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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문성규 기자) 대규모 구조조정이 이뤄진 쌍용자동차의 근로자가 또 자살했다.

쌍용차에서는 2009년 4월부터 현재까지 총 18명의 근로자와 가족이 스트레스성 질환과 자살로 사망했다.

9일 고용노동부와 금속노조 등에 따르면 8일 오후 3시께 경부고속도로 하행선 안성휴게소 뒤편 야산에서 쌍용자동차에 재직하는 윤모(46)씨가 목을 매 숨진 채로 발견됐다. 윤씨는 지난달 29일 실종됐으며, 안성경찰서 실종수사팀의 수색 도중 발견됐다. 정씨는 1990년 입사한 뒤 프레스생산팀에서 근무했으며, 현재 미혼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고용부는 밝혔다.

고용부 관계자는 "자살로 추정되고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며 "정씨는 내성적인 성격이나 성실한 회사 생활로 유공 표창을 2차례 수상했다"고 전했다. 금속노조 관계자는 "윤씨의 사망은 구조조정 사태가 빚어진 이후 18번째"라며 "윤씨의 사인이 구조조정과 관련이 있는지 여부를 파악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10일에는 쌍용자동차 희망 퇴직자인 김모(35)씨가 자신의 집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김씨는 2009년 희망퇴직한 후 경제적으로 힘들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달 4일에도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근로자 고모(40)씨가 자신의 차량에 연탄불을 피워놓고 숨졌다. 고씨는 개인회생 절차를 밟는 등 가계 빚에 시달린 것으로 전해다.

"쌍용차 해고 근로자 80% 우울증"

쌍용자동차 사태는 2009년 4월 8일 사측이 경영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전체 인력의 37%에 해당하는 2천646명에 대한 인력감축안을 발표하면서 시작됐다. 이에 노조 측은 총파업과 함께 평택공장 점거에 들어갔고 사측도 직장폐쇄로 맞서며 노사가 극한 대립을 벌였다.

특히 노조원과 경찰, 노조원과 비노조원의 충돌로 현장에는 사제총, 볼트와 너트를 활용한 새총, 쇠파이프, 전기충격장치인 테이저건 등이 난무해 전쟁터를 방불하는 상황이 벌어졌고 이 과정에서 수 백명이 부상했다.

노사는 노조의 77일간에 걸친 공장 점거파업 이후 최종 정리해고 대상자 974명 중 48%(468명)의 고용을 유지하는 데 합의함으로써 사태가 일단락됐다. 하지만 희망퇴직자 등은 학원비와 학자금, 대출 아파트 부금, 생활비 등의 부담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고, 공장에 남은 근로자들도 후유증 등으로 고통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노총은 지난 4월 쌍용자동차에서 해고된 근로자 19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전체의 80%가 심리 상담이 필요한 '중등도 이상'의 우울 증상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힌 바 있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태그:#쌍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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