께 하는 '강정평화 유랑공연'에서 노엄 촘스키 미국 MIT 교수로부터 강정마을에 대해 지지를 얻어낸 고길천 작가가 관객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여균동 감독, 이주빈 기자, 고길천 작가, 김세리, 마음치료사인 뱅자맹 모네, 평화활동가인 조약골)
 21일 저녁 서울 마포구 가톨릭청년회관 CY씨어터에서 열린 <구럼비의 노래를 들어라> 출판 기념-문정현 신부와 함께 하는 '강정평화 유랑공연'에서 노엄 촘스키 미국 MIT 교수로부터 강정마을에 대해 지지를 얻어낸 고길천 작가가 관객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여균동 감독, 이주빈 기자, 고길천 작가, 김세리, 마음치료사인 뱅자맹 모네, 평화활동가인 조약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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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저녁 서울 마포구 가톨릭청년회관 CY씨어터에서 열린 <구럼비의 노래를 들어라> 출판 기념-문정현 신부와 함께 하는 '강정평화 유랑공연'에서 강정마을 밴드 '신짜꽃밴'이 멋진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21일 저녁 서울 마포구 가톨릭청년회관 CY씨어터에서 열린 <구럼비의 노래를 들어라> 출판 기념-문정현 신부와 함께 하는 '강정평화 유랑공연'에서 강정마을 밴드 '신짜꽃밴'이 멋진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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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저녁 서울 마포구 가톨릭청년회관 CY씨어터에서 열린 <구럼비의 노래를 들어라> 출판 기념-문정현 신부와 함께 하는 '강정평화 유랑공연'에서 배우 맹봉학씨가 "자신의 공연을 통해 모은 성금을 강정마을 위해 사용해 달라"며 말하고 있다.
 21일 저녁 서울 마포구 가톨릭청년회관 CY씨어터에서 열린 <구럼비의 노래를 들어라> 출판 기념-문정현 신부와 함께 하는 '강정평화 유랑공연'에서 배우 맹봉학씨가 "자신의 공연을 통해 모은 성금을 강정마을 위해 사용해 달라"며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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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무대에는 노암 촘스키 교수의 강정마을 연대 메시지를 얻어낸 고길천 작가, 무용가이자 트위터 '강정당'의 당수 김세리씨, 프랑스에서 마을 주민들의 마음을 치료하기 위해 찾아온 벵자멩 모네, 그리고 여균동 감독이 함께 했다. 또 배우 맹봉학씨가 자신의 공연을 통해 모은 성금을 전달하기 위해 찾아왔고 배우 오광록씨는 즉석에서 무대에 올라 자신의 시를 낭독하기도 했다.

김세리씨는 "강정마을에서 영화상영을 부탁하는 초청 스텝으로 갔다가 구럼비를 밟게 됐는데 그대로 눌러 앉게 됐다"라며 "처음에는 강정의 아름다운 모습을 찍어 트위터에 올렸는데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그래서 저처럼 강정마을에 관심을 보이던 친구들이 해군기지 문제를 담론화 할 수 있는 장이 있어야겠다 생각해서 트위터 '강정당'을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고길철 작가는 "강정마을 해군기지 저지 투쟁은 월스트리트 점령시위와 연결된다"라며 "이곳에 해군기자가 들어서면 2조 원 치의 무기가 채워져야 하는데 그러면 이득을 보는 건 미국의 군산복합체다, 강정마을의 투쟁이 전 세계로 퍼져 나가야 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유랑공연, 전국 순회도 가능하다"

21일 저녁 서울 마포구 가톨릭청년회관 CY씨어터에서 열린 <구럼비의 노래를 들어라> 이주빈(저자,<오마이뉴스> 기자), 노순택(저자,사진가) 출판 기념-문정현 신부와 함께 하는 '강정평화 유랑공연'에서 여균동 감독이 관객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1일 저녁 서울 마포구 가톨릭청년회관 CY씨어터에서 열린 <구럼비의 노래를 들어라> 이주빈(저자,<오마이뉴스> 기자), 노순택(저자,사진가) 출판 기념-문정현 신부와 함께 하는 '강정평화 유랑공연'에서 여균동 감독이 관객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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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저녁 서울 마포구 가톨릭청년회관 CY씨어터에서 열린 <구럼비의 노래를 들어라> 출판 기념-문정현 신부와 함께 하는 '강정평화 유랑공연'을 마친뒤 참가자들이 저자인 이주빈 <오마이뉴스> 기자에게 싸인을 요청하자, 이 기자가 직접 책에 싸인을 해주고 있다.
 21일 저녁 서울 마포구 가톨릭청년회관 CY씨어터에서 열린 <구럼비의 노래를 들어라> 출판 기념-문정현 신부와 함께 하는 '강정평화 유랑공연'을 마친뒤 참가자들이 저자인 이주빈 <오마이뉴스> 기자에게 싸인을 요청하자, 이 기자가 직접 책에 싸인을 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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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행사의 마지막 무대는 강정마을 평화유배자들로 구성된 신나고 짜릿한 꽃밴드(신짜꽃밴드)가 장식했다. 문정현 신부를 비롯해 강정마을에서 올라온 모든 사람들이 무대에 올라 함께 노래하고 춤을 췄다. 관객도 박수와 환호로 호응했다.

마지막 무대에 앞서 상영된 돌고래 영상도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지난 12일 구럼비 바위 바로 앞쪽 바다에 수 십 마리의 돌고래떼가 헤엄을 치는 영상이다. 돌고래들이 해군기지 건설과정에서 설치해 놓은 오탁방지막에 갇혀 몇 시간 동안 빠져나가지 못하는 영상을 보며 관객들은 숨을 죽이고 탄식했다.

공연을 기획한 여균동 감독은 <오마이뉴스>와 만난 자리에서 "문정현 신부님께서 겨울이 되면 전국을 유랑하며 강정마을의 투쟁도 알리고 후원회도 조직했으면 좋겠다고 말씀해 오셨다"며 "문 신부님 공연만으로도 전국 순회를 할 만하다, 제발 그렇게 돼서 신부님이 신나게 전국을 다니셨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여 감독은 이어 "강정마을의 문제가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사태와 더불어 트위터 등을 통해 대중화 됐다"라며 "총선에서 좋은 결과가 있다면 백지화 과정으로 갈 수도 있다, 유배자들이 모이고 국민적인 호응이 높아지면 이길 수 있다, 끝까지 버텨야 한다"고 강조했다.


태그:#강정마을, #해군기지, #문정현, #구럼비, #여균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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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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