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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야권통합 서울시장 후보가 23일 저녁 광화문 광장에서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 조승수 전 진보신당 대표와 함께 손잡고 지지자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박원순 야권통합 서울시장 후보가 23일 저녁 광화문 광장에서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 조승수 전 진보신당 대표와 함께 손잡고 지지자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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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저녁 광화문 광장에서 박원순 야권통합 서울시장 후보의 거리유세를 지켜보던 한 시민이 디카를 꺼내 아이와 함께 박 후보를 찍고 있다.
 23일 저녁 광화문 광장에서 박원순 야권통합 서울시장 후보의 거리유세를 지켜보던 한 시민이 디카를 꺼내 아이와 함께 박 후보를 찍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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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신 : 23일 오후 8시 50분 ]

"2006년 '더 타임즈'의 올해의 인물이 누군지 아시나요? 바로 'YOU'입니다. 평범한 시민이야말로 역사를 바꾸는 주인공입니다. 오세훈 전 시장, 서울시정 혼자서 했고 이명박 대통령 지금 청와대에 갇혀있죠? 저는 여러분들이 다 시장이라고 생각합니다."

박원순 서울시장 야권단일후보가 23일 저녁 광화문 광장에 모인 500여 명의 시민에게 조곤조곤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하루 전 같은 장소에서 '축제'를 열었던 박 후보는 이날 '이야기 콘서트'를 진행했다.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D-3 마지막 유세 현장이었다.

박 후보는 "선거 때만 이렇게 만날 게 아니라, (당선된 이후에는) 선거법에 안 걸리니 여러분을 계속 만날 것"이라며 "여러분 제게 아이디어 제안하실 거죠. 제가 잘못하는 거 비판할거죠"라고 물었다. 또 "소통의 민주주의 반드시 제대로 해보고 싶다"며 "시민 여러분과 늘 함께 하는 시민의 시장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박 후보는 이날 이화여대 미팅날에 집회에 참여했다 서울대에서 제적된 얘기, 검사 임용 6개월 만에 그만두고 변호사 개업한 이야기, 하버드법대 도서관에서 성희롱 사건을 처음 접하고 한국 최초의 직장내 성희롱 사건을 맡아 승소했던 일 등을 풀어놨다. 특히 참여연대와 아름다운 가게, 희망제작소를 만든 얘기를 하면서는 자신이 서울시장이 된다면 충분히 변화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름다운 가게 시작할 때, 안국역 앞에 행상으로 시작했어요. 돈도 없었고 맨주먹으로 시작했죠. 지금 어떻게 됐죠. 전국에 아름다운 가게가 수백 개가 되고 매출이 250억 원이 넘습니다. 상근자만 350명, 자원봉사자가 수천 명이 되는 운동 우연히 되겠습니까. 조국 교수가 앞서 말했다지만 제가 무서운 사람이에요. 사람 좋은 줄만 알다가는 큰 코 다칩니다. 서울시 공무원들 조금은 각오 하셔야 할 거예요. (웃음)"

박원순 야권통합 서울시장 후보가 23일 저녁 광화문 광장에서 거리유세를 벌이고 있다.
 박원순 야권통합 서울시장 후보가 23일 저녁 광화문 광장에서 거리유세를 벌이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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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박원순 당선될 수 있다면 내 몸에 칼자국 생겨도 상관없다"

함께 콘서트에 나선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는 박 후보가 검사를 그만두는 바람에 참여정부에서 좋은 검찰총장감을 찾기 힘들었다고 꾸짖었다. 앞서 박 후보는 "27살 검사에게 머리가 허옇게 센 경찰서장이 '영감님' 하는 것을 보고 '사람 버리겠다' 싶었고 사형집행을 시키는 바람에 6개월 만에 그만뒀다"며 6개월 만에 검사를 그만둔 이유를 설명했다.

이를 두고, 유 대표는 "이렇게 좋은 사람들이 검사를 그만두니깐 검찰총장, 대법원 판사를 시킬 사람이 없다"며 "이 자리에 로스쿨 학생이 있다면 절대 그만두지 마라, 꿋꿋이 억압과 구박을 견디면서 검찰총장 시켜줄 좋은 대통령 나올 때까지 검사를 계속 하시라"고 말했다. "왁"하고 웃음이 터져 나왔다.

유 대표는 무엇보다 "야권단일후보 박원순이 서울시장이 되는 것을 볼 수 있다면 나한테 칼자국 10개 쯤 나는 것은 두렵지 않다"고 강조했다. '아름다운 피부', '기호 일본' 등 날선 표현으로 상대 후보를 공격하는 것에 대해 주변에서 '유 대표 본인을 위해서 관리를 좀 해야 하지 않겠냐'고 했다는 것.

유 대표는 그러나, "원래 대장은 깃발 꽂고 뒤에서 보고 있고 장수들이 나가서 싸워야 한다"며 "상대에게 칼 휘두르면 자신도 긁힌 자국 나는 것, 그것이 '공정사회' 아니겠냐"고 말했다. 그는 "국민참여당이 힘이 적어서 많이 돕지는 못하지만 당원 100%가 투표한다면 투표율 50%의 경우 점유율이 10%는 될 것"이라며 "다시는 '사실상 승리'라고 하지 못하게 10%p 차로 이겨야 한다, 55% 투표율에 55% 득표율로 박원순이 당선되기 위해 열심히 하겠다"고 약속했다.

박원순 야권통합 서울시장 후보를 지지하는 시민들이 23일 저녁 광화문 광장에 모여 "세상을 바꾸는 가장 쉬운 방법은 투표"라며 투표를 독려하고 있다.
 박원순 야권통합 서울시장 후보를 지지하는 시민들이 23일 저녁 광화문 광장에 모여 "세상을 바꾸는 가장 쉬운 방법은 투표"라며 투표를 독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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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승수 전 진보신당 대표는 "지금까지 이런 역사가 없었다, 모든 야당의 지도자가 당의 이름을 걸고, 시민사회가 그 헌신성과 도덕성, 민주주의를 이뤄낸 그 이름을 걸고 박원순 캠프에 참여하고 있다"며 "이미 박원순 후보가 이기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제가 가진 것은 없지만 자랑할 수 있는 건 하나 있다, 울산에서 시의원, 구청장, 국회의원 선거 등 4번 모두 한나라당 후보랑 붙어서 한 번도 진 적 없다"며 "이 에너지를 박원순 후보에게 전부 몰아주겠다"고 약속했다.

조 전 대표는 이어, "오늘 오전 9시 30분부터 박 후보와 함께 일정을 같이 했는데 시민들이 아이를 안고 함께 사진을 찍자고 해서 다음 일정을 건너갈 수 없을 정도였다"며 "이제 (한나라당이) 네거티브다 뭐다 난리를 치고 있지만 서울시민들은 이제 26일이 빨리 오기를, 행복한 변화가 빨리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1신 : 23일 오후 5시 27분]

"저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민주당,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국민참여당, 창조한국당 모두가 이렇게 저를 지지해주십니다. 어느 한 정당의 후보가 아니라, 여러 정당의 대표선수입니다. 야권과 시민사회가 함께 하고 있습니다."

박원순 서울시장 야권단일후보가 '힘'을 확실히 받았다. 야권의 쟁쟁한 선수들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사흘을 앞둔 23일 박 후보를 위해 뭉쳤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 한명숙 전 국무총리, 이인영 민주당 최고위원, 민주당 박영선·백재현·최영희 의원, 인터넷방송 <나는 꼼수다> 출연으로 인기가 치솟는 정봉주 전 의원 등이 한 차량에 올랐다.

강서구 까치산시장 앞 유세장, 양천구 신정네거리 유세장에 모인 사람들은 쉽게 자리를 뜨지 못했다. 유세차량 앞에 선 이들은 태블릿PC와 핸드폰을 꺼내 사진을 찍었고, 유세차량 뒤에는 정 전 의원의 사인을 받기 위해 100미터 가량 줄이 이어졌다. 버스와 승용차를 타고 지나가던 이들 중 일부는 창문을 내리고 유세차 위에 있는 이들에게 손을 흔들었다.

'힘' 받은 박 후보는 이명박 정부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이명박 정부는 기본적으로 복지에 대한 철학이 없다"며 "22조 원을 강바닥에 쏟아부은 4대강에는 생명의 물이 아니라, 국민들의 피와 땀이 흐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이명박 대통령의 747공약이 지켜졌느냐"라며 "나는 개인욕심과 대권을 위한 정책을 내세우지 않는, 시민의 목소리와 정책을 받아 안는 최초의 서울시장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23일 저녁 광화문 광장을 가득 메운 시민들이 박원순 야권통합 서울시장 후보의 유세를 지켜보고 있다.
 23일 저녁 광화문 광장을 가득 메운 시민들이 박원순 야권통합 서울시장 후보의 유세를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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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숙 지켜주셨듯이 박원순의 등에 독화살이 꽂히지 않게 해달라"

지원군으로 나선 이들의 목소리도 자연스레 높아졌다.

"아름다운 가게를 만든 기호 10번 박원순 후보가 아름다운 피부를 만든 기호 '1억' 나경원 후보를 이기길 바란다"는 연설을 해 '아름다운 피부'를 네이버 상위 검색어에 오르게 한 유시민 대표는 이날 "민족의 정기를 바로세운 역사문제연구소에 거액을 기부한 기호 10번 박 후보가 자위대 행사에 참석한 기호 '일본' 나 후보를 이길 수 있도록 해달라"고 호소했다.

한명숙 전 국무총리는 "한명숙을 지켜주셨듯 박원순 후보의 등에 독화살이 꽂히지 않도록 도와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보수성향 단체들이 아름다운 재단과 박원순 후보가 불법모금을 했다며 고발한 사건이 서울중앙지검 형사4부에 배당돼 사실상 '검찰수사'를 시작한 것을 두고 한 말이었다.

한 전 총리는 "저들이 저렇게 나오는 건 우리가 이기고 있다는 증거"라며 "10.26 보궐선거에서 반드시 이겨서 국민들은 한나라당과 MB정권을 외면하고 있다는 것을 확실하게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번에 아슬아슬하게 이기면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가 또 '사실상 우리가 이겼다'고 할 것"이라며 "10월 26일 투표장에 청년부터 어르신까지 줄지어서 구름떼같이 가자, 기호 10번 열나서 열 번 찍어주자"고 호소했다.

손학규 대표는 "복지의 시대를 열 첫 번째 주자는 박원순 후보"라고 추켜올렸다. 손 대표는 "아름다운 가게를 만들어 있는 사람, 없는 사람 모두가 나눠 갖자고 해 복지시대의 첫 주자를 연 이가 바로 박 후보"라며 "참여연대를 만들어 국민 참여를 통해 민주주의 운동을 한 이도 박 후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박원순 후보는 항상 새로운 길로 나아가며 희망을 심어주고 퍼뜨린 이"라며 "10월 26일 서울시장 선거를 이겨서 정권교체를 이룩하자, 함께 잘 사는 나라로 나아가자"고 호소했다.

시민들의 반응은 좋았다. 특히 20~30대 여성의 호응이 이어졌다. 까치산 시장 입구 앞에서 만난 임신 8개월째인 김아무개(34)씨는 쩌렁쩌렁하게 울리는 유세차 앞에서 자리를 뜨지 않고 핸드폰으로 유세 장면을 촬영했다.

강서구 주민인 그는 "원래 야권 성향이긴 하지만 구체적으로 무엇이 문제인지 몰랐다"며 "<나는 꼼수다>를 들으면서 지금 무엇이 문제인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정확히 알게 됐다"고 말했다.

김씨는 특히 "인터넷 댓글을 달아도 나의 정치적 성향 때문에 불이익을 당할까 위축돼 있곤 한다, 그래서 지금도 이름은 못 밝히겠다"며 "공개적으로 그들을 비판하지는 못하지만 이번만큼은 투표를 통해 내 의지를 분명히 보여줄 생각"이라고 말했다.  

신정네거리 앞 유세에서 만난 김선미(28)씨는 101일 된 아이를 품에 안고 있었다. 김씨는 정 전 의원으로부터 자신의 모유착유기에 사인을 받았다. 그는 "일번은 다 싫어한다, 한나라당이라면 다 싫다"며 "이명박 대통령을 지지했던 우리 (도매)시장의 사람들도 경기가 완전 악화돼 여론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제 나이 또래의 아줌마들은 보육정책이나 출산대책에 관심이 많은데 박 후보가 나 후보보단 더 나은 것 같다"며 "사람 하나만 봐도 박 후보는 '할아버지' 같아 더 믿음이 간다"고 덧붙였다.

한편, 박 후보는 이날 오후 6시 30분 광화문 광장에서 마지막 주말 집중 유세를 펼칠 예정이다.  


태그:#박원순, #서울시장 보궐선거, #한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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