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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정비사업이 마무리 돼 가는 속에, 그동안 반대 활동을 벌였던 활동가들이 집회와시위에관한법률(집시법) 위반과 업무방해 혐의로 재판을 받으면서 어려움이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민주항쟁기념단체들은 활동가들에게 '민주시민상'을 수여해 격려를 하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오는 29일 함안창녕보, 11월 12일 창녕합천보를 준공하고 각각 '개방행사'를 연다. 하지만, 그동안 환경단체와 활동가들은 4대강사업 중단을 요구하며 집회와 고공농성, 기자회견 등을 열어왔는데, 법정 투쟁은 끝나지 않고 있다.

경찰·검찰은 그간 활동가들을 집시법 위반과 업무방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해 왔다. 활동가들은 법정에서 재판을 받고 있으며, 아직 확정 판결은 나오지 않았다.

20일 동안 낙동강 함안보 공사장 철탑에 올라가 4대강사업 중단 등을 요구하며 고공농성을 벌인 이환문 진주환경연합 사무국장과 최수영 부산환경연합 사무처장이 2010년 8월 10일 저녁 철탑을 내려오고 있다.
 20일 동안 낙동강 함안보 공사장 철탑에 올라가 4대강사업 중단 등을 요구하며 고공농성을 벌인 이환문 진주환경연합 사무국장과 최수영 부산환경연합 사무처장이 2010년 8월 10일 저녁 철탑을 내려오고 있다.
ⓒ 뉴시스 김용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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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으로 함안창녕보 철탑 고공농성 사태를 꼽을 수 있다. 최수영·이환문 부산·진주환경연합 사무처(국)장은 지난해 7월 22일부터 8월 10일까지 고공농성을 벌였다. 이들은 업무방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되었고, 창원지방법원 밀양지원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조현기 함안보대책위 집행위원장, 임희자 마산창원진해환경연합 사무국장과 감병만 부장은 고공농성을 공모한 혐의로 같이 기소되었다. 검찰은 결심 공판 때 최수영·이환문 사무처(국)장에 대해 징역 1년을 구형했고, 나머지 3명에 대해서는 징역 6월을 구형했다. 선고 공판은 오는 11월 2일 열린다.

'법정 투쟁' 중인 활동가들은 또 있다. "국가예산은 먼저 빼먹는 사람이 임자"라거나 "남강댐 물 부산 공급은 불가피하다"고 발언했던 한국수자원공사 경남지역본부 장용식 본부장에 대해 항의했던 활동가들이 1심에서 벌금을 선고받았던 것이다.

장 본부장은 2010년 9월 취임 기자간담회 때 이같은 발언을 했고, '4대강사업저지·낙동강지키기 경남본부'(이하 낙동강경남본부) 등 단체들은 장 본부장의 사퇴를 요구하며 창원 소재 수자원공사 경남본부 앞에서 집회·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환경단체들은 장 본부장의 면담을 요구하며 지난해 9월 16일 수자원공사 본부 안으로 들어갔다.

이날 수자원공사 본부 안으로 들어간 행위에 대해, 검찰은 집시법 위반 혐의로 이경희 낙동강경남본부 대표와 이성목 집행위원장을 불구속 기소했던 것. 최근 1심 선고가 나왔는데, 창원지방법원은 2명에 대해 각각 벌금 200만 원씩 선고했다. 이경희 대표와 이성목 집행위원장은 항소하기로 했다.

4대강사업 반대 활동가 '민주시민상, 10·18부마민주상' 수상

부산에서도 재판을 받는 활동가들이 있다. 국토해양부 부산지방국토관리청과 부산시가 낙동강 둔치를 개발하는 사업을 벌이자 부산환경연합을 비롯한 단체들이 반대하기도 했다. 또 문수 스님이 4대강사업 중단을 요구하며 소신공양한 뒤, 지난해 7월 부산 서면 쥬디스태화 앞에서 '추모문화제'가 열렸다.

경찰·검찰은 최수영 부산환경연합 사무처장을 포함해 총 3명에 대해 삼락둔치 사건과 관련해 '업무방해' 혐의로, 문수 스님 추모문화제에 대해 집시법 위반과 일반교통방해 혐의로 각각 기소했다. 1심에서는 3명 모두에 대해 각각 벌금 300만 원이 선고되었다.

2심에서 최수영 사무처장과 다른 활동가 1명은 각각 벌금 70만 원, 또 다른 활동가 1명은 벌금 30만 원이 선고되었다. 2심 재판부는 둔치 개발 반대활동과 관련된 업무방해에 대해서만 유죄로 보았고, 추모문화제와 관련한 혐의에 대해서는 모두 무죄를 선고했던 것. 검찰은 2심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한 상태다.

경남지역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2010년 9월 16일 장용식 본부장의 사퇴를 촉구하며 한국수자원공사 경남본부 안으로 들어가려 하자 수자원공사 직원들이 이를 막으면서 실랑이가 벌어졌다.
 경남지역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2010년 9월 16일 장용식 본부장의 사퇴를 촉구하며 한국수자원공사 경남본부 안으로 들어가려 하자 수자원공사 직원들이 이를 막으면서 실랑이가 벌어졌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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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단체들은 이 활동가(단체)에 대해 '민주시민상'을 수여했다. (사)부산민주항쟁기념사업회는 지난 15일 민주공원에서 열린 '32주년 부마민주항쟁 기념식'에서 창녕함안보 고공농성을 벌였던 최수영·이환문 사무처(국)장에 대해 환경자치부문 '민주시민상'(상금 200만 원)을 시상했다.

또 부마민주항쟁기념사업회(마산)는 지난 18일 열린 '부마민주항쟁 32주년 기념식'에서 마산창원진해환경연합을 '제2회 10·18부마민주상' 단체부문 수상단체로 선정하고 상금 200만 원을 수여했다.

기념사업회는 "이 상은 박정희 유신독재에 결연히 맞서 인간의 존엄성과 국민주권을 회복하고자 분투한 10·18부마민주항쟁의 정신을 오늘의 현실에 맞게 계승·발전시키는 데 기여한 단체와 개인을 선정하여 수여하는 상"이라며 "마·창·진환경연합은 4대강사업 반대를 비롯한 시민식수원·낙동강보전사업 등을 활발하게 벌여 왔다"고 밝혔다.

임희자 사무국장은 "정부는 4대강사업에 반대하는 활동가들의 발목을 잡기 위해 집시법이며 업무방해 혐의를 씌워 기소했다. 여러 활동을 하는 속에 재판 준비하느라 바쁘기도 하지만, 일반 시민들로부터 많은 응원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최수영 사무처장은 "농성이며 집회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국민 여론은 아랑곳 하지 않고 공사를 진행해왔다. 국민 여론은 여전히 4대강사업에 대해 부정적이거나 비판적이다"며 "국민 여론과 관계없이 많은 예산을 들여 준공행사를 하고 있는데, 이는 국민 여론을 무시하는 처사다"고 말했다.

그는 "고공농성과 각종 집회는 4대강사업 반대를 위해 불가피한 행동이었고, 앞으로 남은 재판 때도 그 정당성을 계속 제기할 것"이라며 "아직 벌금이 확정되지는 않았는데, 받은 상금은 벌금을 내거나 앞으로 있을 4대강사업 준공 이후 모니터링과 감시활동의 비용으로 쓸 것"이라고 덧붙였다.


태그:#4대강정비사업, #함안창녕보, #창녕합천보, #민주시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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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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