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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신: 10일 오후 6시 2분]

농성에 들어가며 "반드시 살아서 크레인을 내려가겠다"고 한 김진숙 지도위원이 10일 오후 본인 약속대로 '살아서' 내려오는 순간 마지막 계단에서 점프하 듯 땅에 발을 내디뎠다.
▲ 김진숙 지도위원 '착지' 순간 농성에 들어가며 "반드시 살아서 크레인을 내려가겠다"고 한 김진숙 지도위원이 10일 오후 본인 약속대로 '살아서' 내려오는 순간 마지막 계단에서 점프하 듯 땅에 발을 내디뎠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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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인에서 내려온 김진숙 지도위원이 "웃으면서 끝까지 함께 투쟁!"을 외치고 있다.
 크레인에서 내려온 김진숙 지도위원이 "웃으면서 끝까지 함께 투쟁!"을 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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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9일 만에 땅을 밟았다.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은 10일 오후 3시 15분경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85호 크레인에서 내려왔다. 지난 1월 6일 새벽 몰래 혼자 올라갔던 크레인 35m 높이에서 농성을 해제했다.

크레인을 사수하기 위해 지난 6월 27일 중간층에 올라갔던 박성호·박영제·정홍형씨도 137일 만에 내려왔다. 김 지도위원은 "웃으면서 끝까지 함께 투쟁"을 외쳤다.

9일 한진중공업 노사가 했던 잠정합의안에 대해 조합원들은 만장일치로 찬성했다.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철회 투쟁위원회'(정투위) 조합원들도 공장 안으로 들어간 가운데, 10일 오후 2시경 영도조선소 단결의광장에서 조합원 총회가 열렸다.

정투위 조합원들은 정문을 통해 공장 안으로 들어갔는데, 그 과정에서 경비원들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과 채희완 부산대 교수,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 윤택근 민주노총 부산본부장 등도 공장 안으로 들어갔다. '한진중공업 가족대책위원회' 회원들은 꽃다발과 환영 펼침막을 들고 안으로 들어갔다.

총회는 간단하게 진행되었다. 차해도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장이 보고를 한 뒤, "이의 있습니까"라고 물었고 이에 조합원들은 "이의 없습니다"라고 대답했다. 잠정합의안에 만장일치로 찬성한 것이다. 현장에는 10개의 기표소를 설치해 놓았지만 사용하지 않았다.

곧바로 조합원들은 85호 크레인으로 이동했다. 노조 지회 일부 간부들이 크레인에 올라가 내걸어 놓았던 펼침막 등을 정리하기도 했다. 김진숙 지도위원은 짐을 꾸려 밧줄에 매달아 아래로 내려보내기도 했다.

김 지도위원이 농성했던 크레인 35m 위에 올라갔던 <노동과세계> 이명익 기자는 "농성장은 정리가 돼 있다. 쓰레기는 한 곳에 모아져 있다. 특이한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김진숙 지도위원이 짐을 꾸리고 농성 현장을 정리하는 동안 조합원들은 크레인 아래에서 집회를 열기도 했다. 조합원들은 '파업가'를 부르며 연대를 다지기도 했고, "김진숙 지도위원님 보고 싶습니다"고 외치기도 했다.

한진중공업 사측은 언론사 취재진들이 공장 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출입 금지된 기자들은 85호 크레인 앞 도로 쪽으로 몰려들었다. 당시 경비원과 경찰이 없는 상태였다. 사다리를 놓고 촬영하던 취재진 가운데 일부는 담을 넘어 공장 안으로 들어가기도 했다. 뒤늦게 경찰이 와서 "위험하다"며 내려올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김진숙 지도위원과 3명의 농성자들은 농성 숫자가 붙어 있는 중간층 앞에서 손을 흔들어 인사하기도 했다. 김 지도위원은 계단을 천천히 내려오면서 손을 들어 인사하면서 "고맙습니다"를 외쳤다.

309일간 농성을 벌인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과 137일간 농성을 벌인 사수대 3명(박성호, 박영제, 정홍형)이 85호 크레인을 내려 오기 전 동료 노동자와 희망버스 관계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309일간 농성을 벌인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과 137일간 농성을 벌인 사수대 3명(박성호, 박영제, 정홍형)이 85호 크레인을 내려 오기 전 동료 노동자와 희망버스 관계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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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인에서 내려온 김진숙 지도위원을 비롯한 농성자들에게 동료들이 꽃다발을 안기며 환영하고 있다.
 크레인에서 내려온 김진숙 지도위원을 비롯한 농성자들에게 동료들이 꽃다발을 안기며 환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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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인 아래에서 집회를 연 뒤, 김진숙 지도위원은 참석자들과 일일이 인사를 나누었다. 이때 많은 조합원들이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김 지도위원과 박성호․박영제․정홍형씨는 영도조선소 본관 현관을 통해 밖으로 나왔다. 당시 현관 앞에는 민주당 정동영 최고위원과 홍영표 의원,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와 권영길 의원, 김정길 전 장관 등이 나와 있었다.

농성자들은 기자들 앞에서 짧게 소감을 밝혔다. 김진숙 지도위원은 "저는 살아서 내려올 줄 알았다. 희망버스와 조합원들이 많은 힘이 되었다. 여러분들이 저를 살려 주었다"고 말했다.

박성호씨는 "정말 고맙다. 땅을 밟게 되어 고맙다. 희망버스의 힘을 받아서 앞으로 투쟁 현장을 다니며 희망을 전파하겠다"고, 박영제씨는 "고맙다. 사랑한다"고, 정홍형씨는 "모두 고맙고, 연대하겠다"고 다짐했다.

현장에는 탤런트 김여진씨도 참석했다. 김씨는 임신한 상태인데 제법 배가 불렀다. 김진숙 지도위원은 김여진씨를 보고 한참 동안 부둥켜 안았으며, 김여진씨는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김 지도위원은 "밥을 많이 먹고 온 것 같다. '김여진과 날라리'가 정말 많은 힘이 되었다"면서 김씨를 소개했다. 마이크를 잡은 김씨는 "할 말이 없다. 이 날이 오는 꿈을 몇 번이나 꾸었는지 모른다. 1차 희망버스 다녀가고 나서 아기를 가졌다.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

한진중공업 본관앞에서 농성자들의 기자회견을 지켜보던 배우 김여진씨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
 한진중공업 본관앞에서 농성자들의 기자회견을 지켜보던 배우 김여진씨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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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중공업 본관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임신중임에도 불구하고 부산까지 내려온 김여진씨가 소감을 말하던 중 울음을 터뜨리고 있다.
 한진중공업 본관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임신중임에도 불구하고 부산까지 내려온 김여진씨가 소감을 말하던 중 울음을 터뜨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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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버스 기획단 김예진씨는 "송경동 시인 등이 수배가 되어 이 자리에 오지 못했다. 인간답게 살고자 하는 바람들이 모여 연대하면서 300일을 함께 할 수 있었다"면서 "희망버스에는 철거민과 성소수자, 장애인 등이 함께했다. 그런 마음을 알고 연대하는 동지들의 마음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김진숙 지도위원은 참석자들과 함께 "웃으면서 끝까지 함께 투쟁"을 외쳤다. 김 지도위원 등이 인사를 하는 동안 '한진중공업 가족대책위' 등 참석자들이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김 지도위원과 3명은 현관에서 10m 정도 떨어져 있는 정문 앞으로 걸어가 대기하고 있던 응급차를 탔다. 이 과정에서 일부 참가자들이 경찰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경찰은 이들을 동아대병원으로 후송했다. 이들은 건조물침입과 업무방해 혐의로 이미 체포영장이 발부된 상태다. 부산 영도경찰서는 이들에 대해 병원에서 건강진단과 치료를 받게 한 뒤 조사할 방침이다.

병원으로 향하는 구급차를 타러가는 김진숙 지도위원이 환영객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병원으로 향하는 구급차를 타러가는 김진숙 지도위원이 환영객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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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급차에 탄 김 지도위원이 취재진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구급차에 탄 김 지도위원이 취재진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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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중공업 가족대책위' 도경정 회장은 "기쁘다. 모두 건강하게 내려와서 기쁘다. 남편이 해고자인데 이제부터 평범한 삶을 살 수 있게 되어 행복하다. 눈물이 난다"고 말했다.

'가대위' 홍미애(38)씨는 "김 지도위원을 만나면 울 것 같다. 모두 고생했다. 지난 6월 27일 이후 해고자들과 함께 갈 곳이 없어 거리에서 비와 땡볕을 맞았을 때 가장 힘들었다"고 말했다. 또 박은경(31)씨는 "건강하게 내려와서 감사하고 다행이다. 더 이상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이날 현장에는 일본 노동자들도 와서 지켜보았다. 도쿄와 오사카에 있는 전일본건설운수연대노동조합 조합원 25명이 한진중공업을 찾아온 것이다. 고야노 타케시 서기장은 "용기 있게 투쟁하면 반드시 승리할 수 있다. 사람이 진심으로 싸우는 모습은 많은 사람을 감동시킬 수 있다. 김진숙 지도위원은 일본 노동자들한테도 많은 용기를 주었다"고 말했다.

민주당 부산시당은 이날 "한진중공업은 부산의 향토기업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이제 남은 것은 정상화이고, 협상을 통한 약속을 지키는 것이다. 오랜 협상과 노사 양쪽 모두 양보를 통한 이번 결과에, 부산시민과 함께 환영한다. 한진중공업이 부산경제 활성화의 견인차가 되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5신: 10일 오후 4시 28분]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309일간 한진중공업 '85호 크레인'에서 고공농성을 벌인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이 10일 오후 노사잠정합의안이 노조 총회에서 만장일치로 가결된 뒤 사수대로 137일간 함께 농성을 벌인 해고노동자 3명과 함께 크레인에서 내려왔다. 한진중공업 본관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김 지도위원이 "웃으면서, 끝까지, 함께, 투쟁!"을 외친 뒤 손을 흔들며 활짝 웃고 있다.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309일간 한진중공업 '85호 크레인'에서 고공농성을 벌인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이 10일 오후 노사잠정합의안이 노조 총회에서 만장일치로 가결된 뒤 사수대로 137일간 함께 농성을 벌인 해고노동자 3명과 함께 크레인에서 내려왔다. 한진중공업 본관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김 지도위원이 "웃으면서, 끝까지, 함께, 투쟁!"을 외친 뒤 손을 흔들며 활짝 웃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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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숙 민노총 지도위원은 10일 영도조선소 본관 앞에서 "저는 살아 내려올 줄 알았다. 여러분과 조합원들의 힘으로 버텨낼 수 있었다. 여러분들이 저를 살려줬다"고 간단한 소감을 밝혔다.

특히 그는 농성 기간 동안 트위터로 응원해준 배우 김여진씨를 얼싸안고 진한 눈물을 흘렸다.

김 지도위원은 김씨가 임신중이라는 사실을 염두에 둔 듯 "밥을 많이 먹고온 것 같다. 김여진씨의 힘이 컸다"고 소개했고, 김씨도 "할 말이 없다. 이 날이 오는 꿈을 몇 번이나 꾸었는지 모른다"며 감격해 했다. 김씨는 "1차 희망버스를 다녀온 뒤 아기가 생겼다. 너무 고맙다는 말밖에 할 말이 없다"며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약식 기자회견을 마친 김 지도위원은 경찰들과 함께 동아대 병원으로 이동했다

[4신: 10일 오후 3시 25분]

김진숙 민노총 지도위원이 크레인 농성 309일 만에 마침내 땅으로 내려왔다.

김 지도위원은 10일 오후 3시15분경 85호 크레인 중간층 농성자 3명과 함께 손을 흔들고 인사한 뒤 지상으로 내려왔다.

노조는 김영훈 민노총 위원장과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농성자들에게 꽃다발을 전달하는 등 환영행사를 열었다. 김씨는 "고맙습니다"라는 짧은 소감을 밝혔고, 현장에서 별도의 연설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문 앞에는 농성자들을 연행할 경찰들이 대기하고 있다. 경찰은 농성자들이 진료 받을 병원으로 부산대·동아대 등 대학병원들을 고집하는 반면, 노조는 사하구의 오케이 오병원으로 갈 것을 주장하는 상황이다.

김진숙 지도위원이 동료 노동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김진숙 지도위원이 동료 노동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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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인에서 내려온 김진숙 지도위원이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의 환영을 받고 있다.
 크레인에서 내려온 김진숙 지도위원이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의 환영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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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신 : 10일 오후 2시 40분]

한진중공업 잠정합의안이 무투표로 가결됐다.

노조에 따르면, 차해도 한진중 지회장이 합의안을 설명한 후 "이의 있느냐"고 물은 뒤 조합원들이 "이의 없다"고 답하자 이를 만장일치로 해석해 가결됐다. 조합원들은 곧바로 김진숙씨가 있는 85호 크레인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2신 : 10일 오전 11시 55분]

한진중공업 정투위가 10일 오전 금속노조 교섭대표들과의 비공개 간담회에서 잠정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표결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일부 조합원들은 "교섭과정에 대한 문제 제기가 많았고, 합의안에 대체로 반대하는 주장들이 많았다"고 험악한 분위기를 전했다.

한 조합원은 "부당해고를 당했으니 원직복직해야 한다는 얘기들이 많았다. 노조 집행부가 합의안 효력 등 제반사항에 대해 정투위 요구를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조합원은 "이걸 받아들이면 안 되지 않냐는 주장도 있었지만 '1년 뒤 복직된다면 이 정도라도 받아들여야 한다'는 얘기도 있었다"고 말했다.

오후 2시로 예정된 조합원 총회는 1시간~1시간 반 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고, 합의안 이 가결되면 85호 크레인으로 가서 김진숙 등 고공농성자 환영식을 열 계획이다.

[1신 : 10일 오전 10시 35분]
한진중 잠정합의안, 해고-비해고자 받아들일까?

1년여 만에 나온 한진중공업 노-사의 '정리해고 철회 잠정합의안'을 해고·비해고자들은 과연 수용할 것인가? 9일 무산된 조합원 총회가 10일 오후 2시 영도조선소에서 열릴 예정인 가운데, 찬반투표 가결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초 전국금속노동조합 부산양산지부 한진중공업지회는 잠정합의안을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철회 투쟁위원회'(정투위)에 먼저 설명하고, 곧바로 조합원 총회를 열어 가결 여부를 결정지을 예정이었다. 잠정합의안이 가결되면, 85호 크레인 고공농성자(김진숙·박성호·박영제·정홍형)들은 곧바로 내려오기로 했었다.

9일 한진중공업 노-사가 1년 가까이 끌어온 '정리해고 철회' 문제와 관련해 잠정합의한 가운데, 정리해고자들은 이날도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본관 앞에서 릴레이 1인시위를 벌이면서 투쟁 의지를 보였다.
 9일 한진중공업 노-사가 1년 가까이 끌어온 '정리해고 철회' 문제와 관련해 잠정합의한 가운데, 정리해고자들은 이날도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본관 앞에서 릴레이 1인시위를 벌이면서 투쟁 의지를 보였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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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고자-비해고자, 잠정합의안 받아들이는 강도 다르다

그런데 경찰 때문에 노조(지회)의 계획은 무산됐다. 공권력이 85호 크레인 주변을 에워쌌던 것. 총회 참석을 위해 모여들든 조합원들은 85호 크레인으로 달려가 경찰과 마찰을 빚었고, 나중에 공권력은 물러났다.

조합원들은 잠정합의안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전체 조합원은 800여 명이고, 이 가운데 정리해고자는 94명이다. 찬반투표는 조합원 전체가 참여해 가결 여부를 결정짓는다. 85호 크레인 농성자들은 조합원 총회에서 가결되면 내려오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잠정합의안은 지난 10월 7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냈던 권고안을 토대로 하고 있다. '정리해고자는 합의서 체결 1년 내 재취업'하고, 생계 지원비(2000만 원)는 1000만 원 우선 지급과 나머지는 3회 분할 지급하기로 했다. 그러면서 회사를 상대로 냈던 해고무효확인청구소송과 부당노동행위구제신청사건을 취하하는 정리해고자만 적용하기로 했으며, 고소·고발·진정사건은 쌍방이 취하하기로 했다.

또 노-사는 "(사측이) 금속노조 부산양산지부·한진중공업지회, 개인에 대한 민사상 손해배상청구(가압류 포함)는 최소화"하기로 했다. 이 합의에는 사측이 김진숙 지도위원에 대해 제기해 놓은 '손해배상'도 포함된다. 금속노조 관계자는 "합의서에 김진숙 지도위원의 이름을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전체 내용을 보면 포함된다"고 밝혔다.

한진중공업 노-사가 9일 오전 '정리해고 철회' 문제와 관련해 잠정합의한 가운데, 이날 오후 박상철 금속노조 위원장과 차해도 한진중공업지회장 등이 '정리해고 철회 투쟁위원회'와 간담회를 갖기 위해 가던 도중 고 박창수.김주익.곽재규 열사의 비석 앞을 지나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한진중공업 노-사가 9일 오전 '정리해고 철회' 문제와 관련해 잠정합의한 가운데, 이날 오후 박상철 금속노조 위원장과 차해도 한진중공업지회장 등이 '정리해고 철회 투쟁위원회'와 간담회를 갖기 위해 가던 도중 고 박창수.김주익.곽재규 열사의 비석 앞을 지나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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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중공업 노-사가 9일 오전 정리해고 문제 등과 관련해 잠정합의한 가운데, 금속노조는 이날 오후 영도조선소 맞은편 건물 강당에서 '정리해고 철회 투쟁위원회'(정투위)와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날 간담회 도중 경찰이 85호 크레인 밑을 에워쌌다는 소식을 받고 조합원들이 공장 안으로 들어가는 바람에 간담회는 더 이상 진행되지 않고 무산됐다.
 한진중공업 노-사가 9일 오전 정리해고 문제 등과 관련해 잠정합의한 가운데, 금속노조는 이날 오후 영도조선소 맞은편 건물 강당에서 '정리해고 철회 투쟁위원회'(정투위)와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날 간담회 도중 경찰이 85호 크레인 밑을 에워쌌다는 소식을 받고 조합원들이 공장 안으로 들어가는 바람에 간담회는 더 이상 진행되지 않고 무산됐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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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잠정합의안을 두고, 해고자와 비해고자가 받아들이는 강도는 다르다. 비해고자는 찬성 쪽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해고자들은 찬성을 장담할 수 없는 분위기다.

9일 영도조선소 주변에서 만난 조합원들은 잠정합의안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내놓았다. 해고자들은 말을 아끼기도 했고, 노골적으로 반대하는 입장도 보였다.

박상철 금속노조 위원장과 문철상 부산양산지부장, 차해도 한진중공업지회장은 9일 오후 '정투위'와 간담회를 진행하다 중단했다. 당시 간담회 시작 전부터 잠정합의 반대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울산공장 소속이었다고 밝힌 한 조합원은 "기분 나쁘다. 해고자의 생사여탈권을 왜 비해고자들이 갖게 되는 것이냐. 어제까지는 한마디 말도 없었는데, 갑자기 합의를 했다.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다른 조합원은 "정정당당하게 현장으로 돌아가고 싶다. 마음에 썩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조합원은 "이것 얻으려고 그렇게 고생했나 하는 생각이 든다. 해고 자체가 부당했던 것인데, 앞으로 1년이 아니라 바로 복직해야 한다는 생각이었다"면서 "하지만 전체 조합원의 뜻이 결정되면 따를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밝혔다.

40대 한 해고자는 "잠정합의안에 대해 해고자들도 의견이 나뉜다. 나이가 들었거나 상대적으로 적은 경우에 조금씩 입장 차이가 있다"면서 "간담회 때 많은 이야기가 나올 것 같은데, 어떤 형태든 결정이 나는 대로 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진중공업 노-사가 9일 오전 정리해고 문제 등과 관련해 잠정합의한 가운데, 금속노조는 이날 오후 영도조선소 맞은편 건물 강당에서 '정리해고 철회 투쟁위원회'(정투위)와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날 간담회 도중 경찰이 85호 크레인 밑을 에워쌌다는 소식을 받고 조합원들이 공장 안으로 들어가는 바람에 간담회는 더 이상 진행되지 않고 무산됐다.
 한진중공업 노-사가 9일 오전 정리해고 문제 등과 관련해 잠정합의한 가운데, 금속노조는 이날 오후 영도조선소 맞은편 건물 강당에서 '정리해고 철회 투쟁위원회'(정투위)와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날 간담회 도중 경찰이 85호 크레인 밑을 에워쌌다는 소식을 받고 조합원들이 공장 안으로 들어가는 바람에 간담회는 더 이상 진행되지 않고 무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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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국성씨는 "김진숙 지도위원을 생각하면, 여자가 300일 넘게 크레인 위에서 견뎌냈으니 대단하다. 김 지도위원한테 보답하는 길은 민주노조를 바로 세우고, 살맛나는 일터를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잠정합의안이 도출됐다는 소식이 알려진 이날 오전에도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앞에서는 정리해고자들이 릴레이 1인시위를 벌이고 있었다. 이들은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의 처벌을 주장하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서 있었다. 이런 사람들이 10일 어떤 판단을 할지 궁금하다.

부산참여자치시민연대-민주노동당 '잠정합의 환영'

부산지역 시민단체와 야당은 잠정합의를 반기는 입장이다. 부산참여자치시민연대는 이날 "경찰과 회사는 김진숙 지도위원의 인권을 존중하고 노사합의 정신을 지켜야 한다"는 제목의 성명을 냈다.

공권력 투입에 대해, 이 단체는 "신병확보를 위해 경찰병력을 투입하는 것은 반인권적 작태라고 밖에 볼 수 없다"면서 "경찰과 회사는 즉시 김진숙 지도위원과 노조에 대해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명확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산참여자치시민연대는 "회사는 민사상 손해배상은 최소한의 수준에서 한다고 했다. 이 '최소한'이라는 표현은 주관적일 수밖에 없다. 이러한 문안으로 인해 향후 노사가 다시 대립되는 상황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라며 "노사합의가 제대로 되기 위해서는 손해배상은 대승적 차원에서 폐기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또 이 단체는 "회사도 애매한 표현으로 다시 노사갈등이 재연되지 않도록 합의정신에 충실하기를 바란다"며 "한진중공업 노동조합도 대승적 차원에서 사태를 마무리하고 김진숙 지도위원이 무사히 내려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진중공업 노-사가 '정리해고 철회' 문제와 관련해 9일 잠정합의했지만, 이날 오후 공권력이 투입되어 85호 크레인 주변을 에워싸면서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 총회가 무산됐다. 이날 저녁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과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한진중공업 노-사가 '정리해고 철회' 문제와 관련해 9일 잠정합의했지만, 이날 오후 공권력이 투입되어 85호 크레인 주변을 에워싸면서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 총회가 무산됐다. 이날 저녁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과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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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동당 부산시당은 이날 "잠정합의를 환영한다"는 제목의 논평을 냈다. 이들은 "노사합의에 이르기까지 갖은 노력과 인내를 마다하지 않은 한진중공업 노사를 비롯한 모든 분들에게 격려와 환영의 인사를 보낸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번 합의는 부당한 정리해고에 맞서 끝까지 싸워왔던 노동조합과 조합원들의 단결투쟁의 결과이며, 정리해고 철회와 김진숙 지도위원의 무사안위를 위해 85호 크레인으로 희망버스 행렬을 멈추지 않았던 수많은 시민들의 연대의 결과"라며 "정리해고를 정당화시키기 위해 '조작된 위기'를 만들어 노동자들의 일방적 희생을 강요해 온 재벌기업의 행태에 대해 경종을 울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노동당 시당은 "이제 그동안의 혼란과 분열을 수습하고 한진중공업 노사가 합심해서 영도조선소를 정상화시켜 한진중공업이 부산 제일의 향토기업으로 우뚝 서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태그:#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김진숙 지도위원, #85호 크레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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