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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22일 우리는 서울 SK와 인천 전자랜드 경기에서 두 번의 국내 선수 덩크슛을 볼 수 있었다. 두 번째 덩크슛은 탄력이 있어야 가능한 투 핸드 덩크슛이었다. 체육관 소음 데시벨을 높이기에 충분했다. 화려하고 멋진 덩크슛이었다. 186cm에 불과한 선수가 점프력을 제대로 보여줬다. "첫 번째 덩크가 밋밋해 두 번째는 제대로 했다"고 소감을 밝힌 이 선수는 신인 김선형이었다. 

일주일 정도가 지난 10월 30일 SK와 안양 KGC 경기에서 우리는 화려한 더블클러치를 볼 수 있었다. 허재, 조성원에 이은 순수 알짜배기 더블클러치였다. 이것 역시 SK 홈팬들에게 '데릭선형'이라 불리려는 당돌한 신인 김선형이었다.

지난 1일 SK와 울산 모비스전에서 우리는 서태웅이 만화 <슬램덩크>에서 보여준 "전반의 침묵은 후반을 위한 준비"를 현실에서 볼 수 있었다. 김선형은 전반 3득점에 머물렀지만 3, 4쿼터에 15득점을 몰아 넣었다. 상대 골밑 수비를 두려워하지 않고 과감하게 파고 들었다. 

이날 SK는 모비스를 83-80으로 이겼다. 예상치 못한 역전승이었다. 특히 김선형의 3쿼터 중반 레이업슛은 놀라웠다. 속공 상황에서 양동근이 앞을 막고 말콤 토마스가 뒤따라 오는데 성공했다. 득점 인정 반칙으로 추가 자유투도 얻었다. 김선형이 추가 자유투를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팀 동료 변기훈이 3점슛으로 연결하며 49-49 동점을 만들었다. 7-25로 1쿼터를 마치고 계속 끌려가던 SK에게 역전의 발판이 됐다.

김선형은 이 경기에서 SK 주전 포인트 가드로 출전했다. 통산 어시스트 4700개, 연봉 5억의 주전 가드 주희정을 대신했다. 경기 초반은 어색했다. 상대도 KBL 넘버원 포인트가드 양동근이었다. 하지만 김선형은 금방 적응했다.

이날 한 경기만 놓고 보면 주희정보다 김선형이 팀을 더 잘 이끌었다. 탑에서 플레이가 안정적이었다. 볼을 오래 끌지도 않았다. 주희정과 김선형의 공존을 다시 생각해보게 할 대목이다.

현재 김선형은 오세근(KGC) 못지 않은 경기 지배력을 보여주고 있다. SK로서는 앞으로 주희정-김효범을 김선형과 같이 살리는 것이 중요하게 됐다. 김선형은 스타성과 화려함을 갖췄다. 김선형 덕분에 우리는 사라졌던 국내 선수 더블클러치, 덩크슛을 보게 됐다. 신인 선수지만, 경기 흐름을 바꿀 수 있는 영향력도 보여주고 있다.

"두려움은 직시하기만 하면 그뿐, 바람은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극복하는 것이다." 

영화 <최종병기 활>에서 남이(박해일 분)가 한 명대사다. 앞으로도 김선형의 끊임 없는 골밑 돌파가 기대된다. 남이의 명대사를 KBL 김선형 버전으로 바꿔보면 어떨까.

"높이는 직시하기만 하면 그뿐, 블록은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극복하는 것이다."

덧붙이는 글 http://blog.naver.com/komsy
김선형 KBL 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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