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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디블러링(Image Deblurring)' 기술을 적용하기 전의 사진(왼쪽)과 적용 후 사진(오른쪽)
 '이미지 디블러링(Image Deblurring)' 기술을 적용하기 전의 사진(왼쪽)과 적용 후 사진(오른쪽)
ⓒ adobe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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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영덕에 사는 신상헌(40)씨는 지난 여름 방학 때 아이들과 해외여행을 다녀왔다. 하지만 돌아와 사진을 인화 하고나니 속이 상했다. 대부분의 사진들이 흔들려 여행의 추억이 사라져 버렸기 때문이다.

초점 잃은 사진 때문에 애먹은 경험은 누구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 실망하지 않아도 될 듯하다. 흔들린 사진을 보정하는 '이미지 디블러링(Image Deblurring)'이란 신기술이 개발된 덕분이다. 이 기술은 사진 편집 프로그램 점유율 1위인 어도비(Adobe)의 포토샵(PhotoShop) 다음 버전에 탑재될 예정이다.

어도비는 최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연례 기술 컨퍼런스 '어도비 맥스'에서 이 기술을 공개했다. 컨퍼런스에 참여한 사람들은 '대단하다'며 탄성을 내질렀다고 한다. 이 기술은 포스텍(POSTECH) 컴퓨터그래픽스연구실(지도교수 이승용) 소속 연구원의 작품이다.

'이미지 디블러링'의 완성에 박사과정 대학원생 조성현(30)씨가 큰 기여를 했다. 이 기술의 특허권은 포스텍에 있고, 올해 어도비와 기술이전 계약을 마쳤다. 지난 19일 포스텍에서 조성현씨를 만나 개발 뒷얘기를 들어봤다.

 조성현씨는 국내·외 경찰에서 'CCTV를 복원을 해달라'는 부탁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웃었다
 조성현씨는 국내·외 경찰에서 'CCTV를 복원을 해달라'는 부탁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웃었다
ⓒ 김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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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디블러링은 어떤 기술인가?
"카메라가 흔들려 뿌옇게 찍힌 사진을 복원하는 기술이다. 대개 그런 흔들림은 노출을 오래 할 때 발생할 수 있다. 이미지 디블러링을 이용해 촬영 과정에서 흔들린 사진의 정보를 수집해 원래 모습을 추정한 후 초점을 복원할 수 있다. 카메라가 흔들린 경로를 찾아내 역으로 추적하는 것이다. 다만 나뭇결처럼 세세한 것까지 복원을 기대한다면 조금 실망할 수도 있겠다."

- 어도비는 굉장히 유명한 회사다. 전 세계 PC의 90%에 그 회사의 PDF 리더(Acrobat Reader)가 깔렸을 정도니 말이다. 어떻게 인연을 만들었나?
"지난 2009년 일본 요코하마서 열린 '시그래프 아시아'에 참가했을 때 인연이 시작됐다. 시그래프 아시아는 컴퓨터 그래픽 분야의 최고 학술대회다. 그곳에 논문을 발표하러 갔다가 어도비 관계자를 만났다. 어도비서 일 년여 동안 연구원으로 계셨던 이승용 지도교수의 역할이 컸다. 지도교수님 덕에 나도 어도비에서 4개월 동안 인턴으로 근무하기도 했다."

- 새 기술을 곧바로 포토샵에 적용할 수 있나?
"기술 개발과 포토샵 탑재 및 응용은 다르다. 응용을 위해 기술을 특정 제품에 탑재하려면 보완에 보완을 거쳐야 한다. 내 후임으로 인턴으로 어도비에서 일한 연구실 후배 조호진씨가 텍스트 복원에 관한 기술을 개발했다. 기술 탑재 작업은 어도비 내 기구에서 진행할 것이다."

- 포스텍 사상 최초로 어도비 인턴이 됐다고 들었다. 인턴 생활은 어땠나?
"상당히 자유로웠고 연구에만 몰두할 수 있었다. 한 마디로 잡일이 없었다. 우리와 차원이 달랐다. 내가 인턴으로 근무한 곳은 미래 적용 기술을 연구하는 곳이었는데, 여러 나라 연구원들이 인턴으로 많이 와 있어 기술에 대해 지식을 교환할 수 있어 좋았다. 세계 최고는 역시 다르다고 생각했다. 솔직히 인턴치고는 급여도 많은 편이었다(웃음)."

- 신기술 개발로 유명인사가 됐나? 앞으로 계획은?
"'시그래프 아시아 2009', '어도비 맥스 2011' 이후 이 기술에 대해 다른 나라에서 많은 관심을 보였고 외국 신문에 소개되기도 했다. 어떻게 알았는지 미국 경찰에서 나한테 연락이 와 'CCTV에 찍힌 자동차 번호를 알아내 달라'고 한 적도 있다. 그 후 한국 경찰 20~30군데에서도 같은 부탁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내 주위 사람들은 내가 무슨 일을 했는지, 또 무슨일을 하고 있는지 모른다. 사실 이게 가장 큰 사건이다.(웃음)

오는 11월 6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ICCV(International Conference on Computer Vision)에 참가해 보완된 이미지 디블러링을 발표할 예정이다. 향후 진로에 대해서는 박사과정도 한 학기밖에 안 남아 심각하게 고민 중이다. 어도비에서 불러주면 좋겠다. 하지만 '어도비 취업 확정'이라고 기사가 나가면 다른 데서 부르지 않을 수 있으니 그렇게는 쓰지 말아 달라.(웃음)"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경북매일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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